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서 피어나는 정교한 종이꽃
Livia Cetti 지음, 강민정 옮김, Addie Juell 사진, 전순덕 감수 / 도림북스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 정교한 종이꽃?



도림 북스에서 출간된 손에서 피어나는 정교한 종이꽃이라는 책입니다. 제목이 곧 책의 주제라고 할수 있겠네요. 이 책은 종이로 꽃을 만드는 법을 설명하는 책입니다외국에서도 상당히 인정받고 있는 책이더군요. 아마존에서 높은 별점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분야에 관해서는 비전문가로서 생소하기 때문에, 종이꽃을 만드는 것과 관련된 책이 또 있는지 한번 찾아봤는데요. 국내에서 번역된 책만 3~4 종 정도에 이를 정도로 생각보다 많은 책들이 있어서 놀랐습니다.

 


​# 종이꽃 공예의 필요성

  

 비 전문가라고는 해도, 저는 종이꽃 공예를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성요한병원' 에서 접한 일이 있습니다. 성 요한 병원은 치매 노인들을 낮 동안 보살피는 '낮 병동'이라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정신건강의학 병원입니다.  ( 낮병동 관련 정보 = http://www.snuh.org/dept/np/day.html )


 그곳에서 실습을 하는 동안, 종이꽃 공예가 그곳의 정기적인 과정의 하나로 노인들의 취미생활과 집중력 향상에 사용되는 활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곳의 간호사 님들은 '종이꽃 만들기'가 취미생활로서 뿐만 아니라, 뇌 질환 치료의 보조적 수단으로서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으시더군요.

      

 게다가 이 사진 속 여러 꽃들을 한번 보세요. 

 

 

 

 정말 예쁘지 않나요? 믿을수 없게도 이 모든 꽃들은 종이로 만든 것이고, 이 책의 본문에서 만드는 법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꽃의 면면이 참 예쁩니다. 선물하기 좋겠죠?

   

 

# 책의 구성 

  

 책은 크게 3개의 부분으로 나뉠 수 있는데요. 맨 처음의 30장은 꽂을 접기에 필요한 기본지식, 즉 도구의 준비라던가 , 꽃 만들기의 기본이 되는 여러 과정등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한 문장으로 슬쩍 넘어가는 부분도 초보자인 제게는 중요한 내용이므로 꼼꼼히 읽어 내렸답니다.

 

 'part 2 : flowers'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볼륨을 가지고 있었고, 여러 꽃들을 세부적으로 만드는 법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꽃 무식자'인 저로서는 제라늄, 접시꽃 같은 몇개의 꽃을 제외하고는, 실물로도 종이꽃으로도 구분 할수가 없었지만, 아무튼 색이 무척 고운 꽃들입니다.

 (책속 꽃의 면면을 자세히 소개한 사이트= http://blog.naver.com/gldiadia/220374870600)

 

 마지막 30장은 앞부분에서 만든 꽃을 이용해, 화분이라던가 화관을 만드는 응용의 방법을 소개하는 장이었습니다. 척 보기에도, 상당히 깊은 내공이 있어야 도전 해볼수 있을것 같은 아우라를 가진 사진이더군요.

 

 

​# 총평

 

 많은 장점이 있지만, 물론 아쉬움도 있는 책입니다. 일단 초보자의 입장에서 접근하기에 용이한 책이라고는 할수 없더군요. 완벽한 꽃의 완성을 위해서는, 글루건 같은 것들이 필요할 정도니까요.(이것저것 생략하면 편하게 접근하기가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쉽고 단순하게', '누구나 만들수 있어.' 라고 소리 높여 외치는 부류의 책은 아니었습니다. 책의 구성도 사진을 실은 페이지 위주로 밝고 시원했지만, 설명부분의 글 간격이 좁거나, 강조점이 좀처럼 없는 본문을 읽을때는 끈기가 필요하더군요.

