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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학 이야기
박경리, 신경림, 이제하 외 지음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집어든 건 막연한 호기심에서였다. 이렇게 유명한 작가들은 자신들이 하는 문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일반인들하고 다를까, 같을까 등등.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들 각각의 답은 달랐지만, 그처럼 답이 다양했기 때문에 오히려 다양한 생각들을 할 수 있었다. 나는 그중에서 맨 앞에 실린 박경리의 글이 가장 맘에 든다. 너무나 빠르게 앞을 향해 전진 또 전진하는 이 시대를 염려하며, 문학이 부분만 바라보지 않고 인간과 세계 전체를 조망하는 총체성을 회복하기를 바라고, 죽은 꽃을 얘기하는 것이 아닌, 생명있는 살아있는 꽃을 얘기하기를 바라는 대가의 마음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이 책의 주제가 다소 막연한 부분이 있기 때문인지 어떤 글들은 자기 자랑으로 일관되어 있거나, 상황에 대한 불평불만으로 일관하고 있어서 약간 짜증이 나기도 했다. 가끔씩 느껴지는 작가들의 나르시시즘과 감정의 과잉분출을 내가 참을 수 없어 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문학에 대한 나의 생각들을 좀더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해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