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티어링 3부작 - 전3권 티어링 3부작
에리카 조핸슨 지음, 김지원 옮김 / 은행나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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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티어링의 여왕, 티어링의 침공, 티어링의 운명 (은행나무, 2018) 티어링 3부작

원 제 The Queen of The Tearling (2014년)

The Invasion Of The Tearling (2015년)

The Fate Of The Tearling (2016년)

#에리카조핸슨

#김지원

#왕좌의헝거게임

#장점은흡입력

#단점은깊이

판타지 소설도 적잖이 읽는 편입니다. 청소년 시절에는 '양판소' 까지 섭렵하는 열혈 독자였습니다. 지금도 블록버스터급 판매와 영화화에 성공한 소설부터, 마니아층에서만 알음알음 알려진 소설까지 틈틈이 읽고 있습니다만, 주력 장르라고 말하기는 어렵겠네요. 개인적으로 이쪽 계통은 비교적 정직한 장사가 되는 쪽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 같이 다 같이 알만한 소설을 제외하고는 추천할만한 소설이 크게 없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판타지 소설을 세계관으로 분류할 시, 현실을 기반으로 하는 소설과, 상상의 세계를 기반으로 하는 소설 크게 두 가지로 나뉘우 게 되겠네요. 이 소설은 '현실 미래'와 '상상의 세계'간의 교차점을 가지는 소설이었습니다. 두 개의 세계 간의 연결고리가 점차 드러나는 재미와 미완의 '여왕'의 각성을 지켜보는 즐거움을 동시에 담고 있는 소설입니다.

출판사에서 광고하기로는 '헝거게임'과 '왕좌의 게임'을 합친 소설이라고 하던데 모호하기는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두 개의 소설이 각각 '현실 미래'를 기반으로 하는 판타지, '상상의 세계'를 기반으로 하는 판타지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소설인 점도 있고, 이 소설이 내포한 가능성만 보자면, 잘 만들어졌으면 '왕좌의 게임'같이 흥행할 수 있는, 못 만들어졌으면 '헝거게임'같이 낮은 완성도의 소설이 될 이야기더군요. 아쉽게도 이 소설은 두 소설의 중간쯤에 위치한 소설이 되었습니다.

1편 (티어링의 링의 여왕)과 2편(티어링의 링의 침공), 3편(티어링의 링의 운명)의 리뷰를 각각 작성해야겠지만, 세 권의 소설을 통해 얻은 감상이 서로 비슷해서 한편으로 작성해도 크게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리뷰의 작성에 쏟아낼 시간이 모자란 것인지도 모르겠……)

이 책의 장점은 '헝거게임'의 그것과 유사합니다. 이야기에 도입부에 생성되는 흡입력이 엄청난 소설입니다. 책의 첫 몇 장을 넘기는 그 순간부터 현실을 몰아낼 정도의 가독성을 뿜어냅니다. 자신을 지켜주던 사람들과 이별, 갑작스러운 여왕 등극으로 혼란스러운 자아 등 대체로 뻔한 내용이지만 이야기가 조금씩 진행함에 따라 증가하는 미스터리와 베일에 싸인 세계관은 독자의 집중력을 엄청난 속도로 고조시킵니다. 적어도, 이 부분에 있어서는 유수의 판타지 대작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정도의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반면 단점도 명확한 소설입니다. 내포하고 있던 미스터리가 조금씩 풀려날수록 흥미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소설이었습니다. ('헝거게임'도 마찬가지였죠.) 개인적이고 두르 뭉실한 이야기일 따름이지만, 진짜 뛰어난 판타지(또는 장르소설)의 메시지는 결국 인생의 가치를 관통한다고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의 경우 이야기가 담고 있는 메시지가 얕거나, 동의를 구하기 어려운 점이 한계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헝거 게임'에 비해서는 참을만하다고 느껴졌는데, 살인이 목적인 게임에서 최후의 생존을 통해 승리를 획득하는 주인공보다는 왕국을 통치하기 위해 고통을 견뎌야 하는 여왕의 가치가 더 그럴듯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헝거게임'의 초반부 강렬한 도입부를 즐거이 접했던 독자라면 꼭 한번 읽어 보아야 하겠지만, 이미 많은 뛰어난 소설들이 있으므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판타지 명작'을 순회한 후 도전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현직 변호사인 작가의 인터뷰에 따르면 2020년이나 내년에 2편의 새로운 티어링 시리즈가 발간될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모든 시리즈가 발간된 후에 읽는 것도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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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의 피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0
사사키 조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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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의 피 (비채, 2009년)

