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헴 폴리스 1
강경옥 지음 / 시공사(만화) / 2000년 7월
평점 :
품절


강경옥의 만화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만화입니다. 옴니버스 스타일로서 주요 뼈대는 둔하고 얼빵한 하이아와, 그녀를 사랑해버린 정상적인 감성의 소유자(...조금 차가울지도) 라인의 사랑 이야기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평범한 로맨스물처럼 밀고 땅기는 두 사람의 감성에 치중하는 사랑 100%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 이야기는 근본적으로 사람들간의 감정의 이야기입니다. 누가 누구를 좋아하고 사랑하고... 그것은 비단 남녀간의 애정뿐만이 아니라 남남간 여여간 우정을 포함한 그 모든 영역을 포괄합니다. 자신을 친구로밖에 보지 않는 이성 파트너를 사랑해버린 헤렌 수이는 그 때문에 하이아를 구박하지만, 결국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떠납니다. '그'를 '친구'로서 보는 훈련을 하기 위해. 라인의 죽마고우 레이 신은, 소꿉친구를 빼앗기는 자의 질투를 아주 섬세하게 보여주고 있지요. 꼭 '이성'애인을 빼앗기지 않더라도 오랜 친구를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는 마음, 그 질투심은 남남간이든 여여간이든, 혹은 부모자식 간에서도 숱하게 일어나는 일인 겁니다.

그리고 둔녀 하이아가 자신의 감정을 깨달아가는 과정 역시, 심리 묘사의 대가 강경옥의 대표작 중 하나라는 말을 능히 들을만 하리만치 섬세합니다. 역시, 명작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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