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나는 없었다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1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봄에 나는 없었다. (포레, 2014년)

원 제 Absent in the Spring (1944년)

#애거서크리스티

#한끝부족한포커패

#당신은애거서크리스티사생팬입니까

'애거서 크리스티'는 세계적으로도 인기가 높지만, 국내에서도 참 인기가 있는 작가입니다. 작가의 대표작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검색하면 서로 다른 3명의 번역가가 번역한 여러 판이 뜰 정도이니 정말 대단한 인기네요.

저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전집을 한 권도 빠짐없이 완벽하게 갖추고 틈틈이 두 번 세 번 읽는 마니아는 아닙니다. 하지만 한참 고전 추리소설이 재 발간되는 붐이 일었을 2000년경, '애거서 크리스티 추리문학 전집' 첫 10권까지는 권수를 헤아리며 읽었었고, (1920~1960 년에 걸쳐 창작된 책 들이니 나름 고전에 속하는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내내 유지되는 특유의 가독성과 시리즈마다 다른 끈적거리는 색채에 감탄을 했었습니다. 동시대 창작된 여타 소설들과 차별화되는 흥미진진한 전개와 정교한 트릭은 과거를 배경으로 쓰인 2000년대 베스트셀러를 읽는 듯이 느껴지더군요. 이런 장점이야말로 작가가 현재까지도 큰 인기를 얻을 수 있는 비결이겠지요.

(별책에 자세한 내용이 남겨 있지만) 이 소설은 애거서 크리스티가 메리 웨스트 메콧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했던 6편의 소설 중 한 편입니다. 작가의 추리소설이 워낙 몰입력이 좋다 보니, 소설을 읽으며 작가에 대한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데요. 이 소설을 읽으며 어쩌면 작가는 자신의 책들이 문학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데에 대한 적잖은 상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감상은 그뿐입니다. 이름을 바꾸어 가며 순문학 소설을 발간한 작가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작가의 추리 소설이 당대의 인기를 누리고 현재까지도 칭송되며 현재의 여러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것과 달리 이 소설이 압도적인 소설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1944년에도 발간된 소설로 출중한 가독성과 생각의 여지를 주는 소설이지만, 작가의 본명에서 예상되는 두근거림이 대체로 밋밋한 결론에 이르르면 왠지 실망을 하게 됩니다. 어쩔 수가 없네요. '애거서 크리스티'잖아요. 이 소설은 작가의 전집을 다 읽고도 여전히 배고픈 독자에게 어울리는 책입니다. 사인회며 팬클럽 정기모임뿐만 아니라 작가의 사생활까지 기웃거려야 만족스러운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겠지만, 애거서 크리스티의 전집을 전부 읽지 못했다면, 다시 한번 고민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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