원 제 警官の血 (2007년)

#사사키조

#김선영

#보온밥솥에담긴

#국내시대극드라마

#추천소설

사사키 조의 '경관의 피'라는 소설입니다. 최근에 접한 일본 추리 소설 중 제 취향이랑 가장 들어맞는 소설이네요. 지금까지 접했던 추리 소설과는 사뭇 다른 류의 소설이었습니다. '독창적'이란 낯섬, 생소함을 동반하므로 장르문학의 중요한 요소인 가독성이나 재미에서 조금씩 손해를 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 소설의 독창성은 읽는 재미를 더하고, 긴장감을 읽는 내내 고르게 유지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마치 보온밥솥에 담긴 밥과 같이 지나치게 뜨거운 것도 식은 것도 아닌 충만한 긴장감이 읽는 내내 유지되는 소설이더군요.

2차 세계대전 후 일본 사회의 혼란 속에서 생계를 위해 경관이 된 1대 '안도 세이지'부터, 질풍노도와 같은 경제 부흥기에서 공안 스파이로 정신이 피폐해지는 업무를 수행했던 2대 '안도 타미호', 그리고 3대 '안도 카즈야'까지 총 3대에 이르는 이의 삶과 그들 가족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범죄를 파헤치는 이야기가 2권의 책을 통해 찐득하게 서술됩니다. (제가 읽은 판본은 상하 두 권으로 나뉜 2009년 버전입니다.)

시대를 달리해 진행되는 각각 세대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그 시대의 사람들이 된 듯한 감정이 잘 우러나더군요. 시대의 변화에 따른 분위기를 소설 속에 잘 갈음하고 독자로 하여금 대리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드는 점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잘 씌여진 소설입니다. 각 시대의 절망 혹은 희망, 치열함이나 의구심 같은 복합적인 기분이 극중 인물의 서사를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되더군요. 또, 드물게, 일본 탐정 소설 특유의 가벼움보다는 국내 시대극 드라마와 같은 묵직함을 품고 있는 추리소설이었습니다. 이야기며 메시지를 크게 뚝뚝 썰어 던지는 소설이면서 팽팽한 긴장감 또한 유지하고 있으니 독자 누구에게나 평균 이상 매력적인 소설로 느껴지겠더군요.

저만 이 소설이 마음에 들었던 건 아닌가 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조진웅, 최우식 배우 주연의 영화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하네요. 좋은 원작이니만큼 좋은 시나리오에 담아내 흥행에도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중, 장편 드라마에나 어울릴듯한 긴 세월을 품고 있는 원작인지라, 일본처럼 2부작의 특선 드라마(2009년 TV드라마)로 나오는 게 적당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만큼 원작의 감동을 효과적으로 재현하는, 혹은 뛰어넘는 영화가 될지는 살짝 의문입니다.

