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마일
닐 배스컴 지음, 박아람 옮김 / 생각의나무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한 때 인간에게 있어 1마일을 4분에 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영역이었다고 한다.

 

"인간은 에베레스트산을 정복했다. 남극과 북극을 모두 도달했다. 아마존의 밀림을 탐사했어며 모든 사막을 건넜다. 그러나 아직 1마일을 4분에 뛰지 못했다."

 

(정확한 인용은 아니지만) 위와 같은 말이 회자될 정도였다고 하니.

이 책은 1952년부터 1954년까지 영국과 호주, 미국의 세 젊은이가 1마일을 4분 안으로 들어오기 위한 각자의 분투를 그리고 있다. 그렇다. 그것은 각자의 분투이다. 동시대에 서로를 의식하긴 하였으나 1마일을 4분에 뛴다는 것은 개인의 영역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 중 누군가가 4분의 벽을 깰 때까지 같은 자리에서 함께 뛰어볼 기회를 갖지 못했고 결국 그들은 같은 트랙에서 서로 겨루지 못하였다.

어떤 면에서 이러한 책은 스릴러의 구조를 지니게 된다. "로저 베니스터, 존 랜디, 웨스 샨티, 세 명 중 누군가가 가장 먼저 1마일의 4분의 벽을 깰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이 책은 3년의 시간을 질주하며 독자를 쉼없는 독서에 빠드린다. 그리고 그 대답에 직면하기까지 가슴을 졸이다가 '결정적 순간'에서 참아왔던 긴 숨을 내뱉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뒤에는 또 하나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4분의 벽을 깬 두 인물이 한 자리에서 대결을 벌이는 것이다.

풍부한 자료와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된 생생한 대화들과 심리 묘사, 그리고 스포츠란 개인의 본분 외의, 가욋일이어야 했던 아마추어리즘의 당대의 풍경을 빼어나게 드러내주는 이 책은 닐 베스컴이란 작가의 이름을 기억시킨다.

 (2005.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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