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제럴드 단편선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3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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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면에서 피츠제럴드의 단편들은 <위대한 개츠비>의 변주인 듯하다.
상실한 무엇을 되찾기 위해 다른 무엇을 이루지만 결락한 무엇은 결국 돌아올 수 없다. 되찾을 수 없는 그 '무엇'을 문장으로서 그려내는데 피츠제럴드를 따를 수 있는 이가 있을까, 심지어 그 집요함이라니.
너무나 아름답고, 지독하게 처연한 이 단편을 읽는데 많은 힘이 필요하다, 정신적으로든 물리적으로든.

다음과 같은 문장을 읽는데 말이다.

세상에는 시간이 얼마든지 있었다. 그의 시간과 그녀의 시간 말이다. 그러나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는 순간, 그는 아무리 영원히 찾아 헤매더라도 잃어버린 4월의 시간은 절대로 되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두 팔의 근육이 저려올 때까지 그녀를 꼭 껴안을 수도 있었다. 그녀야말로 갖고 싶은 고귀한 그 무엇으로, 분투해 마침내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 옛날 어스름 속에서나 산들바람 살랑거리던 밤에 주고받은 그 속삭임은 이제 다시는 되찾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 갈테면 가라, 그는 생각했다. 4월은 흘러갔다. 이제 4월은 이미 지나가 버렸다. 이 세상에는 온갖 종류의 사랑이 있건만 똑같은 사람은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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