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크노아 1
김혜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8년 9월
평점 :
품절


정확하게는 운동권적인 SF라고 해야 할까. 소외된 사람들, 삶의 어두운 부분. 수많은 SF가 그려낸 디스토피아적 혼돈은 이 작품에도 살아있고, 인간병기로서 탄생된 유전공학 실험체 주인공들은 세상에 널리고 깔렸지만 이 작품이 좀더 차별화될 수 있다면 역시 그런 운동권적인 시각이 아닐까 한다. 전형적일 수도 있는 등장인물들, 가령 자유를 갈망하는 사이보그 기타리스트서부터 주인공들인 유전공학 초능력자들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어딘지 모르게 지금 우리 속의 소외된 사람들과 많이 닮아있다. 간단히 말해서 비슷한 주인공을 내세운 강경옥의 '노말 시티'와의 분위기 차이를 보면 알 수 있다. 김혜린의 작품 속에 녹아있는 '사회(운동)적인 시각'이, 이 작품을 특징지운다고 할만 하겠다.

그리고 그 요소가 미래와 잘 녹아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참으로 뻔한 주인공과 뻔한 배경이지만 지금 이 책을 읽어도 재미있고 감동적인 것은 그런 것 때문이 아닐까.
힘들어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김혜린 특유의 외유내강한 캐릭터들 덕분에. 이제는 시대감각 때문에라도 아마 뒤편이 나오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그래서 이 미완의 작품이 더더욱 소중하다. 정말이지, 뒤가 안 나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야...T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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