소설로만 평가하자면 재미있게 읽은 소설로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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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화염 상호의존성단 시리즈 2
존 스칼지 지음, 유소영 옮김 / 구픽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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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화염 (구픽, 2019) ‘상호의존성단’ 시리즈

원 제 The Consuming Fire (2018년)

#존스칼지

#이것이대단한사건입니다

#존스칼지는총에맞았을까요

두 시간이나 세 시간을 순시 간에 삭제할 수 있는 마법 같은 시간. 제게 존 스칼지의 소설 첫 장을 넘긴다는 건 그런 마법 같은 시간이 시작된다는 의미였습니다. 이 시리즈까지는 정확히 그랬습니다. '타오르는 화염' 미처 380쪽에 달하지 못하는 이 책을 읽는데 2시간이 아닌 2주 이상이 소요되었네요. 존 스칼지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이 소설에는 독자를 흥분시킬만한 어떤 사건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몇 개의 공간이나 인물들이 제한된 공간에서 말장난을 하면서 '이것이 대단한 사건이다'라며 허황된 어필을 할 뿐입니다. 지나치게 강조된 농담은 재치 있다기 보다 유치하여, 가독성이나 책의 전체적인 인상에 아무런 호감도 주지 못합니다. 이 시리즈의 1편인 무너지는 제국을 읽으면서 '플로우 같은 특정 개념에 너무 높은 비중을 두어서, 인물, 상상력, 가독성 등 시리즈의 재미에 필요한 다양한 요인을 충분히 담아내지도 못한 점이 큰 패착인 것 같습니다.'라고 평가했는데요. 그 즈음 이 소설이 어떻게 굴러갈지 조금이라도 궁금했다면 이제는 이 이야기에 대한건 조금도 궁금하지 않네요. 오직 궁금한 건 작가인 '존 스칼지'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건지, 총을 맞거나 교통사고가 난 건 아닌지, 상상력이라는 건 어디로 간 건지 궁금할 뿐입니다.

비슷한 시점에 읽기 시작했던 '식스웨이크'라는 소설은 이 소설에 대한 실망을 더더욱 크게 만들었습니다. 한 권의 SF 소설이 담을 수 있는 상상력, 메시지, 재미 등에서 너무나도 비교가 되더라고요. 저는 작가의 이 책을 읽고 가요계의 낭설인 '유행가는 제목을 따라간다'라는 낭설을 떠올렸습니다.

무너지고, 타오르는 존 스칼지 그는 재기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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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나는 없었다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1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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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봄에 나는 없었다. (포레, 2014년)

원 제 Absent in the Spring (1944년)

#애거서크리스티

#한끝부족한포커패

#당신은애거서크리스티사생팬입니까

'애거서 크리스티'는 세계적으로도 인기가 높지만, 국내에서도 참 인기가 있는 작가입니다. 작가의 대표작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검색하면 서로 다른 3명의 번역가가 번역한 여러 판이 뜰 정도이니 정말 대단한 인기네요.

저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전집을 한 권도 빠짐없이 완벽하게 갖추고 틈틈이 두 번 세 번 읽는 마니아는 아닙니다. 하지만 한참 고전 추리소설이 재 발간되는 붐이 일었을 2000년경, '애거서 크리스티 추리문학 전집' 첫 10권까지는 권수를 헤아리며 읽었었고, (1920~1960 년에 걸쳐 창작된 책 들이니 나름 고전에 속하는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내내 유지되는 특유의 가독성과 시리즈마다 다른 끈적거리는 색채에 감탄을 했었습니다. 동시대 창작된 여타 소설들과 차별화되는 흥미진진한 전개와 정교한 트릭은 과거를 배경으로 쓰인 2000년대 베스트셀러를 읽는 듯이 느껴지더군요. 이런 장점이야말로 작가가 현재까지도 큰 인기를 얻을 수 있는 비결이겠지요.