 

 만약 당신이 이 책의 구매를 망설이고 있는 소비자라고 하면 아주 단순합니다. 당신이 평상시에 손재주가 유난히 돋보이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좋을 것 같네요, 또, 장미꽃 한송이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한 연습을 통해 종이 꽃 공예 기술을 더 높은 경지에 이르도록 하고 싶다면 반드시 이 책을 골라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연인을 위한 단 한송이의 장미를 만들기 위한 책을 고른다면, 이 책보다는 저렴한 다른 책이 좋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느낀 이 책의 장점도, 단점도 '이 책이 한송이의 꽃을 만드는 사람을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중급 이상 수준의 종이꽃 공예 노하우를 전수하는 책' 이라는 책의 성격과 관련된 것 같더군요.


 하지만, (놀랍게도) 저도 꽃을 완성했습니다. . . 하지만 수준이 실로 조악하므로 좀 더 연습을 한후에 선보이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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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와의 대화 - 하버드 의대교수 앨런 로퍼의
앨런 로퍼 & 브라이언 버렐 지음, 이유경 옮김 / 처음북스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

 

 두뇌와의 대화라는 책입니다. ‘브리검 여성병원의 앨런로퍼 라는 신경과 의사가 쓴 책입니다. (‘브리검 여성병원이라는 명칭은 피터 벤트 브리검 병원’ , ‘로버트 브렉 브리검 병원’, ‘보스턴 여성병원의 이름을 합쳐서 지었다고 하더군요.)  개인적인 호기심이 동해, 조금 알아 봤더니,

  하버드 의대는 대학 병원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주변에 여러 병원들을 하버드 의대와 협력 병원으로 두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 병원들 중에는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말고도 Children's Hospital, 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 Brigham and Women's Hospital 등이 큰 병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라는 전문가의 ]글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편하게 하버드 의과 대학 교수가 쓴 책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

 

  개인적인 여건상, 대학 병원의 교수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참 많았습니다. 담당 환자에게는 신과 같은 지위의 사람이라고는 해도, 보편적인 시선으로 보면 (어느 직장이나 마찬가지로), 뛰어난 사람도 있고, 질척거리는 사람도 있고, 겸손한 사람도 있고, 형편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반드시 본인의 의사생활을 통틀어 마주쳤던 가장 기묘한 순간이 있기 마련입니다. 대부분 , 극도로 흥미진진한 순간을 담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예시1> 미약한 호흡곤란 증상만을 호소하는 환자에게서 돌연히이상한 느낌을 받아, 초스피드로 심장 초음파를 했더니, 혈관이 꽉꽉 막혀, 5분 후에 돌아가셔도 이상할 게 없는 상태였던지라 응급시술을 시행했다. (그러므로, 환자를 살릴 수 있었다.)

 

<예시2> 1차 병원에서 폐암으로 의심을 받고 대학병원에 찾아왔던 남자환자가 종합 소견을 통해 폐암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병원에 환자가 줄줄이 비엔나로 쏟아지는 덕에 입원하기까지,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렸고, 대기 시간동안 변화했을지도 모르는 암을 추척 관찰하기 위해 영상검사를 다시 실시하였다. 암 덩이가 크거나 작아지진 않았지만, 놀랍게도 장소를 이동하였다. (?) 환자는 암이 아닌 폐흡충증으로 결론 났다. (환자는 살 수 있었다.)

 

  뭐, 대부분 환자를 살릴 수 있었다.’ 라거나 환자가 살 수 있었다.’ 로 귀결되는 이야기이지만,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대단히 드라마틱한 사건임에는 틀림없습니다.

 

 

 


  #

 

  이 책의 첫 몇 장도 그런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습니다. 작은 동네 병원도 아니고, ‘하버드 대학 병원의 이야기입니다. 미국이 이곳저곳에서 몰려드는 다양하고, 희귀한 케이스의 환자를 소개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당연히 재미있습니다.  확실히 흥미진진하더군요. 미드 하우스를 생각나게 할 만큼, 드라마틱한 에피소드가 쏟아지니까요.  

