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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발, 왼발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37
토미 드 파올라 글 그림, 정해왕 옮김 / 비룡소 / 1999년 9월
평점 :
처음 책 제목만 봤을때 난 그저 어린이 걸음마 시기에 읽혀주는 동화려니 했다.
첫장부터 글자가 좀 많기는 했지만, 아이한테 부담없이 읽어주다가 나는 목이 메어와 더욱 큰소리로 외치듯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아직은 어리기만 한 아이 앞에서 동화책 읽으면서 목이 메어 우는 엄마 모습을 보여줄 수 없어서 나는 목이 메이지 않는 듯 더 큰소리로 읽어 내려갔다.
울음을 참고 읽으려니 왜 이리도 이 짧은 이야기가 길기만 한지...
잊고 있었던 과거의 할머니와 내 주위에서 사라져간 어른들이 생각났다.
아이한테는 그냥 편안한 걸음마 이야기였나보다. 아이는 너무도 단순하게 대답한다.
<처음엔 할아버지가 걸음마 가르쳐주고, 나중엔 아이가 할아버지랑 같이 걸음마 하는 이야기> 정도로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는 내용을 이해한다.
그러나, 이 책은 정말 가슴 아프다. 애써 잊고 있었던 유년을 포함한 현재까지의 잊고 싶었던 기억들이 들쑤셔졌다.
아이보다는 어른을 위한 동화책 같은 기분이 드는 책이다...
왼발, 오른발....살아계시는 동안은 한번도 그 사랑을 이해하지 못했던 나의 오래된 기억 속의 할머니가 생각나는 동화였다.
이 글을 쓰면서도 내 눈에는 눈물이 고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