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우와, 재미있다. 술술 잘도 읽힌다. 간만에 흡입력 있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책을 읽었다. 긴장감도, 유머도, 따스함도 이 책 한 권에 모두 담겨 있다. 물론, 이해가지 않는 몇 가지 억지스러운 설정이 있지만, 그것도 모두 '야가미'라는 주인공의 매력에 묻혀 버린다.
다카노 가즈아키. 이제 난 그의 팬이다. 힛.
이 책이야말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 주인공인 "덱스터"가 벌이는 추적은 숨돌릴 틈 없이 진행되고, 그 동안 나는 책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독자에게 추리를 하게 만드는 소설은 아니지만, 그만큼의 흥미와 궁금증을 유발하는 작품이다. 전반부는 두서없는 듯한 인물과 에피소드의 나열로, '이야기가 언제 진행되는 거야?'라는 생각을 품게도 하지만,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절묘하게 들어맞는 인물과 에피소드는 감탄을 자아낸다.
아, 한 번 더 읽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추리소설에서 일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특히 관찰자도 아닌 주인공으로서의- 특이한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주인공과 동화되는 느낌은 강했지만, 명쾌한 추리에 탄복하는 즐거움을 얻기는 힘들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모험적인 요소가 강해지니 더욱 그러하였다. 하지만 기괴한 분위기와 예측할 수 없는 살인 동기 등,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던 소설.
아, 나름대로 추리소설 매니아(?)라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역시 좋아하는 것과 잘 아는 것에는 차이가 있나보다. 할런 코벤의 소설을 처음 읽는다. 처음 접하는 작가가 이렇게 많다니ㅠ 유명한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손이 잘 가지 않는 것은, 순전히 책 분량 때문이다. 요즘같으면 거의 한 권으로 합본하여 출판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두 권으로 출판해주시는 센스-;;; 나는 원래 두 권으로 출간된 책은 잘 읽지 않는 편이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읽게 된 이 책은 굉장한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한마디로, 반전은 기가 막힌다. '사진 한 장'으로 시작된 모든 사건은 긴밀한 연관성을 가지면서 결국은 주인공에게로 귀결된다. 그렇지만, 모든 일이 끝나고 난 뒤에 뜬금없이 짜맞춰지는 주인공의 추리는 납득하기 어렵다. 추리 자체는 완벽히 그럴싸하지만,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가 완벽하게 생략되었단 말이다. 개연성 없는 추리는 반전의 묘미를 조금, 빼앗아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