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원도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3월
평점 :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
죽음이 가까워진 원도에게
던져진 질문이다.
죽지 않았던 이유.
아니 살고 싶은 이유를 찾기 위해
머릿속 기억을 쥐어짠다.
원도의 기억에 여러 가지가 떠오른다.
삶의 구원은 어디에 있을까?
원도는 하나씩 기억의 조각을 모아 보지만
그 조각들은 살아야 할 이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실 삶의 이유는 원도
그 자체에 있었다.

이 소설은 약 11년 만의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의 개정판이다.
원래 이 소설을 발간할 당시
작가님은 원도라는 제목으로
발간하길 원했지만 그때 당시엔 그러지 못했다.
이전 제목도 인상 깊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원도라는 제목은
원도라는 사람의 모든 것에 집중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더 좋았다.
이전 제목이었으면 개인보다는 죽음에
더 포커스를 맞추며 읽었을지도.

이 소설은 주인공 원도의
생각을 같이 따라가며
나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하고
살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심도 있는 고민을 하게 만든다.
전체적으로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에
솔직한 원도의 생각과 기억 그리고
그의 스토리가 전개된다.
나는 이 소설을 보는 내내
사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원도가 먼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원도는
가까이에 있을지도 모른다.
혹은 내가 원도일지도 모른다.
나 역시도 나쁜 생각에 사로잡혀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살기 위한 이유를 찾기 위해
발버둥 친 경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내 삶에 있어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나에게 되묻고 있다.
내가 죽지 말아야 하는 이유.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느꼈다.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사실
바닷가에 모래알처럼
셀 수 없이 많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내일 출근을 해야 해서
라면을 먹어야 해서
시원한 물로 샤워를 해야 해서
벚꽃을 구경하러 가기 위해서 등등
수많은 이유는 나를 삶으로
어둠에서 빛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그래. 가끔은 어둠 속에 숨어
모든 것을 감추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햇빛이던 불빛이던
나를 비추는 빛은 날파리가 빛을 따라가듯
홀리게 만들고 열광하게 만든다.
그러니까 살아야 한다.
나도 살아야 하고
내 주변 사람들도 살아야 하며
이 글을 보는 사람 보지 않는 사람
스스로 세상을 등져서는 안 된다.
마음속 큰 상처가 있다는 것,
더 이상 세상이 의미 없다는 것 잘 안다.
그러나 어떻게든 이유를 만들고 살아가자.
원도 당신은 그래야 하고
그럴 가치가 나는 있다고 믿는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