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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 세트 - 전3권 ㅣ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지음, 송태욱 옮김, 차용구 감수 / 문학동네 / 2011년 7월
평점 :
이 책의 소개
■ '시오노 나나미' 여사님의 '십자군 이야기'라는 책입니다. 나나미 여사님은 국내에서도 명망있는 저술가인데요. 특히 고대와 중세 유럽에 관한 일련의 역사책으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습니다. 책을 조금만 읽어 보신 분이라면 '아~' 하는 소리가 나오법 한 '로마인이야기'가 여사님의 대표저서 되겠습니다.
중 고등학교시절, 당시 화제몰이를 하고 있던 '로마인 이야기'나 '바다의 도시 이야기' 같은 책들을 조금씩은 읽어 봤던 기억이 나네요. 다만, 읽은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을뿐만 아니라, 그닥 좋은 느낌으로 다가오지는 않아서 구체적인 감상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당시에는 대중적이지 않던 '일본 작가' 라는 사실에 독특해 하며 읽었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독자가 획득가능한 정보
■ 이 책을 읽어보니, 나나미 여사님의 기본적인 장단점을 계승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독특하게도 '어쩌면' 이라는 가정에서 시작하는 역사입니다. 역사의 조그마한 부분부분을 완벽하게 재현하는 역사책이라기 보다는, '어쩌면' 이라던지, '~이었을것이다.' 같은 추론과 상상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꾸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책이니까요.
이런 류인지라, 장점은 가독성이 뛰어나고요, 쉽고 재미있게 다가온다는 점입니다. 사실 1000년이 지난 역사에 대한 자료라는 것이 모든 순간을 완벽하게 재현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것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나나미 여사는 문헌과 고증의 빈틈 사이사이에 있을법한 가정과 상상을 소환해서, 막힘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냅니다.
이런 스토리 텔링은, 오래된 역사 책속의 먼지를 탈탈 털어가며 완성시킨 전문서라는 느낌보다는, 하와이 술집 한켠에서 우쿨렐레를 튕기며 영웅들의 활약이며 역사의 순간을 노래하는 음유시인의 서사시 같은 느낌입니다.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느낌이예요.
그렇게 즐거운 와중에도 역사의 커다란 부분들이며, 중요한 인물들의 관계를 알수 있다는건 과연 큰 장점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보편적인 방법이 아닌 이런 서술로는, 작가의 상상력과 역사적인 진실의 경계가 흐릿해 진다는 점입니다. '어쩌면' 이라던가, '~하였던게 아닐까' 라는 문장의 사용으로 대체로 분리 가능하지만, 그져 재미있게 책을 읽어 내리다 보면 나나미 여사님의 가정과 역사적 진실이 마구 섞여 질실과 허구의 경계를 알수 없게 되버리더군요.
정보의 비중이 공평하지 않고, 다소 들쑥날쑥하다는 것도 단점이라고 봐야겠네요. 나나미 여사는 '베네치아'나, '제노바'같은 해양국가의 이야기는 그들이 십자군 역사상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확연히 크고 디테일하게 다루고 있는데요, 하지만, 정치며 경제등 관련있는(혹은 지루할것으로 여겨지는?) 부분들을 작게 처리하고 있습니다.
또, 특정 인물에 지나치게 호의적인 시선을 보이는 등, '십자군'이라는, 역사의 방대한 부분을 뚝 잘라 재현하는 책으로서 공정한 시각으로서의 고증에의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총평
■ 저 개인적으로는 쉬이 읽히는 역사서라는 컨셉도 마음에 들었고요.[이 책의 또다른 주제인듯 한] 병원 기사단이며 튜터 기사단, 템플기사단같은 십자군 시대의 기사단에 관한 유래며 계승에 관한 부분들이 마음에 꼭 들어 만족했지만, 중간중간 등장하는 십대소녀같은 감성 문구들이 와락 쏠리게 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글쎄요. 가독성도 좋고 인문학적 가치보다는 보편적이고 흥미로운 지식의 역사서로서 대단히 대중적이지만, 호불호는 각자의 취향의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