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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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실격'과 '직소'라는 두가지 소설을 담고 있으니, 엄밀히 말하면 소설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두개의 소설 중 '직소'라는 소설은 유다의 시선으로, 예수를 고발할때의 사건을 다루고 있었고요,

 

과거에는 독특하고 참신한 소재였겠지만,

 

종교에 관한 신성이 많이 사라진 지금에 이르러서는 다소 평이한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반면에 '인간실격'은 굉장하더군요,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임에 분명한 이 소설로 말하자면,

 

(다자이 오사무의 삶= http://ko.wikipedia.org/wiki/%EB%8B%A4%EC%9E%90%EC%9D%B4_%EC%98%A4%EC%82%AC%EB%AC%B4 )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시대에 태어나 사회에 좀처럼 뿌리 박지 못하고

 

부초같은 인생을 살아간 작가라는 느낌을 작품 전체를 통틀어 느낄수 있었습니다.

 

물론 표지는 에곤쉴레의 겨울버찌와 자화상 이라는 작품입니다만,,,

 

여러 가지 의미로 '빈센트 반고흐'의 자화상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작품 전체에 그득한 위태로운 느낌을 어떻게 더 표현해야 할까요,

 

 

 줄거리는 줄곳 담담하게 서술되는데요,,,고전이라는 틀에 걸맞지 않게

 

경쾌하고 유쾌한 방식으로 흘러갑니다. 정말로 가독성이 뛰어난 편이랄까요,

 

 하지만 그속에서 조금씩 나락으로 떨어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있자며,

 

누군가 젊은 예술가의 쓸쓸한 진짜 인생에서 맛 볼수 있는 회의감과 처량함이 짙게 느껴집니다.

 

 

짧다면 짧다고 할수 있는 제한적인 문장안에서 극중 인물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을 정확히 캐치한 문장으로인해 굉장히 놀랐습니다.

 

개인이 아닌 단체주의적 삶이 장려되던 1950년대에

 

개인의 섬세한 감정을 다루며 그것을 소설속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점,

 

또한 그런 감정들은 지금까지도 통용되는 인생의 진리라는 점

 

여러 일본소설에서 볼수 있는 특징적인 감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점 등,

 

여러가지 면에서 굉장히 놀랐고, 일반적인 범주를 뛰어넘는 소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 요시모토 바나나 등, 일본문학을 좋아하고 즐겨 읽는 분들,

 

그리고 일본문학의 원류를 찾고자 하는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네요,, 

 

 

다자이 오사무는 현재에 태어났다면 사회에 뿌리를 굳건히 하고 자신의 사상이며 이야기를 하며 살았을테지만,

 

이 작품같은 짙은 영혼이 느껴지는 글은 쓰지 못했을 테지요,

 

아이러니 하네요. 좋은 소설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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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둑 1
마커스 주삭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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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는 여러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예상을 뛰어넘는 인간승리 드라마의 감동, 죽음을 통한 상실과 믿기지 않는 고통, 
   

그리고 성장 또한 눈물을 야기하죠, 
   
성장은 과거와의 단절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죽음과 맞닿는 진정한 슬픔입니다.
 
 
여기에 아주 영리한 책이 있습니다. 이 책도둑이라는 책은 고적적인 의미의 '성장에서 야기되는 슬픔'에 충실합니다.
 
소설속에서,,, 성장은 과거와의 단절을 혹독한 방법을 해냅니다.
 
단순하게, 아주 단순하게 서술할뿐이지만, 저로서는 눈물이 나더군요.
 
이 책은 명백히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 소설속 슬픔이라는 장점은 다른 장점들은 압도합니다.
 
 
성장부터 이야기 하도록 해보겠습니다.
 
이 책에서 주인공의 성장은 마치 1+1은 2라는 보편적인 공식과 같이 이루어집니다.
 
주인공은 고아라는 선천적인 아픔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혼자만의 아픔이었지만, 점차 주위의 사람들과 함께 나누게 됩니다.
 
주변의 도움이 점차 필수적이 됩니다. 관계를 쌓아가고 서로 기대게 됩니다. 그것은 쉽게 보이지 않고, 매우 더디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에피소드가 한개두개 진행될때마다, 조심스레 진행되는 성장은 현실적이고, 공감 가능합니다.
 
독자는 과정에 매료되게 되고요.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은 죽음을 당합니다.
 