  중간 중간 같은 과 레지던트에게 독특한 캐릭터를 부여해서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거나, 증상이 비슷한 (하지만 예후는 전혀 다른) 환자의 이야기를 비교함으로서, 쉽고 논리적으로 최신 의학을 설명하는건 프로 작가의 힘을 빌렸을거라는 추측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흥미로운 환자 소개도 열명을 넘어가면 지루한 법이니가요, 작가는 교훈을 준 일화들이라는 장에 이르러,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뭉텅뭉텅 서술합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책 전체를 통틀어 유머가 돋보이는 장이었습니다. 한 단락 소개하자면,

‘(40년전) 내 옆에는 주디 바낙이라는 여학생이 앉아 있었다. 그녀 옆에는 로저 스턱스맨 이라는 히피 부류의 남 학생이 앉아 있었다. 거의 40년이 지난 지금도 내가 주디를 잘 기억하는 이유는 의대에 여학생이 다섯명뿐이었기 때문이다. 의대는 모르몬교도가 여학생보다 더 많았고, 히피가 여학생보다 더 많았다. (180P)’ 

 환자나 질환에 관한 서술은 정석적으로 진행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는 위트있게 풀어내니 책이 한층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 # 

 

  그 다음 장부터는 현직의사로서 접할수 밖에 없는 의학적인 문제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토론시간에 누구나 한 두 번은 생각 해 볼만한 화두였으니, 뻔하게 흘러갈수 있었겠지요. 하지만, 생명을 다루는 최전선의 직업군 종사자로서 적절한 예시를 통해, 본인의 경험이 묻어나는 깊이있는 성찰이 눈에 띄었습니다. 한 단락만 소개하자면,


  (루이스 네이글은 젊은 나이로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ALS’ 에 걸린 환자입니다. 병의 차도가 심해져 그녀는 기계적 호흡 없이는 살아 갈 수 없게 되고, 그녀와 가족들은 그녀의 호흡기를 떼는 데에 찬성하게 됩니다. )의학적 능력으로 환자를 영원히 살려둘 수는 없지만, 오래 살려 둘 수는 있다. 우리는 백혈병 환자들에게 10번의 골수 이식을 해줄 수 있다. 우리는 실험적인 항암 요법을 시도할 수 있다. 또 우리는 혈소판 수혈을 계속 해 줄 수도 있다. ALS환자에게도 이와 비슷한 극단적인 조치들을 해줄 수 있지만, 어느 것도 질병을 바꿀 수는 없다. 그래서 문제는 이렇게 된다. 환자에게 의학이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지 않는 게 환자의 죽음을 돕는 것인가?

  조력 자살의 경우를 가정해 보면 환자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살기를 원치 않아요. 나에게 뭔가를 해주세요하지만 루이스 네이글 같은 환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극단적으로까지 나를 계속 도와주어야 하는 건가요?” 그렇지 않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죽음이 다가온다. (231P)


​ 그외에도 유명인사(마이클 제이 폭)의 예를 통해 파킨슨 병에 대해 알아봤던 부분도 흥미로웠습니다.(작가는 자신이 파킨슨 병의 전문가는 아니라고 강조하더군요.)

 

 

 

#

 

  의학뿐만 아니라 삶의 여러 방면에 걸쳐서 흥미로운 글이었고, 좋은 에세이 였습니다. 가독성은 준수한 편이었지만, 자주 등장하는 의학용어며 문장의 밀도가 빡빡해 후르륵 읽어 버릴수 있는 책은 아닙니다. 대저 뇌과학이란 의과대학생에게도 생소한 용어가 자주 등장하는 분야이니 일반인에게 익숙할리 없습니다.

