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 2012년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전민식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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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학상과 까칠한 비토

 

 세계문학상 수상작입니다. 이 책을 끝까지 읽고 상당히 의아한 기분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대단히 평범한 작품이 수상을 했다고 할까요. 상업적 미덕을 갖춘 소설을 선정해 한국 소설의 최신 트랜드를 잘 반영하던 세계문학상의 선택치고는 상당히 의아하더군요. 제가 자주 들어가는 까칠한 비토씨라는 분은 조금은 다른 면으로 혹평을 했더군요. 한번쯤 볼만 하다고 하겠습니다.
(까칠한 비토씨의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리뷰 = http://vitojung.blog.me/100156174639 )


 저 역시 비토님의 글에 공감을 하고 싶네요. 최근 2~3년 동안은 지난 몇년간 한국 문학의 트랜드를 이끌거나, 좋은 작가의 발굴에 앞장섰던 메이저급 수상작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겨례 문학상, 세계문학상, 문학동네상등) 고만고만한 수상작 면면을 보면, 한국 소설의 발전과 트로피의 정체성에 걸맞는 작품의 발굴에 힘써야할 문학상들이, 자신의 권위에만 기대어 수상작의 판매에만 신경을 쓴다는 생각이 들정도입니다.


 우리나라의 문학상 심사위원들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문학상중 하나인 퓰리쳐상이 2012년 소설부분 수상자를 내지 않은 사실을 상기해야 할 필요가 있을것 같아요. (35년만에 사건으로, 함량미달이라는 이유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단지 판매를 위해 기준에 부합되는 소설에 상을 주기 보다는 과감히 수상 자체를 연기시켜 버리는 것이 상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 분명하니까요.
 

 

개를 산책시키는 이유?


 ■  물론 이 소설도 장점이 아예 없는 소설이라고 할수는 없습니다. 쉬이 읽히는 가독성이나 중간중간 느껴지는 기발한 상상력 정도에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다만 소설이 진행될수록 더해지는 이야기들이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할까요. 그래서 그 모든것들이 섞여 절정에 올랐을때 '빵' 터진다기 보다는 그저 어색한 침묵이 이어지더군요. 좋아하지 않는 류의 농담을 들었을때의 기분같이요.

 

 때문인지 메시지의 전달도 불안전하고, 감동도 없고요. 결과적으로 뛰어난 이야기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대필 작가의 기술적인 이야기가 경쟁작 없는 무주공산에 쉬이 오른것과 같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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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에코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1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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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소개

 

슬럼프라고 할까요. 최근 몇달동안은 고무줄 같이 죽죽 늘어지는 기분으로 책을 좀처럼 읽지 못했습니다. 읽는 것에 비해 한참이나 시간이 소요되는 리뷰는 엄두도 내지 못했고요. 오랜만에 리뷰하려고 하는 책은, '블랙 에코'라는 책입니다. 제가 예전에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 (= http://blog.naver.com/haoji82/70140817519)

탄환의 심판 (= http://blog.naver.com/haoji82/70140824550)

 

 을 통해 언급한 적이 있던 '마이클 코넬리'작가의 책인데요. 위의 두 소설은 '미키 할러' 시리즈라고 할수 있겠고요. 블랙에코라는 이 소설은 1992년부터 2009년도까지 장작 20여년을 이어나갈 '해리 보슈'의 첫번째 이야기 입니다. '마이클 코넬리'작가 최고의 히트작이라 할 수 있겠네요. 해외의 인지도에 비해 국내에서는 비교적 수줍은(?) 인지도의 '마이클 코넬리' 선생. 그의 국내 번역작들을 간단히 소개 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일년에 한편씩은 꼭꼭 양질의 소설을 출간하고 계시니, 참으로 상업 소설의 미덕을 가진 분이라 할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꾸준하고, 안정된 필모그라프야말로 위대한 작가의 중요한 요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무엇보다 초창기 해리 보슈를 만날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게다가 전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작가의 최대 히트작이기도 하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지만, 흠잡을데가 별로 없는 소설이랍니다.