 
이건 일종의 공식이라고 할수 있죠,
 
뛰어난 전개의 성장 소설이 모두 그러했듯이 말입니다. 나의 라임 오랜지 나무, 나의 아름다운 정원,,,,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는걸 자신만의 그릇에 담는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닙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모든 소설이 명작이 되었을 테죠,
 
 
이제 이 소설의 그릇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요?
 
이 소설의 장점은 여타의 소설과 달리 그 결과가 과장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죽음을 회상하지도, 그 속에 허우적 거리지도 않으며, 슬픔을 몇번이고 다시 되새기김질하지 않습니다.
 
죽음은 '신파'로서보다 '삶의 일부분'으로 그려집니다,,, '죽음과 성장은 함께 찾아온다.' 진실을 말하고 있죠,
 
삶의 진실 말입니다.
 
이 책이 청소년 도서인가요? 잘모르겠습니다만, 분명 가지고 있는 그릇이 큰 소설입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장점도 많은 소설입니다. 이 책은 2차 세계대전의 독일을 배경으로 한 글인데요.
 
하지만 우리가 예상가능한 것들, 독일인들의 자기 혐오나 반성, 끔찍한 정치가 주가 되지는 않습니다.
 
아픔이 나타나지만, 현실과 연관지어 독자에게 일일히 가르키려고 하지 않고요,
 
상직적인 폭력의 주체로서 히틀러는 존재하지만 그것은 단지 상징적인 의미일뿐입니다.
 
완벽하게,, 완전히 균형을 이룬 소설입니다.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은 '죽음의 신'의 자조적인 유머입니다.
 
이 책의 화자인 죽음의 신은
 
 '죽음의 신은 낫을 들지 않는다' '검은색 후드 로브는 추울때만 입는다.' 라는 푸념을 늘어 놓습니다.
 
지나치지 않은 선에서 키득키득 웃음이 새어 나옵니다.
 
또 죽음의 신이라는 독특한 서술화자로 인해 발생하는 서술방식도 재미있습니다.  
 
책의 중간중간 삽입되는 '~정의' '~진실' 같은 죽음의 신의 명상은 이질적이지만 효과적으로 책의 스토리를 독자에게 전달합니다.
 
이건 마치 책갈피 같다고 할까요? 책의 후반부를 읽다가 '뭐였지?'하면서
 
앞부분을 다시 읽어야만 하는 저같은 독자에게 최적화된 책갈피 말입니다. 잊혀졌던 부분이 한눈에 들어오게 되죠.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이 책은 청소년책이고, 그래서 청소년의 시선에서 이야기 해보자면,
 
'양이 너무 많다.' 라는 것입니다.
 
15~20세의 나를 돌이켜 보면 이 정도의 양의 책은 읽기 전부터 '헉' 하고 숨을 들이 마쉬곤 했으니까요,,
 
이질적인 구성의 시작은 뒷부분으로 갈수록 장점이 되지만, 처음에는 책의 몰입을 방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행입니다,,, 저는 청소년이 아니고 왠만한 두께의 책에도 더이상 놀라지 않으니까요,,
 
이질적인 구성을 참고 견딜수 있을만큼 '독서'에는 단련이 되어있어서요,
 
그래서 이 책을 만날수 있었으니까 얼마나 다행입니까,,,,
 
 
이 책을 다 읽고 눈물을 몇방울 흘렸고, 주위사람들을 한차례 생각했습니다,
 
청소년때 읽었더라면 더 좋았을거야.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요, 지금이라고 읽어보게 되서 오히려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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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의 해적 - 상 - 낯선 조류 샘터 외국소설선 2
팀 파워스 지음, 김민혜 옮김, 김숙경 그림 / 샘터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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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의 해적 :낮선조류' 가 얼마전에 개봉했습니다. 영화의 4편격인 영화인데요.

 

전세계에서 10억불의 돈을 벌어들이는등 어지간히 화제가 되었지만,

 

저로 말하자면,,, 3편부터 산으로 가는 스토리에 지쳐 보지 못했습니다, 아무튼 그렇다는 이야기였고요,

 

이 책,,,, '캐리비안의 해적; 낮선조류' 의 원작소설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을 하더군요,

 

이곳 저곳 찾아보니 작가인 팀 파워스도 시나리오에 적잖이 참여한것 같고요,

 

뭐, 일단 영화를 보지 않았으니 비교는 불가 하겠지만,,,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어떨것 같냐는 질문에는 부정적인 대답을 할수 밖에 없어요,,

 

 

 

영화의 '잭 스패로우'에 준하는 개성있는 캐릭터를 기대했던 사람들도,

 

