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 제120회 나오키상 수상작
미야베 미유키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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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서 미야베 미유키는 이야기를 자꾸 미룬다.
단도직입하여 사건의 정체를 해명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와 인물을 계속 방사하며
인물의 사연과 사건의 윤곽을 들려준다.
그리고 그 인물의 사연은 조금씩 포개지며 벤다이어그램을 넓히면서
버블 경제 이후 90년대 중반이라는 일본이라는 사회를 펼쳐놓는다.
(직전에 읽은 텐도 아라타의 <고독의 노랫소리>를 연상시키면서)
한 의사(pseudo) 가족의 결합과 그 파멸을 에둘러 그리며 함부로 가치판단을 개입하지 않는다.
결코 평범할 수 없는 각개의 인물이며 그들의 사연이지만 그 인물과 그 사연들의 축척이
그 사회의 역사이며 당대의 현실이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독자들이 '지금' 살고 있는
'여기'라는 걸 각개의 악기와 그 합주로 들려준다.
왜 일본의 독자에게 그토록 호응을 얻었는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을 듯하며
그 짐작되는 내 안의 사연에 쓰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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