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반점에도 불구하고 생각해 볼 구석이 많은 책입니다. 두 가지 상반되는 감정이 들더군요
1. 위안으로 삼을만한 건, 브링클리가 사용하던 광고방법이나 선동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특정인의 선동에 대한 제제로 작용할 방송법의 발전이 있었습니다. 또한 의료법의 개선, 의사면허의 강화 같은 조치가 이루어졌으며, 결국 의학에 있어서는 Brinkley 같은 이들이 주류에서 각광받기는 힘들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실들은 인류가 오점을 통해서도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또, 라디오를 통한 블루스 혹은 힐빌리 음악(컨트리음악)의 송출로 이런 음악이 널리 퍼져나가게 된 점도 위안으로 삼을만하겠군요. 블루스가 없는 삶을 상상하기는 어렵죠.
2. 반면 또 다른 돌팔이들과의 싸움이 여전히 유효합니다. 빼어난 부자, 엔터테인먼트로 쌓은 보스 이미지, 아름다운 아내와 자식들. 평등, 존중이 아닌 애국심에 호소, 여러 도덕적인 오점이나 능력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약자와 소외된 계층에 강력한 지지를 얻으며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오른 사람이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여러모로 이 책의 주인공인 브링클리를 닮았습니다. 작가조차 이 책이 러시아와 한국에서 번역될 수 있었던 건, 브링클리가 도널드 트럼프를 닮았기 때문이라고 본인의 홈페이지에서 밝히고 있었습니다. 브링클리는 주지사 당선에 실패했지만,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에까지 올랐으며, 현재도 공화당의 강력한 차기 대권 후보입니다. 어쩌면 인류는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의료의 변두리에 무허가 약장수가 있고, 거기에 현혹되는 사람들이 있었던 건 오래된 일입니다. 2023년 의학의 발전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신약의 개발이 상상과 동시에 이루어지고, 최첨단 수술법이 여러의, 학자들에게 교차로 검증을 받으며 완성해 나가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애국심에 의해서 더 크게 포장되는 원천기술, 과장된 선전을 통해 효과가 뻥튀기 되는 수술법,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기 힘든 비과학적인 의료들이 여전히 존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