 

 하지만, 수많이 작가가 뜨고 지는 상업 소설의 영역에서 첫번째 소설을 내 놓으면서 스스로의 롱런을 얼마나 예상할수 있는 작가가 얼마나 될까요. 지금이야. 출간 즉시 기록적인 세일링을 기록하고, 지난 몇편의 소설도 영화화되는등 인기 시리즈지만, 후기 소설에 비해 '첫번째!' 라는 소설이 주는 불안함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해리 보슈라는 주인공이 베트남 상이 용사라는 설정, 살인사건을 다루는 경찰수뇌부의 정치적 시선견지는 상업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전쟁에 대한 철학적 논의나 선악에 대하여 한번쯤 돌아보게 만드는데요. 뛰어난 메시지 전달이 소설을 형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지나치게 메시지에 치중하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불편하더군요. 1992년보다는 진일보된 현재의 시선으로 봤을때, 이 정도의 이슈란 대저 신선한 문제제기라기 보다 촌스럽고 고리타분한 느낌도 들었고요.

 

 

 ■ 물론, 20년 전 소설이고 뛰어난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책입니다. 게다가 책 전체를 통틀어 해리 보슈 시리즈의 독특한 질감이랄까요, 뒤통수를 후려치는 반전의 매력, 오래된 소설에서 툭 튀어나온듯한 캐릭터에, 독특한 매력을 풍기는 등장인물의 청량감은 이 시리즈 고유의 것이라고 할수 있겠지요. 구미소설 특유의 세밀하고 꼼꼼한  비쥬얼을 모범적으로 구현하고 있는 것도 마음에 들고요.

 

 개인적으로 아쉬운건 지금은 절판된 '이종인'선생님 번역본을 구해서 읽어 봤으면 어땟을까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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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립자 열린책들 세계문학 34
미셸 우엘벡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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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소개

 

■ '미셸 우엘벡' 이라는 작가입니다. 역시 이름이 좀 그렇죠? '미.셸. 우.엘.벡.' 이라니... 두번, 세번 발음해도 영 익숙해 지지 않는 작가입니다. 게다가 made by 프랑스! 스탕달이나 빅토르 위고같은 1950년 이전 작가를 제외하고, 근자에 생각나는 프랑스 작가라고 하면, 베르나르 베르베르나 아멜리 노통브 정도인데요.

 

구미권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번역서 같은 건 거의 발간 되지 않는데다가, 프랑스産 옥석의 완성도를 가늠하기에는 베르베르의 형편없는 소설에 관한 아픈 기억이 있는 저인지라, 책을 읽기 전에 우선 '흐음 프랑스 소설이라...' 대 여섯번 정도 다짐을 해야만 했습니다. '흐음 프랑스 소설이라...'


하지만 장르 문학만을 읽다 보면, 그 참을수 없는 가벼움에 한숨을 쉬게 될때가 있고요. 마침 눈에 똑 들어오는 책이었던 지라, '이것도 이 책과 내가 만날 운명이었던게지...' 라고 생각하며 읽게 된 책입니다. 98년 프랑스에서 거센 찬반열풍을 낳은 소설이었다고 하네요.

 

 

 

총평

 

 

■ 아무튼, 손바닥만한 포켓북에 빼곡히 써져있는 깨알같은 글자들을 읽으면서, 이 작가가 진정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인간을 그의 부모 형질에서 부터 완전히 분해하고요, 캐릭터의 감정의 기복을 그에 따르는 상황에 붙여 낮낮히 해부합니다.(즉 소립자적 분해.) 한없이 밑밑한 줄거리에는 정치적인 사념이며, 철학이 깊이 묻어있습니다.

 

그의 시도 (인간과 감정에 대한 해체)는 대단히 값지게 여겨지더군요. 책의 여러 부분에서, 삶과 죽음에 걸친 여러 단계에서 느낄수 있는 소소한 것들에 대해 완벽히 설명해 내는데 성공한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독자의 감정 변화는 등장인물의 성행위를 또는 폭력을 통해서 때로는 비뚤어진 변태적인 가치관을 통해서 나타납니다. 서사는 길지만 장황하거나, 지루하지 않으며, 일목요연하게 상황을 설명하므로 읽으면 읽을수록 책에 점점 빠지게 됩니다.

 

인간의 원초적인 것에 얼마나 논리적으로 다가가는지, 책속의 모든 원초적이고, 직설적인 화법들은 외설적이다거나 음란히 여겨지지 않고, 상황을 잘 묘사하는 은유처럼 느껴졌습니다.

