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강상중
강상중 지음 / 삶과꿈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그런 사람이 있다.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알려는 노력도 하지 않은 채 막연히 흠모의 마음을 품게 되는 이. 물론 앎의 과정을 거치고 그것이 깨질 수도 있겠지만 이런 마냥의 감정이란 앎과 별개로 존재하는 게 아닐까. 논리와는 대체로 무관한 것이다. 내 사람 사귐이 보통 그렇듯.
강상중도 내게는 그런 느낌을 주는 사람이다. 이산에서 나오던 몇 권의 책을 서점에서 팔 때는 그저 이름만 기억하는 정도였다가 일본에서 이 책의 표지를 봤을 때부터 마음에 들어왔었다.
이 책은 재일 2세로서 일본에서 살아가는 동아시아인 강상중의 자전문이다. 한국전쟁이 발발하던 해, 구마모토의 조선인 마을에서 태어나, '나가노 데츠오'로 살아가다 와세다 대학 재학 시절 '강상중'으로 이름을 바꾸며 한국국적을 지닌 재일이자 일본에서 살아가야 하는 동아시아인으로서 '강상중'의 삶이 시작, 현재까지 쉼없이 발언을 하고 있다.
이 책에서 강상중은 감정의 기복이 다소 격하고, 과하게 감상을 늘어놓기도 하지만 그 감정의 굴곡이 이 책의 전체로서 묘한 온기를 띤다.

#거친 생짜 번역과 생뚱맞은 편집으로 이 책의 진가가 훼손되는 듯하여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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