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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최고작이라고 평가받는 <백야행>을 이제서야 읽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한마디로 생각보다는 별로였다는 것이다. 범인을 알아가는 재미는 일찍부터 사라지고, 나는 신의 입장에서 사건을 보게 된다. 그리고 예정된 수순을 밟아가는 이야기. 다만, 이 책에서 주목할만한 것은, 여운을 남기는 결말이다. 그렇게 가슴이 아릿할 수가 없었다.
이 책으로 히가시노 게이고는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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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데 진도가 안 나가는 희한한 책이다. 아마도 인물들이 너무 많이 등장한 나머지(그것도 이름이 비슷해서 너무 헷갈린다) 가계도를 한 번씩 들춰보는 일, 혹은 일인칭 화자가 앞서 한 이야기를 독자가 다 기억하고 있으리라 판단하고 그냥 넘어가는 일화를 다시 들춰보는 일 때문에 그러리라. 이미 클라우디우스는 격변기를 지나 황제가 되었다. 사람이란 참,, 간사한 동물이라, 격변기에는 얼른 황제가 된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더니만, 황제가 되니까 조금 지루해져 오히려 칼리굴라같은 폭군이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