 

글의 후반에 이르기까지, 그는 여전히 매력적이고, 논쟁적이지만 자신의 글에 지나치게 심취한 나머지 일상에서 벗어날 정도의 심한 비약을 답보하는 듯 합니다. 이것이 이 책에서 거의 유일한 약점이겠어요. 다만 그것또한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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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의 기술 1 NFF (New Face of Fiction)
채드 하바크 지음 / 시공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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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소개


 '수비의 기술'입니다. 읽은지 1년여가 지난 책인데 이제야 리뷰를 완성 시키다니요~! 대단히 게을러졌네요. (이 책뿐 아니라 방출을 앞두고 있는 대다수의 리뷰가 책을 읽은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는게 반전이네여.) 국내에서는 2012년 5월에 발간 된 책인데, 발간 당시에는 읽고 싶어도 읽을만한 여건이 되지 않아서 조급해 했었더랍니다. 그 당시 대형 서점의 베스트 셀러에도 몇주나 머물러 있었고, 나름 화제를 일으켰던 기억이 나네요.

 

 

베스트셀러?

 

 '수비의 기술'이라.... 읽기 전에는 2012년 당시의 고조되고 있던 야구 열풍을 타고 온 책이다 싶더군요. (2012년은 정규 리그 관람객 700만명을 기록한 한국 야구 흥행의 신기원을 세운 해였습니다!)  책의 정보에 정통하지 않은 독자 대부분이 그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구입하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예상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정통 드라마에 가까운 소설이더군요, 사실은 의외일 정도로 정통 드라마 였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동안 소설을 꾸준히 읽다보니, 국내에서 국외 소설이 인기를 끌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몇개의 조건이 있습니다. ¹검증된 인기 작가의 소설이거나, ²노벨 문학상이나 풀리쳐 상같은 수상작들, ³해외에서 획기적인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소설이거나, ⁴유명인사의 추천을 통해 매체를 여러차례 노출된다거나 하는 조건들인데요.


 (책의 완성도나 완전한 재미, 준수한 가독성과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는) 이런 조건들을 충족시킨다고 해도, 책이 잘 팔리는건 아닙니다. 때때로 베스트셀러는 하늘의 뜻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예측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이 책도 그렇습니다. 위에 나열한 그 어느 조건에도 해당하지 않는 책임에도 '덜렁' 나타나 몇 주동안이나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의 상위권을 차지했으니까요. 띠지에 둘러진 '1Q84를 제치고 아마존 올해의 책 1위 선정' 이라는 문구에 많은 사람들이 혹했을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네요.

 

 

◆ 기술? 수비의 기술


 기본적으로 번역이 뛰어나다고 생각되는 책은 아님에도, 책이 가진 문학성이며 이야기는 괜찮은 수준이었습니다. 작가는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장악하고 있었고요. 주인공은 물론이고, 각자의 캐릭터가 가진 매력도 준수한 편이었습니다. 권 권마다 펼쳐지는 기승전결을 매듭짓는 솜씨도 뛰어나더군요. 1, 2권으로 나뉜 책인데요. 1권을 끝날 즈음에 발생되는 위기가 2권으로의 가독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상품성이 있는 소설' 로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1,2권을 합친 책의 볼륨이 지나치게 두툼한 것은 물론이고, 빼어난 장악력으로 독자에게 어필한다거나, 획기적이거나 떡밥이 담겨있다고는 볼 수 없으니까요. 심지어, 야구에 특화된 이야기도 매우 적어서 야구 마니아에게 추천할만한 책도 아닙니다. '지나치기 아쉬운 소설', 이라던가.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 이라면 납득이 되겠지만요.


 여담이지만요, 지난 몇년간 야구 열풍으로 인해, 야구에 관련된 책이 상당히 많이 출간되었습니다. 그 중에는'이사다 코타로'의 '왕을 위한 팬클럽은 없다' (= http://blog.naver.com/haoji82/70099646520) '오쿠다 히데오'의 '야구장 습격사건' 같이 일본에서 유입된 야구에 관한 서적들이 꽤 많은데요. 하지만 대부분의 소설이 화제성에 비해 낮은 판매율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면모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는 야구에 관한 일반적인 생각을 들여다 볼수 있다고 생각되네요. 야구 실력은 미국> 한국> 일본의 순서라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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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전 Z 밀리언셀러 클럽 84
맥스 브룩스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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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접한 계기

 

'세계대전 Z' 라는 책입니다. 책이라면 대체로 손에 잡히는대로 이것저것 읽어 버리는 쪽이므로 우연한 기회로 접하게 되는일이 많은데요. 이 책은 찾아서 읽었으니, 접하게 된 계기가 특별하다고 볼수 있겠네요. 이 책은 '월드 워 Z' 라는 올 여름(2013년) 가장 기대되는 블록 버스터의 원작 소설인데요, (관련 기사 보기 =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51777)

 영화 자체가 '브래드 피트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치열한 판권 경쟁'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광고를 하다보니, 꽤나 궁금함이 일더군요. 알고보니 도서관 한켠을 꽤 묵직하게 차지하고 있던  '읽어야지 읽어야지'라며 벼르고 있었던 책이기도 했고요.

