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을 시간이 없다. 아니, 사실은 마음의 여유가 없다. 할 일이 너무 많아서 하나를 하고 있을 때 다른 하나의 일 때문에 압박감이 생겨 집중할 수가 없다.
그러니 시간이 없다, 없다 하면서도 사실은 스트레스를 풀겠다는 그 핑계로 누구를 만나서 술 한잔 기울이고- 다음날이 되면 또 후회하고, 그 생활의 반복이다. 주말엔 그래도 한 권쯤은 읽어야지 생각했는데 역시 안된다. 아아, 어쩌나.
어쩌면 올해 마지막 읽은 책 정리가 될 1월의 읽은 책 페이퍼. 그닥 읽지도 못했다. 흣

교고쿠 나츠히코의 장광설(?) 시리즈를 읽었다. 작년 여름-아니 재작년 여름인 듯하다- <우부메의 여름>을 읽고 그 오싹한 괴이함에 섣불리 시작하지 못했던 교고쿠도 시리즈다. 방학을 맞이해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도 않았고, 쉽게 멈추지도 못해서 결국엔 <광골의 꿈>까지 모두 섭렵. 외전 격인 <백기도 연대> 에노키즈 이야기는 아까워서 못 읽었다. 그 정도로 재미있었단 말이다. 원래 나는 오싹한 이야기, 요괴, 망령, 귀신 기타 등등의 이야기는 정말 싫어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작가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정말 좋아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흐흣.
어쨌든, 기리노 나쓰오 이후 최고의 작가 발견이다^-^

<모방범>의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사라져가고 있을 무렵, 후속작인 <낙원>이 출간되었다. 이 작품 역시 기대가 커서 아껴두었다가 이제서야 읽기 시작.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이라는데, 왠걸. 하루만에 다 읽을 정도로 흡입력 최고-. 드라마 <마왕>에서 접했던 사이코메트리에 관한 이야기라 <레벨 7>이나 <가모우저택 사건> 같은 분위기일까봐 처음엔 걱정했으나 기우에 불과했다. 아아, 오랜만에 미미여사다운 작품을 읽었다. <흔들리는 바위>는 계속 읽겠다고 벼르고 있는 중이나 <낙원>같이 좋은 작품을 읽은 후라 망설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