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트먼의 천국
마이클 커닝햄 지음, 김홍엽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작가의 야심이 반영되었을 싶을 그 문장(구조)들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어떤 효과를 구성했는지 알 수가 없다.
내 독법에 문제가 있겠지만 자꾸 이야기를 놓치고(이야기가 중요했을까?) 문장에 휘말린다(역시 의도였을까).
3부를 읽으며 이 소설이 분명 '성경'을 바닥에 놓고 썼을 거라 추측해보지만 어설픈 깜냥으론 그 이상의 추측이 진정되지 못한다.
내게는 1부의 처연함과 2부의 공포, 3부의 불안함, 이 모든 게 같은 말이거나 거짓말일지도 모른다.


"루카스는 영혼을 전혀 지니고 있지 않았다. 루카스는 이방인이었으며 어느 곳에도 귀속될 곳 없는 시민이었고, 카운티 케리 출신으로서 뉴욕에 이식되었다. 이곳에서 그는 마름병에 걸린 토마토처럼 자랐다. 그는 이곳에서 다른 아일랜드계 사람 모양으로 노래 부르거나 소리치지 않았다. 그는 영혼을 이곳에 정착시킬 수 없었다. 여기저기에서 공허함이 섬광처럼 번뜩였으며 그와 더불어 고통스런 사랑이, 별자리 지도와 멀차디 씨의 안경에 어리는 불꽃과 캐더린과 엄마와 바퀴달린 말을 향한 사랑이 충격처럼 다가왔다. 그는 사이먼을 애도하지 않았다. 그는 천국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그는 예수 부활의 피를 갈구하지 않았다. 그가 원하는 것은 도시의 소란함이었다. 도시에서 사람들은 자기 몫의 옥수수 혹은 석탄을 운반하고 바이올린에 맞춰 춤을 추었다.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였다. 사고팔기도 하였고 물물교환도 했다. 항상 기분 좋은 것은 아니지만 활력이 넘쳐났다. 그에게 있어서, 활력은 영혼이 뜻한 바였다. 그것은 반항적이며 불굴의 생생함이었다. 그는 책이 그러한 것들을 자신에게 스며들게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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