 

 

 

 

강점과 감점

 

      ■ '좀비 바이러스가 한차례 휩쓸고 지나간 세계' 라는 매우 독창적인 스토리를 가진 소설입니다만... 내재한 스토리나 세계관을 말하기 앞서, 독특한 시점을 가진 책이라는 사실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딱히 이야기를 끌고 가는 인물이 없이, 세계 곳곳의 생존자의 인터뷰를 통해 진행되는 이야기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1인칭이나 3인칭 등, 보편적이고 검증된 시점을 벗어난 소설은 전에도 몇 권이나 읽은 적이 있습니다. '척 팔라닉'의 '랜트'나,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판탈레온 수비대', '얀 마텔'의 '셀프' 같은 소설들이었고요. 언급한 책들은 모두 독창적인 시점을 통해 관객과의 접점을 취하는 책이었습니다. 이런 책들 독창성에서 높은 점수를 차지하지만 구성이 산만하고 클래식한 시점의 기승전결에서 우러나오는 폭팔적인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는 실패하더군요.

 '세계대전Z' 라는 소설도 이런 면에서 완벽히 자유로울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볍씨 하나하나를 탈곡, 몇번이나 어낸 후, 밥솥에 얻혀서 완성되는 쌀밥' 같은 것이 기존의 소설이라면, 이 소설은 '도톰한 감귤'같이 껍질을 죽죽 벗겨서 알맹이를 취하는 느낌의 소설인지라, 구성의 산만함이나 기승전결의 완만함을 어느정도는 상쇄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떤 느낌인고하니, 위의 여러 책들과 비슷한 구성이라기 보다는 전쟁의 부분부분을 재현해 하나의 사건을 완성시키는 2차 대전 실화를 다룬 '밴드 오브 브라더스'를 보는 느낌이더라구요. ( 밴드오브 브라더스 리뷰 = http://blog.naver.com/haoji82/70090531431 ) 이렇게 완벽한 스토리에 대한 강박보다는 소설속 허구가 얼마나 진실처럼 보이는가 에 대한 면에 있어서 충분히 설득적이었습니다.

 

 (작가가 이 정도의 깊숙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건지 알 수 없지만.) 세계 곳곳의 창궐하는 좀비는 해당 국가 내면에 잠재된 공포에 대한 비유로서 흥미롭게 접근가능하더군요. 예를 들면, 한국측 인사를 인터뷰 할 때는, 북한에 대한 공포와 좀비에 대한 공포를 동일시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던지, 중국내 사형수 장기 매매를 통해 전염되는 바이러스를 통해 중국의 인권문제를 꼬집고, 일본의 이야기가 사회에서 격리되어 살아가던 오타쿠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것도 그렇고요. 밀폐된 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이스라엘이 자국민간 내전을 겪게되는건 ,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한 깊은 조소처럼 느껴졌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노출된 실패를 만회하지 못하고 쩔쩔매는 미국의 모습은 또 어떻고요.  

 

 물론, 긴장감이 희미하다는 점에서는 자유로울수 없습니다. 특히나 이 책은 세계곳곳의 정황과 (가상의)역사를 디테일하게 연출하는 면모을 가지고 있는데요. 부족한 긴장감과 밀도 깊은 세계관이라는 두개의 특징이 맞물려, 일부 독자들에게 작품자체에 대한 몰입도가 현저히 떨어질수도 있겠더군요, '책의 한장을 넘기는 순감부터 완독할때까지 꼼짝도 할수 없었다' 류의 책은 아닌거죠. 장르소설로서는 꽤나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할수 있겠네요.

 

 

영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영상화된다면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매우 궁금하더군요. 이 소설 자체가 스토리를 디테일하게 옮겨도, 독립된 영상으로의 구현을 이끌어 낼수 있는 류의 소설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가상의 세계관을 조망하는 배경서같은 느낌이므로, 주인공을 설정해서 흡입력있는 스토리를 만들고, 소설속 독창적인 영상으로 구현하는 것 자체로 원작과는 전혀 다른 해석의 여지를 가진 영화가 완성될 것 같았습니다.  

 이 책의 방대한 세계관과 디테일한 인간 본성에 대한 묘사또한 영화에 대한 기대를 확장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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