    

 저는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좋겠습니. 하지만, ​이 책이 너무 길고 이해가 되지 않아, 잠만 올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면 앞의 부분을 전부 지나치고,  이 책의 ‘209- 234 p’ 에 이르는 종반전의 내용만은 꼭 한번 읽어 보세요. 너무나 큰 감동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죽음에 이르는 한 사람의 마지막을 꼭 필요한 문장으로 잡아냈습니다. 거기에 담긴 의사로서의 무력감도, 마지막을 고하는 사랑의 가슴아픔도, 현장의 침묵과 어색함과 기계음까지  담아낸 이 책의 하이라이트 입니다.

 당신은 의학 드라마의 작가인가요? 현직 신경과 의사인가요? 아니면 죽음의 마지막 한순간을 담고 싶은 소설가인가요?  그렇다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이 책을  반드시 두번 읽게 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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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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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별점 


 저는 소설을 읽고, 나름의 기준을 바탕으로 별점을 내립니다그리고 이 책은 별점 4.5개를 주었습니다. 이건 이 책이 반드시 소장해야 할 책이라는 의미입니다. 관심없으시겠지만, 뭐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의 감상을 이야기를 하려면, 극의 흐름을 따라가야 할 것 같아요. 그 편이 가장 이해시키기 쉽겠네요. 초반에 이 소설을 읽기 시작하고 '애플스토어'에서 진상을 부리고 있는 오베를 만났을 때,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롤의 스크루지 영감이 생각나더군요. BMW를 몰기 시작했다는 이유로 오랜 이웃에게 저주를 퍼붓고, 자신을 따르는 고양이에게는 꺼지라고 나막신을 던지고, 이웃에게 친절 베푸는 것을 아까워하는 오베는 상상 속 스크루지 영감의 현신같은 인물이 었습니다. "그래요, 뭔가 사회에 불만이 가득한 노인의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바로, 60 살에서 한살 모자란 59살의 오베라는 남자입니다.


   

 

 

 


 ◆ 감상 1

 이야기의 전개는 얼마 전에 읽은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노인'과 흡사하게 흘러갑니다. 우리는 현재와 오버랩되는 과거의 오베를 만나게 됩니다. 성실하고 묵묵하게 살았던 젊은 날의 오베, 그를 가로막는 몇 개의 시련, 오베를 첫눈에 반하게 한 소냐와의 만남, 그들에게는 행복도 찾아오지만 슬픔도 찾아옵니다. '100세노인' 알란 칼손의 이야기와 비슷한 방식이지만, 확실히 다릅니다. 오베의 불행과 그것을 풀어나가는 방법은 알란 칼손의 환타지적인 그것과는 다릅니다. 오베의 불행은 단지 운좋게 피할수 있는것들이라거나, 환상적인 모습의 실체없는 것들로 그려지지 않습니다. 오베의 불행은 얕게 뿌리 박은 꽃나무에 쉴세없이 몰아치는 우박과 같은 불행입니다. 훨씬 현실적인 위협이고, 쿡쿡 찌르는 아픔이 느껴지고, 씁쓸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런 그에게  "우리는 사느라 바쁠수도 있고, 죽느라 바쁠수도 있어요, 오베,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요" 라고 했던 소냐. 그녀는 흑백만을 볼수 있는 오베가 알 수 있는 모든 색깔입니다.

 이들을 다시 일어나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요, 주저하지 않게 하는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이와 같은 의문을 '대지 '(펄벅)의 주인공 왕룽을 만나 느껴본 적이 있었습니다. 삶이란, , ,  여전히 알수 없지만 말이죠.


 

 


◆ 감상 2


  소냐의 죽음 이후, 이 이야기는 우리의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로 귀결됩니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무언가를 수리하고 있는 이, 질문보다는 짧은 대답이 어울리는 이, 음악이나 책같은 추상적인것 보다는 손에 쥘수 있는 것을 신뢰하는 이,   

