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 리쿠,는 이제껏, <삼월의 붉은 구렁을>이 최고의 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왜 이제서야 <밤의 피크닉>을 읽었던가, 후회도 해본다. <밤의 피크닉>을 읽고 그 오묘하고 환한 분위기에 매료되었는데, 좀더 일찍 그 매력을 알았다면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외면하고 식상해 했을리 없다. 도코노 연작에서 느낄 수 없었던, 유지니아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아름다운 청춘이 이 책에 있다. 온다 리쿠,에 열광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었다. 가슴 벅찬 소설이다.

 

 

 

 

 

 사실은 관심이 쭉- 없다가 몇 편의 리뷰를 읽고 흥미가 동한 작품이다. 역시, 내 취향은 아니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느끼는 거지만, 나는 '추리소설'을 좋아하나 '스릴러소설'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 둘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전혀 다른 느낌이다. 악의 영혼은 전형적인 스릴러 소설로 피가 난무하는 작품인데다가, 연쇄살인범이 등장한다. 새로울 것 없는 설정에, 질릴 정도로 소재로 사용된 '단테의 신곡'이 등장한다. 작가인 막심 샤탕이 스물여섯에 쓴 작품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조금은 묘사가 부족하고 어설픈 몇 군데의 흐름이 눈에 거슬렸다. 그의 작품이 곧 출간될 예정이라 더 관심이 갔었는데 일단 보류다.

  

 

 

 

폼페이 최후의 그 날. 왠지 끌린다. 평소 '로마'에 지긋지긋할 정도로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나는 올커니,하고 집어들었는데 술술 잘 읽히기는 한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 궁금증을 유발하며 진행되던 초반부에서 중반부로 넘어가면서 흡입력은 떨어지고, 이미 다 알고 있는 결말의 나열에 지나지 않은 묘사에 긴장감도 떨어진다. 로버트 해리스라는 작가가 팩션으로 유명하다고 들어 '당신들의 조국'도 덜컥 구입했는데 어떨지 심히 걱정이다.

 

 

 

 

 독특한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이메일, 일기, 편지, 일반적 서술이 두루 사용된 구성상의 특징만으로도 이 소설은 특이하다. 또한 미스터리한 요소와 유머러스한 요소가 절묘하게 결합되어 읽는 내내 궁금증과 피식대는 웃음을 참을 수 없다는 점도 이 소설이 가지는 장점이다. 하지만 억지스러운 설정이 눈에 거슬린다. 캐릭터에 대한 별다른 설명없이 '동기'를 부여하고 독자에게 이해하기를 요구하는 것은 작가의 오만이 아닌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