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의 대죄>는 출간된지 시간이 지난 작품인데 좋다는 이야길 많이 들어서 사두었다가 이제야 읽었다. 흡입력이 굉장히 좋은 작품이다. 법정드라마인 줄 알고 읽었다가 사이코틱한 등장인물 때문에 흠칫 놀란 경찰 소설이긴 하지만, 주인공의 캐릭터가 상당히 마음에 들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서 세 권이라는 분량도 전혀 많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 작가의 작품은 번역되는 대로 읽고 싶다.

 

 <흰옷을 입은 여인>은 상당히 두께감이 있는 작품이라 읽는 데 좀 힘들었다. 힘들었다,는 얘기는 흡입력은 좀 떨어진다는 의미다. 모든 사건이 일어나고 난 뒤의 진술, 일기 등의 방법은 다양한 구성으로 재미를 주지만, 사건은 너무 늦게 일어나고 소소한 이야기와 복선을 너무 많이 깔고 시작해서, 읽는 나는 사건 전에 지쳐버리게 되었다. 흑. 어쨌든 그 사건의 전말이라는 것도- 전혀 고민하지 않고도 쉽게 알아챌 수 있는 성질의 것이라 시시해지기 그지 없다. 하지만 이상하게,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생각하면 할수록 감기는 맛이 있다고나 할까.

 

 

요코미조 세이시의 매력, 탐정 긴다이치의 매력을 잊고 있었다! 9월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책-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고, 일본 드라마나 영화도 보고 싶은 마음을 꾹 눌러 참고 있었는데 드디어 책을 읽었으니 이제 영화와 드라마도 좀 봐야겠다. 조금은 생각하고 있던 이야기의 전개에도 실망스럽지 않았고, 트릭 역시 놀라웠고, 한 번에 해결해주는 긴다이치의 마력(?)도 여전해서 좋았다. 긴다이치 시리즈 중에서는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으흣.

 

 

  

<괴이>는 내가 좋아하는, 미미여사의 시대물이다. 단편보다는 장편을 좋아하는 지라, 가볍게 읽기 위해 골랐는데 가볍기 보다 마음을 울리는 내용이 많았다. 이러니, 어찌 내가 미미여사의 시대물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북스피어 출판사에 머리숙여 감사의 인사를 하고픈 마음이다ㅠ

<통곡>은 처음 소개되는 작가의 작품인데, 읽기 전부터 "반전"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솔직히 무슨 반전일까 생각하며 읽은 작품이다. 나는 아직 초보인지, 전혀 생각지 못한 결말에 충격을 받았는데- 여운도 남겨주면서 되새겨보니 어찌나 슬펐는지 모른다. 하지만, 교차하기 전의 사건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이야기가 완벽한 짜임새를 갖추지 못한 것 같아 많이 아쉽다. 왠지 작가가 '반전' 하나에만 포인트를 두고 이야기를 쓴 것 같다고나 할까. 마치 '반전'에 목숨 건 독자들처럼.

 

주위에서 기욤 뮈소의 작품이 참 재미있다는 얘기를 듣고, 서점에만 가면 이런 느낌의 표지를 달고 나온 같은 작가의 책이 눈에 띄게 진열되어 있어 한 번쯤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목들도 참 감성을 자극해서 왠지 기대를 많이 하게 되었다. 아, 내가 보기엔 정말 별로인 책이다. 술술 잘 넘어가긴 하지만, 매끄럽지 않다는 느낌이 계속되고, 차라리 그 시간에 잘쓰여진 혹은 갈등구조가 명확한 로맨스 소설 한 편을 읽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기욤 뮈소는 땡! 

 


 

 

 

 

<x의 비극>은 내가 읽는 앨러리 퀸의 첫 작품. 역시,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치밀한 트릭과 추리에 감탄했다. 어색한 몇몇 문장과 단어 번역에 흐름이 끊기고, 뜬금없는 그림에 실소를 머금은 건 빼고 말이다.

마르케스의 <사랑과 다른 악마들>은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내용이었는데, 나는 일단 종교적 색채가 스민 작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조금은 아쉬웠다.

<잘린머리 사이클>은 헛소리꾼 이짱의 헛소리를 다 넘겨버리고 읽어서;; 우려했던 것과 비슷하게 좀 청소년 취향 같아서, 이 시리즈는 시작하자마자 끝내버릴 것 같다. <

로라, 시티>는 표지의 포스부터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스밀라를 생각하니 어려울 것 같던 내용도 의외로 술술 잘 읽히고, 괜히 기억이나 죽음이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좀 우울해지니까, 이 시기에 왠지 어울리는 책 같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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