 ​그동안 어떤 서양 소설도 아버지의 헌신을 이토록 낭만적이고, 쓸모있는 것으로 다룬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은 윗 세대의 완고함과 고집은 단지 바꾸어야 하고, 개혁해야 할만한 것을 여기는 소설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시아의 정서에 합당한 아버지 상을 표현한 소설같았습니다. 소설의 한단어 한단어를 사부곡으로 채우고 있는 소설은 아닙니다만, 오베의 모습에서 아버지가 보여서, 가장 어이없는 부분에서조차 슬픔이 찾아왔습니다. 국제시장의 덕수를 볼때와 같이 먹먹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 감상 3

 위에 설명했지만, 이 소설은 클래식으로 이름난 소설, 그리고 트랜디한 영화가 주는 감동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때로 슬픔이 너무 깊을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독자는 절망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그것에 빠지지 않도록 오베의 날카로움, 때때로 악바리 같은 근성은 종종 웃음거리를 선사하니까요. 과거와 현재는 매우 균형잡혀 있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습니다. 이 책을 완독한다는건, 당신 아버지 어머니 혹은 할아버지, 라도 독자의 인생 누군가를 회상케 합니다.

​그러니 참 좋은 책입니다. 추천하고 싶고, 괜찮다면 서점에서 한권 골라 주말밤에 읽어 버렸으면 하는 책입니다.

아, 번역이 참 좋다는 이야기를 했던가요?  번역이 참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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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44 뫼비우스 서재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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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 재출간


2012년도에 발간되었던 책으로절판되었는데 영화 개봉과 더불어 재출간 되었습니다.


 



기억하기로는 2012년도에 발간되었을 때도 나름 화제를 모았던 게 기억나네요출판사에서도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었고몇 주간은 제가 즐겨 찾던 인터넷 서점의 소설 TOP10 순위에도 들락날락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그 당시 이 책을 도서관에서 어렵게 찾아 읽었더랍니다강의실 맨 뒤에 앉아 530여 페이지의 소설을 하루 종일 숨도 안 쉬고 읽었습니다무척 인상 깊게 읽었는데도 리뷰를 쓰지는 못 했습니다그렇게 한번 읽은 적이 있으니 이번에 읽음으로서두 번 읽게 된 셈입니다책을 두 번째 읽게 된 지금도 리뷰를 쓰기 까다로운 소설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 장르의 법칙

 스틸 데거 상(The Ian Fleming Steel Dagger for best thriller)을 수상 하기도 했고, 개인적인 느낌으로도 이소은 확실히 장르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일반적인 장르 소설은 독창적 트릭혹은 결정적 반전을 중심으로성장하는 주인공을 따라가는 시선을 가집니다날카로운 반전이나 여러 가지 트릭은 가독성의 좋은 자양분으로 독자의 의외성을 자극하고이야기는 점점 빠르게 진행되어 갑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날카로운 반전이나 트릭보다는 (물론 후분부에 뜬금 혈연이라거나 잃어버린 기억이라는 의외성으로 독자의 뒤통수를 노리지만,) ‘당대 소련의 사회상에 부합하는 부부가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는 과정’이라던가, ’감시와 통제를 피해 살인 사건의 진상을 밣히고자 한다' 는 이야기를 통해독자를 이 소설에 빠져 들게 합니다일반적인 추리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독유발법은 아닙니다개인적으로는 조지 오웰‘1984’와 상당히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스탈린 체제하의 소련' 이라는 공통된 배경, 상류층 지식인의 일탈이라는 소제, 의미를 알수 없는 숫자제목 까지, 상당히 비슷하지 않은가요?

 

 자 이제 소설에 대해 차근차근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 시작  


  소설은 러시아의 유명한 연쇄 살인범인 안드레이 치카틸로’ 살인사건을 극적으로 구성한 소설입니다 안드레이 치카틸로가 궁금하시다면 아래의 사이트를 참조하세요.

