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는 다르지만, 나도 그 나이를 살았다. 환경은 다르지만, 그 나이 때 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 방황하고, 내 삶에 대해 고민하고, 우정을 나누고, 시를 쓰고, 편지를 쓰고, 반항하고. 왠지 슬프다. 그 시절이 이미 흘러가버렸다는 사실이,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 이미 사회에 너무 적응해버렸다는 사실이.

황석영은 이제 너무 대중적인 작가가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나는 좋다. 시대를 읽어내는, 나를 돌아보게 하는 그가 참 좋다. 앞으로도 계속 그가 좋은 작품들을 마구마구 써냈으면 좋겠다.

 

 <인사이트밀>은 사실 별 기대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술술 읽히는, 흥미진진한 소설이었다. 궁금증 때문에 손에서 놓을 수 없다고나 할까. 개연성이 부족하긴 한데, 나름 괜찮았다. 왠지 이야기가 더 이어질 것 같은데,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기대가 된다.

 <제물의 야회>는 기대도 많이 했고, 기대만큼 좋았다고나 할까. 사이코틱한 범인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등장하는 형사가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싫은 부분이 가려졌다. 보기 낯뜨거운 장면이나 섬뜩한 부분이 많이 등장하지만 역시 흥미진진하게 달릴 수 있는 책이다.

 말로만 듣던 일본 추리계의 전설, 에도가와 란포를 만났다. 고전 중의 고전이라 그런지 약간은 유치하고 뻔한 작품들이 몇몇 있었지만, 그래도 꽤 읽는 재미가 솔솔한 편이었다.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은 그냥, 그저 그랬다고나 할까. 쓸쓸할 때, 쓸쓸한 이야기를 읽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쓸쓸한 사람들이, 꿈을 잃은 사람들이 자꾸 내 모습과 겹쳐져서 더 그랬는지 모른다. 그래도, 살아가는 그들이 있듯이, 나도 살아가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