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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맨 - 제임스 브래독, 맥스 베어, 위대한 복서들
제레미 샤프 지음, 박아람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잊혀진 헤비급 챔피언, 제임스 J. 브래독에 관한 논픽션.
한때 촉망받는 라이트 헤비급 복서였다가 오른주먹이 골절되며 그의 경력을 깎아먹었고 대공황을 맞아 부두 노동자로서 연명을 해야했던 제임스 브래독과 <모든 여자의 남자>라는 인상적인 제목의 영화에서 주인공으로까지 활동했던 미남 복서 막스 베어의 복서로의 삶을 대조하며 맨주먹에 가깝던 6온스 글로브로 시합을 냈던 1920~30년대 복싱의 영화기를 흥미롭게 그려낸 책.
당시의 기사들의 인용들이 인상적이다. 티비 중계도 없었고 라디오 중계도 근근히 이루어지던 당대에 일반 대중과 스포츠를 매개하는 절대적 권위를 스포츠 기자들이 가지고 있었고 그들의 말빨은 전투적이고 치열했으며 신랄했다.
제임스 브래독이 형편없는 시합 후의 기사들.
"어니 샤프와 제임스 브래독의 대전을 지켜본 후 그 어느 때보다도 제임스가 훌륭한 체스 선수에 잘 어울릴 거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는 체스에 필요한 스피드를 충분히 갖춘 선수다."
"브래독은 순한 기질과 튼튼한 턱을 가졌다. 하지만 메트로폴리탄 타워에 있는 커다란 시계가 15분에 한 번씩 종을 울리듯이 15분에 한 번씩 펀치를 날렸다. 이것은 종종 권투에서는 부적절한 스피드이다."
"제임스 브래독은 전형적인 거북이 공격형이다. 그는 약 30초 전에 상대의 턱이나 갈비뼈가 있었던 지점에 가장 치명적인 펀치들을 날려댔고, 그의 펀치는 1, 2미터 차이로 안타깝게 표적을 빗나갔다. 브래독의 경기는 더운 여름밤에 보면 좋을 것 같다. 스윙샷으로 시원한 바람을 일으켜줄 테니 말이다."
브래독이 챔피언을 딴 후의 기사
"관중들은 브래독에게 압도당했다. 이 완벽한 영웅을 보라! 우리 사회의 전형적인 패배자. 겸손하며, 누구나 좋아할 만한 이웃집 친구. 아내와 세 아이가 있는 훌륭한 가장. 공황의 희재자. 너무나도 가난하여 구제 기금으로 살아가야 했던 남자. 그러나 자기 자리를 찾은 후 힘들었던 시절 국가에서 받았던 돈을 마지막 한 푼까지 남김없이 돌려줄 정도로 자존심이 강한 사내. 몇 년 전 링에서 자신의 행운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고갈시킨 것처럼 보였던 선수. 그러나 그는 우리 모두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이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겠다는 꿈을 실현시키고야 말았다! 모두가 지미를 응원한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비록 돈은 반대쪽에 걸긴 했지만 말이다."
"믿기 힘들이 발생했다. 제임스 J. 브래독은 이제 헤비급 세계 챔피언이다. 이런 일은 프로 권투 역사상 단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다. 이 사건은 한 용감한 사내에게 훌륭한 왼손이 주어진다면 어떤 일이 생길 것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제임스 브래독 사망 기사.
"만일 죽음이 인간에게 쉽게 찾아오는 것이라면, 그것은 그의 인생에서 유일하게 쉬운 일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