호쾌한 해적물을 기대했던 사람들도, 높은 완성도의 소설을 기대했던 사람들의 욕구도 모두 만족시키지 못하는 소설이었달까요,

 

'기대 이하'라고 평가하는것도 높이 쳐주는 것이고요,, 냉정하게 형편없는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일단 영화의 장면을 그대로 따온 표지 사진을 보고 잭 스패로우나 키이아 나이틀리, 올랜드 볼룸을

 

기대 하셨다면요,,,, 이 소설에는 그 비슷한 인물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영화는 이 소설의 스토리나 소재들을 틀로 삼아서 1,2,3 편에 나왔던 등장인물을 등장시키는 시나리오라고 하니까요,,,,

 

이 소설은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소설임을 우선 말하고 싶네요,.

 

 

또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장르적인 요소인 주술, 해적, 그리고 기대할수 있는 끈끈한 전우애 같은 것들은

 

극의 스토리에 탄력을 가하거나, 잔재미를 주지 못합니다, 완전히 따로따로 놀아난다고 할수 있는 지경으로,

 

장르소설이 장르의 재미를 포기했으니,,,  한숨이 나올수 밖에요, 

 

 

또,

 

(감독이 매력을 느꼈다는,,,) 소설의 세계관자체은 샌더낵을 중심으로한 이야기와 동 떨어졌으므로, 완독 후에

 

'어째서 이런 세계가 등장해야만 하는가' 같은 의문을 들게 합니다.

 

 

 더구나 캐릭터도 밋밋하고, 캐릭터 각각이 가지고 있는 성향이나 추구하는 이념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검은 수염'이라는 캐릭터는 내내 자벼운 존재감을 발휘하다가, 이야기의 맨 마지막에 엄청난 비중으로 등장하는데요.,,

 

(등장 빈도라던가, 제대로 된 '악인'으로서 가치가 떨어지는탓에,,) 놀랍지가 않고,

 

'어째서,,,'라는 의구심만 솟구치게 되죠,

 

 

이걸, 약간 정리해 말하자면, 등장인물의 활약상 자체가 협소한 반면 작가는 등장인물에 지나치게 의미를 둔다고 말할수 있겠습니다.

 

다른 말로는

 

글을 쓰는 작가와 글을 읽는 독자의 이미지가 일치하지 않는 순간이 많다고 할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주문한 발렌타인 30년산 대신,

 

'소주 미즈와리' 가 나왔는데, 주인은 그 술이 발렌타인 30년산이라고 빡빡우기는 셈이랄까요,

 

 

또  '재미없다, 재미없다, 재미없,,,,' 주장에 한 접시 더하자면요,

 

지나치게 우연이 반복되는 스토리도 별로입니다. 물론 이건 장르 소설 고유의 단점이라고 할수 있겠습니다만,,,

 

 

사실은요 애초에 왜~ 이 책을 사고자 결심했는지 알 수가 없네요.

 

 

굳이 해적에 관련된 책을 보시겠다는 분들에게는요

 

'풀어헤드 코코'나 '원피스'라는 만화책을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역시 해적물은 만화가 제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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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42
알렉스 헤일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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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주간 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모든것이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장르의 소설을 연달아서 접하게 되었습니다.
 

각기 다른 경로를 통해서 접하게 된 작품들이지만,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공교로울 정도로 비슷한 장르의 작품들로,


심지어 모두가 뛰어난 수작들이더군요,  때문인지, 사실에 근거를 두고 씌여지는 소설에 긍정적인 느낌을 가지게 되네요.

 

 

이 책을 접한건 역자인 '안정효'씨 때문입니다.

 

대지, 백년동안의 고독, 야망의 계절, 가아프가 본 세상에 이르기까지 몇권의 역작이 모두 뛰어난 번역과 작품성을 동시에 갖추었던 터라,

 

가치있는 책을 고르는 확실한 방법중의 하나가 존재감 있는 번역가의 책을 고르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인터넷 서점에서 안정효라는 이름을 검색해서 나온 책들을 모두 사들였습니다.

 

이 소설은 그 중에 한권입니다.