(참조=https://mirror.enha.kr/wiki/%EC%95%88%EB%93%9C%EB%A0%88%EC%9D%B4%20%EC%B9%98%EC%B9%B4%ED%8B%B8%EB%A1%9C )

  예리한 분이라면위의 자료와 차일드 44’ 속의 악당은 활약한 시대나 자잘한 특징에 있어서 조금씩 다르다는 점을 아실 수 있겠습니다그렇습니다작가는 이 소설의 살인사건을 사실에 근거로 하되모든 것을 사실 위주로 하기 보다는 필요한 부분을 적당히 극화 시켰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일단 고증이 뛰어납니다제가 스탈린 체제하의 소련을 자세히는 알 수는 없었지만독자인 제게 등장인물을 둘러싼 상황을 꼼꼼하게 제시합니다그러니 스탈린 체제하의 소련을 가본 적도 없건만, ‘아 대충 이런 모습, 이런 상황 이겠군.’ 이라는 상상이 가능합니다또 납득 가능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고 감으로서 이야기에 논리를 증가시킵니다작가는 밀도 있는 문장과 묘사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데요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건 말이 안돼!’ 라고 생각한 부분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연쇄 살인범을 발견하고 처단하기까지다소 빡빡한 드라마가 전개되는 것은 사실입니다한번 손에 잡으면 후르륵 넘길 수 있는 장르 소설은 아니라는 겁니다장르 소설의 특징상 뒷 부분에서 비교적 속도가 빨라진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완전히 빠르게 페이지가 넘어가는건 아닙니다.

 

  때때로 이 소설은 순문학으로 생각되는 지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주인공의 감정변화를 요약하면 아래와 비슷할 것 같네요.

  국가와 가정에 대한 충만한 충성심 -> 아내국가동료 지금껏 믿어왔던 모든 것에 대한 의심 -> 모든 것이 일그러진 데에 대한 원망감 -> 진실에 대한 새로운 정의 -> 새로운 진실에 대한 회의 -> 극복

  극복이라는 면에서 장르 소설의 특징을 취하고 있지만, 이런 감정의 변화가 주인공 자신의 것 뿐만 아니라구 소련 국가의 국민들이 느꼈을 감정을 대변하는, 거대한 메시지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또, 살인사건을 덥기에 급급한 상황도 현재에 전달하는 메시지라는 느낌이었고요. 문장 간의 밀도가 높고. 선도 악도 아닌 위치에서 조금씩 변해가는 인물을 지켜볼 때도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맨부커상 최종 후보까지 올랐다고 하는데요.괜한 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좋은 책이니까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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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미국 진보 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
조지 레이코프 지음, 유나영 옮김, 나익주 감수 / 와이즈베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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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끼리는 생각하지마2004년에 발간된 이후 꾸준히 읽히고 있는 교양서적입니다. 이번에 발간 10주년을 맞이하여 이 개정판이 출시되었다고 하는 군요, 개전 전판은 발간 이후, ‘국회의원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등 세간의 주목을 받으면서 저널리즘에서 프레임이라는 단어가 널리 쓰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던 책입니다.

 

  요즘도 정치 관련 토크쇼나 신문을 볼 때면 프레임에 갇히다.’ 라는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프레임이라는 단어는 미국의 미디어 연구자인 토드 기틀린이 가장 먼저 사용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그 중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책 속에 정말로 여러차례 프레임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더군요. 저자는 프레임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보수 정당에 의해 국가의 통제가 보수정당의 뜻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프레임에 관해서는 아래의 사이트를 참고하세요.

( 참고 - http://roomforideas.tistory.com/206 )

 

  이 책의 특징을 몇 가지 나열하자면요, 첫 번째로는 저자가 스스로 진보주의자임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어떤 주장을 할 때면 진보주의자는 -을 해야 합니다.’ 가 아닌 우리는 -을 해야 합니다.’ 라는 적극적인 표현을 사용하고요. 책의 주제도 우리(진보주의자)들이 왜 보수주의자들에게 지고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성토입니다. 정치에 관한 책이라면 (심지어 저자가 특정성향의 대표하는 인물임에도) 보수와 진보의 의견을 모두 취하려는 우리나라의 서적과는 다른 면모로 다가오더군요.

