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여정을 끝낸 기분이다. 3권은 클라우디우스의 황제로서의 진면목이 드러나있는데, 너무도 인간적인 그의 모습에 웃기도 하고, 마음 아파하기도 했던 책이라 마지막 부분은 숨도 쉬지 않고 읽었더랬다.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는 남편을 속이고 부정을 저지른 아내 메살리나, 그녀의 배신 이후 모든 이상을 버리고 꼭두각시처럼 살아가다 결국 독살당하는 그의 모습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한참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가 인기를 끌 때에도 로마사가 참 흥미롭다고 생각했었는데, 여전히 그렇다. 시간나면 로마사와 관련된 책을 좀 더 읽고 싶다.

 

 

 

 

 무엇이 특별한가, 읽는 내내 생각했다. 나오키 상을 수상했다고 했다- 극찬 일색의 평들이 많았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했다. 마지막 오토바이 질주 신에 그 답이 있었다. 늑대개 '질풍'과 하나가 되어 질주하는 오토미치 다카코의 모습에, 인간과 동물을 넘어선 그 동질감에 나는 온몸을 떨었다. 재미, 보다는 가슴 떨리는 느낌이 있는 소설이었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이후, 출간된 존 르 카레의 소설을 모두 샀다. 그래봤자, 세 권이 전부지만. 가장 늦게 출간되었지만, 가장 먼저 쓰여진 책인 <죽은 자에게 걸려 온 전화>는 조지 스마일리라는 주인공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로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읽는 내내 존 르 카레 특유의 부족한 듯한 주인공의 묘사에 빨려 들어가 나는 은근히 그가 불쌍했다.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스파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면서, 멘델이라는 멋진 형사까지 등장시켜준 이 책은 슬픔이 묘하게 깔려 있는 그의 특유의 문체를 잘 살리고 있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도 역시 기대된다. 세월이 지나, 냉전체제가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으면 또 어떤가. 그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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