 

 

제 결정이 탁월했음을 이 책은 증명하는데,

 

첫 번째권에서의 아프리카적인 여유로운  삶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그들의 지혜를  자연스럽게 묘사하는 표현들은

 

마치 뛰어난 다큐멘터리를 소설로 읽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었으며,

 

미국의 삶이후로, 미국의 역사와 함께하는 그들의 가족사를 접하면서는 그들이 느끼는 고독과 서서히 확립되는 연대감, 그리고 따뜻함

 

모든것들이 서서히 고조되어 책의 마지막에 이를때쯤이면 저 자신이 마치 그들이 가족이 된 듯한 느낌을 받기까지 했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무엇보다 서로 다른 감정들의 명확한 존재감이며 그것들을 모두 이해 시키는 작가의 말주변입니다.

 

아프리카의 삶밖에는 가치없는 것으로 여기고 고집불통인 '킨테'의 시선이, 삶이라는 여정속에서 점점 둥글게 변해가는 것,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치에서 기독교적 삶을 살아가는 마틸다의 삶,

 

딸이 혼혈 애인을 데리고 오자, 검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며 넘어가는 '톰'의 흑인적인 가치관

 

서로 어울리지 않는 가치관을 긴 시간을 통해 서서히 독자들에게 납득시킵니다.

 

모두가 조금씩 다른 시선이지만 누가 옳거나 틀리다는 가치관의 판단 없이 자유롭게 서로를 이해하며 살아가는 모습,

 

이것은 진실이 아닐까요? 

 

 

이 소설은 최근에 읽었던 몇몇 한국 소설( <= 소설을 국가 단위로 몰아가는 이런 표현을 좋아하는 지는 않지만,) 에서 보였던,

 

자신의 도덧적 잣대로 다른 이의 시선을 뭉개버리는 글과 상당히 대비가 되더군요.

 

예를 들면요, 우리나라의 유명한 ㄱ작가는요, 사형제도가 바탕으로 깔리는 소설을 만들곤,

 

사형제도에 반대하는 편은 아름답고 절박하게, 찬성하는 편에는 늙고 추악한 이미지를 심어주며,

 

자신의 주장에 설득력을 높였습니다.

 

이것은 공편하며, 진실인가요?

 

 

현재에 흑인노예제도에 동조하는 이가 0.001% 정도쯤 존재할까요? 하지만 이 소설속에서는

 

지금으로 보기에는 다소 불합리한 노예제도라는 문제를 서술하면서, 작가의 주관적인 개입을 최소화 하면서,

 

흑인들이 백인들에게 동조한 이유를 그들이 단순히 바보이며, 멍청해서 라기보다는

 

당대에 있을 법한 가치관 하의 여러 시선을 다룸으로서 독자 나름의 가치 판단의 자세를 가지게 만들며,

 

이를 통해,

 

흑인들의 폭동이 일어난다는 소식을 접할때마다, 노예들과 인간적인 관계에서 주,종 관계를 요구하는

 

백인 주인들의 삶조차도, 사실은 가여워 보이게 만들고 맙니다.

 

 

누구 한사람이 일방적으로 불쌍하거나 부당하다기 보다는, 모든 캐릭터가 공평하게 소설속에 녹아드는 것을 느끼며,

 

당대의 삶의 모습을 들여다 보는 것 같은 극적 감상이 들게 되는 거죠.

 

이런 감정들은 차곡차곡 쌓여, 결국 이 소설이 문학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진정 뛰어나다는 데 찬성하게 만들었습니다.

 

 

 

글의 후반에 자신이 어떻게 뿌리 찾기에 성공했는지에 대한 서술이 등장하고,

 

그 과정을 통해서는 얻을수 있었던, 상세한 표현들과 고증의 방법들은 

 

작가가 이 작품에 쏟아 부은 열정이 '뿌리 찾기'라는 단순한 호기심 이상이라는 것을 쉽게 짐작케 했습니다.

 

마치 직접 보고, 그림으로 그린듯이 생생하게 표현된  아프리카의 삶은 우리의 그것을 되돌아 보게 만드는 가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안정효씨가 직접 밝히듯이 뒤로 갈수록 흐름이 성겨지며, 점점이 흩어지는 드라마의 크기와 밀도는

 

이 작품의 아주 사소한 단점이었습니다.

 

 

다른 방면으로 아쉬운 점은 이 책은 참 좋은 소설이지만, 이것저것 좋은 책을 추천해 달라는 이들에게 추천하기가 머뜩잖은 작품이라는 사실입니다.

