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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tournelle 2009-02-25  

엘리아스의 '결합태(figuration 피규라치온)' 개념과 '결합태 사회학'에 대해서 물어보셨잖아요? 이에 대해서 복잡하게 설명하는 것이 어려울 듯 싶어 엘리아스가 직접 쓴 <사회학이란 무엇인가>(나남, 1983)의 한 장(章)에 이에 대해서 설명한 부분이 있어 내용을 아래와 같이 간단히 정리했습니다. 아래의 내용만 읽어보신다면 대충은 감이 오실 것 같아요.  


인간은 기본적인 상호의존성 때문에 여러 가지 상호 결합되어 있다. 따라서 가족, 학교, 도시, 사회계층, 국가 등 유동적 세력균형을 내포하고 매우 다양한 형태의 상호의존 구조 또는 ‘결합태(Figuration)’(혹은 ‘인간 결합태 MenschenFiguration’)를 갖는 무수한 개인이 출현하고 있는 것이다(167).

우리가 인간을 연구함에 있어서 한편으로는 개인에게, 다른 한편으로는 여러 개인들이 상호간에 얽어 놓은 결합태에 조명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 두 측면을 항상 염두에 두지 않는 한 관찰 대상이 되는 각 측면의 이해는 불충분한 것이 되기 마련이다. ‘개인’과 ‘사회’라는 두 가지 서로 다른 개념은 인간세계 내에서 상호격리가 불가능하면서도 서로 구분되는 두 측면으로 지칭하고 있다(168).

결합태 개념은 사회학적 토론에 있어 수행되어야 할 특정한 과제가 부여되는데, 우리의 사고 가운데는 인간상을 분열시키고 양극화시키는 어떤 강제력이 있다. 이 때문에 ‘개인’이라는 상과 ‘사회’라는 상은 상호병렬적인 것으로 규정되곤 한다. 결합태 개념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도록 해 주는데, (왜냐하면) 종래의 개념적 양극화 현상에 여러 가지 다양한 신념체계 및 이상이 반영되어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는 두 가지 신념 체계를 신봉하는 사람들로 분할되는데, 한 신념 체계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사회’에, 다른 신념 체계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개인’에 최상의 가치를 부여한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 가운데 형식화된 의식 속에는 서로 다른 가치들에 서로 다른, 분리된 채로 존재하는 객체들이 상응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관념이 뿌리박고 있는데, 이 관념은 ‘닫혀진 테두리 속에 있는 나’를, 즉 폐쇄된 인간으로서의 인간상을 강하게 부각시킨다. 결합태 개념은 이러한 경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간단한 작업도구를 만들어 주는데 기여하는데, 이러한 작업도구에 의해 우리는 ‘개인’과 ‘사회’가 상호분리된, 더구나 서로 대립적인 물체인 것처럼 말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사회적 강제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축구 경기에는 하나의 결합태가 있고, 이는 하나의 경기의 양상과도 같다. 여기엔 행위자들의 ‘나’, ‘그’, ‘우리’, ‘그들’ 관계가 층화되어 있다. 서로 의존하면서도 서로 적대하는 두 집단은 서로 간에 우리들과 그들의 관계 속에서 대치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서로 간에 구성하는 하는 것은 다만 하나의 결합태이다. 한편의 경기자들이 변화무쌍한 집단을 이루는 것은 상대편 경기자들이 이루는 그와 같은 행위의 양태를 전제로 할 때 이해 가능하다. 연구자는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양쪽 경기자들이 서로 얽힌 가운데 취하는 변화무쌍한 위치, 즉 그들이 상호간에 만들어가는 변화무쌍한 결합태를 추적해야만 한다(169).

이 결합태 개념의 핵심에는 바로 ‘세력(Macht) 관계’가 내포되어 있다. 변화무쌍한 결합태들의 중심에는, 다른 말로 표현하면 결합과정의 중심에 변화무쌍한 긴장, 즉 ‘세력균형’의 변화가 개재해 있는 것이다. 이 세력균형은 어느 한 편에 유리하게 이루어지다가도 다음 순간에는 다른 한 편에 유리하게 바뀌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무쌍한 세력균형이야말로 모든 결합태의 끊임없는 흐름이 갖는 구조적 특성이 되고 있다.

이로써 이 개념은 비교적 작은 집단에서부터 수천 명 혹은 수백만 명의 인간이 서로 간에 형성하는 사회에까지 적용가능하다. 이 경우 이들이 맺고 있는 상호의존의 고리가 너무 길고 복잡하여 그 결합태는 곧바로 인지하기 어렵지만 (이 경우) 사람들은 상호의존의 고리를 분석함으로써 그와 같이 복잡한 결합태들이 갖는 특성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이 개념은 우리의 주의를 인간의 상호의존성으로 돌리게 해 준다. 여기서는 도대체 무엇이 인간을 결합태 속에서 서로 엮어주는가 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모든 개인을 폐쇠된 인간으로 파악한다면, 이러한 문제에 답을 하기 어렵고, 바로 그때 사회학은 개별적 인간과학(심리학/정신병리학), 사회심리학으로 환원되고 만다. 결합태 개념은 여러 개인들의 행위의 복합체로부터 특정의 복합구조가 생성되지만, 그 복합 구조는 다시 각 참가자들의 개인적 행위로 환원되어 설명할 수 없다. 그것은 원자화된 개인들의 집합으로 환원될 수 없는 것이다(173).

 
 
 


light1979 2009-01-30  

으하! 

이런데서 그분(!)을 만나게 될줄이야! 

근데 전 알라딘 서재는 그냥 알라딘에서 산 책 보관용으로만 쓰는지라 좀 썰렁하죠?

 
 
 


Ritournelle 2009-01-02  

아!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 그리고 담주에 밥 꼭 같이 먹어요. 제가 작년 말에 돈도 없고, 시간도 없어서리 약속을 못 지켰네요. 제가 문자로 연락드릴게요.


 
 
 


홍수맘 2007-06-01  

바들바들
이라고 표현이 너무나 와 닿아서 저도 "즐찾" 했다는 댓글만 남겼다가 뭔가 조금 아쉬움이 남아서 인사드려요. 저도 서재를 시작한지 조금 모자란 4개월이 된지라 님의 얘기가 와 닿았답니다. 앞으로도 자주 놀러올께요. 항상 님에게 행복이 함께 하길 바라며.....
 
 
 


Ritournelle 2007-03-01  

생일 추카 ^^*
첫 방문 글을 생일 추카 글로 채우게 될 줄이야. ㅋㅋㅋ. 다음 카페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생일 추카해요. 와 ! 근데 3. 1절이에요. 무슨 의미지? 궁금... ㅋㅋㅋ 올 한해도 건강하시고 학문에 많은 정진 있으시길 소망할께요... 그럼 이만...
 
 
작은앵초꽃 2007-03-02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감사합니다^^ 올해에는 굉장히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ㅋㅋㅋ 열심히 한 해를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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