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2
진중권 / 개마고원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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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그의 등장과 활동은 극우 파시스트들의 요주의 대상이 되었다. 시원시원하고, 날카로운 그의 지적은 그저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이해되는 차원이다. 조갑제를 필두로 한 <조선일보>와 <월간조선>, <한국논단> 등의 극우주의자들의 터무니없는 망상적, 소설적 글쓰기를 그저 이것 저것 보여주는 것 뿐인데도, 그들의 글은 모순투성이이며, 자기들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선, 득이 되지 않는 것은 악으로 규정한다. 이런 이들이 이승만을 극부로, 박정희를 신의 경지로 표현하는 것에 경악할 지경이다. 누가 정말 나라를 걱정하는 이들이고, 누가 정말 나라를 망치는 자들인지 이제 시민들이 판단해야 한다.

오랜 세월 반공을 국시로 정하여 빨갱이 사냥에 혈안이 되어온 사회 분위기는 단지 좌파적 경향을 지녔다는 것만으로 사람 취급을 하지 않았다. 중세의 마녀사냥과 다를 바 없는 이런 행태는 이제 그만둬야 한다. 진중권의 전투적 글쓰기가 계속되어 부디 상식적인 생각이 통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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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된 언어 - 국어의 변두리를 담은 몇 개의 풍경화
고종석 지음 / 개마고원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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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글발을 자랑하는 고종석의 이 책은 언어, 특히 모국어인 한국어에 대한 그의 깊은 관심을 드러낸다. 그는 민족주의와 순수주의의 이름하에 행해지는 국어순화운동 등에 의문을 제기한다. 우리말은 본래 번역어에서 시작되었고, 한자문화권에 속한 것이며 근대 이후 일본어를 통한 서구어들의 영향도 적지 않다는 것. 우리말 뿐 아니라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서로를 '감염'시키며 생명력을 얻어간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순수한 언어란 이미 죽은 언어이며, 그것을 주창한다는 것은 전체주의적이고 파시스트적인 발상이라고 한다.

그의 박학다식함에 우선 압도당하기도 하지만, 그의 주장들은 모국어에 대해서만큼은 애국심, 민족주의가 바로 떠오를만큼 철처하게 배워온 우리들로서는 한번쯤 깊이 생각해볼만한 주제이다. 그가 스승이라고 서슴지않고 말하는 복거일의 '영어공용화' 주장은 여러 논의를 불러일으키지만, 일리는 있는 말이다. 어차피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이며, 가능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과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나눌 수 있으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이 모든 논의 속에서도 나는 고종석의 국어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끼게 된다. 우리의 생각을 이보다 더 적나라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가 한국어뿐이므로...우리 다음 세대는 어떨지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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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훔치기 - 한 저널리스트의 21세기 산책
고종석 지음 / 마음산책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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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의 글쓰기는 논리적이고 명쾌하다. 다루기 까다롭고 자칫 난해한 담론으로 흐를 수 있는 민감한 주제들을 쉬운 언어로 물 흐르듯 써내려갈 수 있는 재주는 아무나 가진 게 아니다. 도대체 그는 어디서 이런 글쓰기와 사고 단련과정을 연마한 것일까? 이 책을 통해 고종석은 김규항과 더불어 나의 질투심으로 유발한만한 당대 지식인 대열에 들어섰다.

이 책은 99년부터 2000년 사이 신문에 기고한 21세기 전망에 관한 글들을 모은 책이다. 한 마디로 21세기는 어떤 모습을 한 세상일까를 과거사와 현재의 모습에 비추어 예상해보는 미래학적 책이다. 이런 주제들은 고종석 본인의 말대로 예언서 비스무레한 성격을 지니게 되므로 조심스럽고, 그 예상이 빗나가는 것을 확인하게 될 이후의 지식인들에게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고 쓴 글이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이 모양 저 생각으로 얽혀있는 나의 여러 입장들이 많이 정리되고 궁금증들로 많은 부분 해결되었다. 물론 새로운 의문들과 그에 따른 새로운 실천 과제들도 생겼지만 말이다. 이 복잡다단한 시대에 이런 통찰력 있는 글쓰기가 가능한 지식인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과 나는 어느새 그런 경지에 오를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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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 홍대리 3
홍윤표 지음 / 일하는사람들의작은책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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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일에 한참 치여지낼 때, <천하무적 홍대리>는 내게 웃음을 찾아주었다. 직장 생활도 힘들텐데 도대체 언제 시간이 나서 이렇게 책까지 낸 거지 그런 생각도 했던 것 같다.
그런 책이 벌써 세 권째 나왔다. 그 사이 작자는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만화가의 길을 가게 되었다. 그의 만화를 사랑하는 독자들은 사실 그전처럼 실감나는 얘기를 볼 수 있을까 걱정도 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는 그의 오랜 꿈을 이룬 것이고, 10년 가까운 자신의 직장 생활과 여전히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무궁무진한 소재를 제공해줄 것이다.

이번 책은 전작보다 한 편마다의 컷이 많고, 내용도 좀더 오래 보게 된다. 전보다 더 공을 들이고, 선도 더 세련되어진 듯하다. 그래서 사실 전처럼 쉽게 읽히진 않는다. 속도감이 좀 떨어진다는 얘기다. 그래도 앞으로 그의 책이 나오면 계속 읽을 것이다. 처음의 그 청량한 느낌을 잊을 수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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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입으면 날씬해 보일까?
리아 펠든 지음, 이희주 외 옮김 / 황금가지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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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눈속임' 기법을 이용해서 자기 몸의 결점을 가리고 장점을 살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아무리 완벽한 몸매를 가진 사람이라도 자기 몸에 만족하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저자 리아 펠든은 구체적인 예들을 들면서 절대 입지 말아야 할 스타일과 입으면 좋은 스타일을 구분해서 알려준다. 전체적으로 늘씬해보이려면, 검정색을 위주로 무채색 계열을 즐겨 입으라는 것, 세로줄 무늬 중 잔 무늬는 피하는 것 등 도움이 되는 정보가 많았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그녀가 백인이기 때문에, 검정색에 대해 더 선호하는 게 아닌가 한다. 금발에 백인이 검정수트를 입은 것과 검은 머리의 동양인이 검정옷을 입을 때 느낌이 같지는 않으므로. 결국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맵시있게 입는 것은 시행착오를 거쳐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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