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베르의 앵무새 Mr. Know 세계문학 21
줄리안 반즈 지음, 신재실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각주에 의한 글쓰기란 이런 게 아닐까.

플로베르의 앵무새는 과연 어느 것이 진짜인가?라는 질문을 맥거핀으로 두고

<마담 보바리>의 작가 귀스타프 플로베르에 대한 전기물이자, 그에 대한 르포이자,

에세이로, 그리고 그 모든 것에 대한 각주로 글은 이루어진다.

쉼없는 인용을 자리자리 마다 배치하고 연결하는 아찔한 솜씨, 신랄한 유머에

줄리안 반즈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자는 욕구는 물론,

당연하게도 플로베르의 텍스트를 읽어야 할 당위를 불러일으킨다.

 

"엘렌. 나의 아내. 죽은 지 백 년 되는 어느 외국 작가에 대해서 이해한 것보다도 더 이해하지 못한 사람.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이상한 것인가, 정상인가? 책은 그녀가 이러저러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삶은 그녀가 한 행동만 말한다. 책은 일어난 일을 설명해 주는 곳이고, 삶은 설명이 없는 곳이다.

삶보다 책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에 대해 나는 놀라지 않는다. 책은 삶을 의미 있게 한다.

유일한 문제는 책이 의미를 부여하는 삶은 당신 자신의 삶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삶이라는 점이다."

-2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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