 

  두 번째로 이 책은 정치 자체에 관한 책이기도 하지만, 정치인의 스킬에 관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진보나 보수의 이런저런 주장을 두둥실 그려내는 책이 아니고요, 화술이나 글쓰기를 다루는 책과 같이 우리 사회에 프레임의 정확히 적용된 사례와, 잘못 적용된 사례를 들고, 맞고 틀림을 조목조목 따집니다. , 진보에 분리한 쟁점이나, 논쟁중인 쟁점에, 어떤 식으로 키워드를 내세워야 하는가를 제시 합니다.

 

  개정판만의 독특한 특징으로는 책의 큰 줄기는 변함없었지만, 2014년도에 열풍을 불러일으킨 피케티의 주장을 섭렵하고 있더군요, ‘피케티의 주장을 간략하게 정리하고 그의 의견을 진보적인 입장에서 적극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최근에 몇 년간 Hot 했던 미국내 이슈에 관해 다양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겠지요. (오바마 케어 같은)

 

  기본 골조는 오래된 책이지만, 여전히 공감이 가는 부분들이 많은 책입니다. 단순하지 않은 것들을 단순하게 이끌어 내는 문장들이 여럿 있더군요. 그 중에 두 가지만 소개하자면, 

  @  자유주의자와 진보주의자는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혹은 ‘사람은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존재이므로 우리가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려주기만 하면, 그들은 옳은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라는 신화를 믿고 있다. 하지만, 진실이 사람들에 받아들여지려면 그것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프레임에 부합해야 한다. 만약 진실이 프레임과 맞지 않으면 프레임은 남고 진실은 튕겨나간다. (47p)

  @ 우익들과 달리 좌파들은 전략적으로 사고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쟁점별로 사고합니다.

 

  위와 같은 몇 개의 문장들은 진보진영에 귀감이 될 만한 문장으로, 어떤 일의 진실을 말함에 있어서, ‘얼마만큼 진실인가.’ 만큼 중요하게 취급되어야 하는 것이,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전달하느냐는 것이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도 미국과 마찬가지입니다. 보수의 정치권에서는 프레임이라는 기술을 흔하게 들고 나옵니다.

무상급식이라는 단어는 공짜라는 단어를 연상시키는 무상이라는 단어와 급식을 결부지어 생각하게 만들어 부정적 인식을 높였고요. ‘자원외교라는 단어는 자원이라는 부를 연상시키는 단어와 외교를 결부지어, 뚜렷한 근거없이 해외에 수 조원의 투자를 가능케 했습니다. (물론 실패 사례도 있겠습니다. ‘증세없는 복지라는 단어는 없는이라는 부정적인 연결과 사용됨으로서 지금은 여당조차 실패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 이렇게 국내 정치와도 연관지어 생각하지 좋은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크고 작은 프레임에 대해서 아니라 진보진영의 전략부재에 대해 쓴 소리를 아끼지 않습니다. ‘썰전이라는 정치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좋아하는데요. 강용석이라는 패널은 여당을 대변하는. 보수적인 발언을 하는 인물입니다. 그가 이 프로그램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어떠한 사건이나 현상이 일어났을 때, 진보는 사건이 도덕적으로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논의하고, 반면 보수는 사건이나 현상이 왜 일어났는지를 논의한다.’ 그가 이정도의 발언을 할 수 있을 만큼, 진보 진영은 쟁점이 되는 현상에 대해 효과적으로 선점한다거나, 문제를 앞서나가기 보다는 에 가까운 논리를 적용해, 매 이슈를 방어하기에 급급하다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보수진영은 진보진영에 비해 많은 실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지지자들은 보수진영에 한 표를 행사합니다. 왜 그럴까요? 국민이 멍청해서 인가요? 세상이 악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이 책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집권하고 있는 건 보수가 똑똑하기 때문입니다. 한발 앞서서 이슈를 선점하고, 견고한 프레임을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OO연구소’ ‘OO포럼등 정책기관들이 사람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효과적인 방법을 연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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