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온 집, 우리가 살아갈 집 - 서윤영의 우리건축 이야기
서윤영 지음 / 역사비평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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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같기도 하고 수필가같기도 한 서윤영님의 아름다운 책 "우리가 살아온 집, 우리가 살아갈 집"을 읽고



오랜만에서 향기나는 책을 읽었다는 생각이다. 잠을 자기 위해 머물렀던 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토지문제와 전통을 고민하는 본인에게는 우리의 전통에 대한 추구와 새로운 미래를 어떻게 함께 만들 수 있는 지를 고민하는 작가의 관심이 마음에 다가오는 부분이다.


우리 전통가옥이 가지는 아름다움 - 아자살이나 용자살 등으로 표현되는 창호, 툇마루의 심미성 - 이 단순한 아름다움만이 아닌 기능적 편리함도 가지고 있다. 

주택의 안채와 사랑채의 구성을 통해 공적인 공간과 사적인 공간의 조화를 생각하고 있으며 구별하지만 동선상으로 연결시켜 편리함을 추구하는 선조들의 기지가 엿보이는 설계라는 것이다. 현대로 들어오면서 외부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공간이 많아지면서 점차 주택이 사적인 공간으로 축소되면서 사랑채가 상실된 것이다. 

지붕도 주로 유럽의 지붕이 박공면을 정면으로 보이게 하는 구조인데 비해 우리는처마끝이 정면으로 보임으로서 단아하면서도 정감있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지붕을 구성한 서까래의 구성도 지붕의 대형화에 따른 목재수급상 부연과 도리의 활용으로 자재 활용도를 높이면서도 동시에 멋까지 추구한 선조들의 지혜가 보인다 하겠다. 주로 보수성을 강조한 주택(사당 등)은 맞배지붕을 했으며, 조선시대의 신식 건물이라 할 수 있는 건물(경회루 등)은 팔작지붕을, 일반적인 주택은 시원한 느낌을 살린 우진각지붕을 선호했다는 것이다. 

집안의 구성도 ㅡ 자형에서 ㄱ 자형으로 다시 ㅁ자형으로 바꿔지면서 편리성을 추구한 측면은 오늘날 아파트 문화에도 살아있다. 조선후기 노비의 감소로 인한 노동력의 감소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에서 비롯되었다. 

특히 가회동 한옥단지는 일제시대에 조성된 한국자본으로 만들어진 개량식 한옥단지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신설동과 신촌 등 일본자본에 의한 수도확장이 환경적 문제를 많이 만들었었다. 수원 조성은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도시 건설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만 정조의 서거 이후 몰락하여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조선 후기 형성된 씨족마을은 토지부족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고자 장자상속을 인정하게 되었고 그 이유를 제사문제로(주자가례) 연관시키면서 발달하게 된다. 씨족마을 문화의 패쇄성이 오늘날 아파트문화에도 연관되고 있는 것이다.


서윤영의 다양한 시각은 나에게 많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문화적 측면에서 생각을 해왔던 나에게 건축이라는 정적인 구조가 인간의 심상을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 잘 제시하고 있다. 이것은 역으로 말하면 정적인 구조를 바꾸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단지 상부구조만이 아닌 정적인 구조 설계도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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