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박한 지식이 돋보이면서, 읽는 내내 세밀한 묘사가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작품. 책을 다 읽고 난 이후에도 소름이 돋아 가시질 않는다. 나도 악몽에 시달리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이렇게 무서울 줄 몰랐다. 기시 유스케, 참 글 잘 쓰는 작가군.

 

 

 

 

  엄청난 페이지에 좁은 행간, 시작하기 전부터 읽기에 질릴 정도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 정도의 흡입력이라니 놀랍기 그지 없다. '핑거스미스'란 도둑을 의미하는 은어라는데, 제목처럼 런던 뒷골목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어 볼거리도 많고, 레즈비언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소설은 처음이었지만 위화감없이 읽을 수 있어 괜찮았다. 두 주인공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가 반전을 담고 있어 흥미진진한데, 나는 수전의 입장에서 전개되는 이야기가 어찌나 재미있던지. 암튼 재밌다.

 

 

 

 

 요코야마 히데오의 이름값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무의미함, 허무함, 한탕주의 등으로 가득찼던 청춘같지 않은 청춘의 이야기가 공소시효 하루를 남겨두고 펼쳐진다. 긴박감은 물론이고, 곳곳에 놓여있는 힌트들이 몰입을 돕는, 단 한 명도 소홀함이 없는 작품이다. 아쉬운 점은, 마지막 반전은 놀랍긴 했지만 왠지 설득력이 떨어져서 빼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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