(별책에 자세한 내용이 남겨 있지만) 이 소설은 애거서 크리스티가 메리 웨스트 메콧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했던 6편의 소설 중 한 편입니다. 작가의 추리소설이 워낙 몰입력이 좋다 보니, 소설을 읽으며 작가에 대한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데요. 이 소설을 읽으며 어쩌면 작가는 자신의 책들이 문학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데에 대한 적잖은 상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감상은 그뿐입니다. 이름을 바꾸어 가며 순문학 소설을 발간한 작가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작가의 추리 소설이 당대의 인기를 누리고 현재까지도 칭송되며 현재의 여러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것과 달리 이 소설이 압도적인 소설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1944년에도 발간된 소설로 출중한 가독성과 생각의 여지를 주는 소설이지만, 작가의 본명에서 예상되는 두근거림이 대체로 밋밋한 결론에 이르르면 왠지 실망을 하게 됩니다. 어쩔 수가 없네요. '애거서 크리스티'잖아요. 이 소설은 작가의 전집을 다 읽고도 여전히 배고픈 독자에게 어울리는 책입니다. 사인회며 팬클럽 정기모임뿐만 아니라 작가의 사생활까지 기웃거려야 만족스러운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겠지만, 애거서 크리스티의 전집을 전부 읽지 못했다면, 다시 한번 고민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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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넬의 소녀들
앨리스 호프만 지음, 박아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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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넬의 소녀들 (랜덤하우스코리아, 2010년)

원 제 The Story Sisters (2009년)

#오컬트드라마

#그냥지루해지는소설

#바캉스떠났는데만난청소아르바이트

#현재는절판

저는 이 책을 거의 세 달에 걸쳐 띄엄띄엄 읽었습니다. 독자의 불성실로 몰고 가기에는 이 책을 읽는 시간이 너무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번역자인 박아람님은 (항상 좋은 책을 번역하는 건 아니지만) 평균 이상의 번역가로 개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책을 몇 권 번역한 분입니다. 이 책의 구입에 크게 작용했던 번역자에 대한 호감도는, 책을 완독 후에는 '번역이 필요한 좋은 책이 많은 텐데 어째서 이 책을 번역했을까'라는 의문으로 바뀌더군요.

일단 말해두고 싶은 건 이 책은 현대판 '작은 아씨들'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출판사에서 구매 장려를 위해 이런 판촉 하에 판매를 진행했던 책이지만 (현재는 절판), 제가 접했던 '작은 아씨들'이랑은 작은 일면도 비슷하지 않더군요. 그렇다면 루이자 메이 올컷의 당대의 설정을 현대적으로 치환하였는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작가의 필모그래프를 비추어 보았을 때 이 소설은 가느다란 이야기에 마법적 요소를 접목해 만든 소설로 보였습니다. 굳이 장르를 특정 짓는다면 '오컬트 드라마'입니다.

구미권 순 문학 소설은 대체로 책이나 책에 관한 이슈에 대한 토론을 기본으로 하는 소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지만) 우리 고등학생들이 교과서 소설 속 지문을 소화하는 방식이 여러 개의 항목 중 정답을 선택하는 객관식인 것처럼, 미국의 학생들의 대입인 ACT나 SAT에서 비판적이고 토론할 수 있는 사고방식을 요구하는 것이랑 관련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때때로 그런 메시지를 앞세워 이야기가 두드러지고 돋보이는 소설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반면 이 소설은 그냥 지루해지는 소설이었습니다. 여성의 유리천장에 대한 문제를 던진다거나, 환경 혹은 동물 보호 같은 문제를 말하고 싶었다면 조금 더 짜임새 있고, 서사 있는 이야기를 통해 이끌고 나가는 편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이야기는 앙상하고 개연성 없으며 지나치게 많은 죽음을 통해 눈물만을 끌어내려고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경포 바닷가로 바캉스 떠났는데 해변 청소 아르바이트에 얻어걸린 것 같은 느낌이네요. 3개월 동안의 고생 후에 깨달은 이 책의 거의 유일한 장점은 이제는 절판되어 찾아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랑은 멀리서도 볼 수 있는 거야. 네 엄마가 그랬어. 멀게 보일 수는 있지.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존재하는 거래. 여전히 똑같은 형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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