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 - 육아에 무너진 여자를 일으킨 독서의 조각들
김슬기 지음 / 웨일북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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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를 하는 엄마라면 대부분이 그럴것이다.
종종거리며 완수해야하는 기본적인 일상의 일들...
(집안 정리&청소,빨래,장보기,아이들 식사준비와 먹이기 설겆이 등등)
내게도 김슬기 작가처럼 아이가 잠들고 난 뒤
커피한잔 타들고 식탁위에 앉아 내 책을 펼쳐들며
한숨을 내려놓던 시간들.  
누구누구의 역할로서가 아닌 오롯한 나로 마주할 수 있었던 그런
순간들이 있었기에
고무줄 빠진 바지마냥 자꾸만 떨어졌던 자존감을 추켜올리고 추켜올리고 할 수 있었음을 말이다.
 


p.52
내가 할 수 없는 것 때문에 나를 비난하는 대신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을 칭찬하겠다.
세상의 잣대가 만들어낸 내 모습 안에 숨어 있는 진짜 내 모습
반짝이는 줄도 몰랐던 나의 조각을 찾아 어루만지겠다


다만 작가와 내가 다른점이 있다면 나는 혼자만의 독서에서 그쳤다면
작가는 함께 읽기를 위한 용기를 냈고 실천과 나눔을 했다는 점이다.^^
용기 있는 자만이 독서모임을 만드는 것인가..
아님 그만큼 목말랐기에 우물을 먼저 판 것이었는지도...


p.157엘리너 캐턴의 소설<리허설>에서...


아무것도 이룬 게 없어 칙칙한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싶은

엄마들이 자식을 자기 가슴에 메달처럼 붙이고 다닌다니!

나는 내 삶에서 부족한 것을

아이를 통해 채우려고 하지 않았나?

이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합리화하며

나의 무능함을 희생으로 포장하려고 들지 않았나?


아...! 이 얼마나 섬뜻하고 가슴 시린 말인가....
책은 또 한번 나를 들여다 보게 한다.
빠르게 빠르게 그냥 생각없이 휩싸이듯 살아가는 세상에서
바깥을 보며 비교하고 초조해지는 내가 아닌 나를 들여다 보라고 한다.



p.206
대단한 리더가 없어도,거창한 목표가 없어도
서로가 서로의 손을 잡아 이끌어주는 모임이 가능하다
지극히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나와 너라도
내가 네 곁에 네가 내 곁에 자리하는 순간
반짝이는 특별함의 빛을 본다.
나의 회복을 위해 너의 손을 붙잡고
너의 행복을 위해 나의 손을 내민다.

맞잡은 우리는 허물을 벗는다
누구의 딸,누구의 아내
누구의 며느리, 누구의 엄마에서
'나'로 돌아온 우리는 새옷을 입는다.

씁쓸한 커피와 묵직한 책
따스한 사람들이 함께하는 순간
그 신비한 시간과 공간
거기에 자리한 우리는 다시,우아해진다.


나 역시 ,우연히 동네 작은 도서관에서 독서모임을 알게 되고
약 일년 남짓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다.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람이 아닌데도...
짧은 그 시간 동안은 내 영혼이 충만해지는 느낌, 위로받는 느낌을 받았다.
한권의 책을 읽었지만 독서모임을 하고 난 뒤에 보는 책은 더 이상 한권의 책이 아니었다.
책모임은 혼자만의 독서에서 나아가 무언가 새로움을 얻을 수 있는 경험이었다.
아마 이 책을 읽고 난  누군가도 독서모임에 대한 갈증이 생길 것이다.
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어들었던 당신도 이제 광장으로..우물로..
아니,독서모임으로 숨어들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더 나은 곳은 없더라.

-토마스 아 켐피스(독일의 수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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