 

이 책은 안정효씨가 번역한 작품이 갖고 있는 특징들,

 

'길고 빡빡한 문장과 서술, 방대한 페이지 수를 가지고 있다' 라는 특징들에 유효한 작품이며,

 

완독 자체에 의미를 부여한다거나, 깊은 호흡과 장대한 서사 감동보다는 순간적인 감정에만  중점을 두는 최근의 추세와는 다소 동떨어져 있으니,

 

책만 읽으면 하품이 난다거나, 호흡이 긴 책을 좀처럼 좋아하지 않는 독자들, 강렬한 이미지에 강점을 보이는 온갖 추리소설들만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할거라고 생각합니다.

 

 

 

P.S 안정효씨의 번역은 아주 뛰어납니다.

 

문법에 어색한 흑인들의 말투를 우리나라 말로 이처럼 효율적으로 나타낼수 있는 사람은 우리나라에 그밖에는 없을 거라고 생각되네요.

 

주류에 편입할수록 점점 정확하게 바뀌는 흑인들의 말투의 변화는 정말 자연스럽고, 사실적입니다.

 

또한 책의 말미에는 자신의 생각을 비교적 짧게 나열하는 다른 작품의 후기와 달리,

 

개역판을 맞이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흑인 문학과 자신의 작품에 대한 생각들을 곁들였으므로, 소장가치가 엄청납니다.

 

최근에 페이퍼 북으로 출시되었는데, 인터넷 서점에서  반값 할인까지 받는다면 겨우 4000원 남짓에 살수있습니다.

 

단언컨데~ 이 책은 4000원이

 

줄 수있는 가장 커다란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물론 저와 같이 10000원 제값을 주고 산 사람이라고  해도 해당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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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누구도 아닌 너에게 - 제142회 나오키상 수상작
시라이시 가즈후미 지음, 김해용 옮김 / 레드박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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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키상 수상작입니다. 물론 저는 이미 흥미를 읽었습니다만,

 

그래도 역시 '나오키상'하면 어느정도의 상업성을 보장해주니까, 읽을만 하겠지 라는 생각을 적잖이 가지고 있습니다.

 

남성 작가가 쓴 연애 소설이라는 사실도, (파일럿 피쉬의 감성을 기대했습니다만,,,)

 

일러스트의 아련함도 마음에 와 닿았겁니다.

 

 

하지만 웬걸요.

 

어째서! 라는 생각을 내내 하고 했습니다.

 

 

일단 이 소설은 두개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소설입니다.

 

두개의 이야기는 분위기가 흡사한것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사실을 제외하고는

 

개연성이 없으니 두개의 중편 소설이 모여있다고 해야 겠죠.

 

 

그런 사랑 이야기 인데요.

 

이야기가 함축하고 있는 메세지란 대체로 '참고 견디면 운명의 사랑을 만날수 있다'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문제는 그 과정입니다.

 

 

작가 특유의 감성이 담겨 있는 것도, 눈물나게 감동적인 것도,

 

개성있거나 빼어난 캐릭터가 등장하는것도 아니고, 좋은 문장들도 아니고,

 

그저 밍숭맹숭한 이야기뿐이기 때문에,

 

'어째서 나오키 상을 받았는가 라는 의문이 절로 듭니다.

 

 

옛 남자에게로의 돌아간다고 선언하는 부인, 유부남을 사랑하는 젊은 여성, Sm play 같은 우리사회에서는 대체로 소외당하는 

 

아름답지못한, 심지어 다소 선정적으로 까지 보이는 사랑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어째서 파스텔톤의 표지?' 라는 의문도 절로 듭니다.

 

 

이런저런 의문을 떠나서, 연애 소설을 끌고 가는건 일단은 이야기 니까요, 이야기를 말하자면,

 

다음 아고라에서 나올법한 일들을 다루고 있는 두개의 이야기 그 이상이라고는 전혀 말할수가 없어요.

 

부자집의 조금 모자라는 자제가 결혼한 미녀가 사실은 내연의 남자가 있다거나,

 

약혼자가 있는 아가씨가 남자친구와 S.M. play를 즐기면서 사랑을 느낀다거나

 

이런 이야기들 말이죠, 말초적인 흥미는 생기지만,

 

아름답다거나, '기다리고 기다리면 운명의 상대가 온다.' 같은 주제를 끌어내기에는

 

무리가 아닌가요?

 

제가 도덕적인 인간이서서 일까요? 

 

여기에서 뽑아낼수 있는 최대한 지고지순한 감정이라고 해도 저로서는 도통 납득할 수 없는건,,,,

 

 

어째서,

 

정말 '어째서 이런 소설'! 이라는 느낌입니다.

 

 

장점이라면 '제목'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제목이 정말 아름다워요.

 

단점이라면 '어째서 제목이 아름답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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