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량 폭주로 피곤할까 말까 하는 중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다, 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어령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 공지영 <지리산 행복학교>, 무라카미 하루키 <언더그라운드> <약속된 장소에서>, 박칼린 <그냥>, 이시형 <위로>, 최갑수 <잘 지내나요 내 인생>.. 추천하고 싶은 에세이들이 물밀듯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지요. 덕분에 생동감 넘치는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고, 책 욕심도 부쩍 늘었습니다.

바로 이때, 알라디너분들께 어떤 혜택을 드릴 수 있을까, 즐거움을 안겨드릴 만한 게 뭐가 있을까, 고심의 고심을 거듭한 끝에 마련한 이벤트, 2010 베스트 에세이 도서전을 오픈했습니다.  > 바로가기

이벤트 페이지에 상세보기가 추가된 상태지만, 실물을 꼼꼼하게 보여드리고자 오랜만에 포스팅 합니다.

<다카페 일기 2> 출간 시, 한정 증정했던 캘린더 기억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그 사이즈보다 아주아주 약간 더 큰 사이즈로 보다 섬세하게 작업한 캘린더입니다.

보고만 있어도 절로 미소 짓게 만드는 고양이 캘린더와, 
깔끔하면서도 감각있는 사진들로 구성된 마호 캘린더, 이렇게 2종 준비했습니다. 

  

 
2종의 캘린더 상세 이미지를 비교해 볼까요?  

 


마음에 드시는 걸로 1종 찜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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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스무 살이 되던 해 처음으로 삿포로 땅을 밟았다. 음악을 중단하기 위해 시작된 스무 살의 일본 여행은 결국 음악을 향한 간절함을 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힘겨운 스무 살의 기억과 특별한 추억이 깃든 삿포로, 스물아홉의 여름 다시 찾았다. 보통 열차와 함께 홋카이도 여행하기. 자기고백적 가사, 퀄리티 높은 음악을 선보여온 그녀의 첫 책은 홋카이도 여행길에서 건져 올린 청춘의 흔적을 이야기한다.
‘보통의 존재’ 오지은의 음악, 사람 그리고 그녀만의 세계에 관한 보통 이야기.    

'그'와 헤어지던 날 함께 들었던 오지은 2집 앨범 '지은'. 그녀의 자기 고백적 가사는 상처난 마음을 한 겹 한 겹 덮어주곤 했다. 음악적 감성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감성을, 앨범 속에서 찾을 수 없는 모습을 함께 담은 <홋카이도 보통 열차> 출간을 계기로, 그녀를 꼭 한번 만나고 싶었다. 그리고 그 바람은 현실로 이뤄졌다. (인터뷰 담당 | 알라딘 도서팀 송진경

알라딘 : 북 md 이전에 ‘오지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어떤 책이 나올지에 대해 많이 궁금했어요. 앨범으로만 접했기 때문에 감성적인 내용이 대부분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귀여운(?) 면을 발견했어요. 그래서 새롭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기존 팬들이 많이 보셨을 것 같은데, 반응은 어땠나요?

오지은 : 저도 신기하게 생각한 부분인데요 오히려 감상이 길지가 않았어요. ‘잘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정도였어요. 가끔 길게 써주시는 분들은 인생에서 실패한 얘기, 좌충우돌한 얘기에 용기를 받은 듯 했어요.
저는 애초부터 이 책을 어떤 식으로 써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최고라고 생각하는 여행작가는 빌 브라이슨인데요, 그 작가처럼은 위트있게는 못하지만 멋있는 척 전혀 안하고 여행가서 했던 일들을 그대로 담자고 생각했어요.

알라딘 : 2집 후 급작스레 홋카이도 여행을 결심하게 됐다는 이야기가 초반에 나오는데,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내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무엇인가요?

오지은 : 여러 군데서 제의가 들어왔어요. 하지만, 출간 제의가 있어서 그 목적으로 여행을 한 건 아니에요. 부담감이 있는 것도 싫어하고, 뭔가를 보여주고 들려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면 하지 못 했겠죠. 열차를 타고 디카 하나만 들고 제 스타일대로 여행한 건데 이렇게 책이 된 거에요. 사실 <너도 떠나보면..>의 작가 생선과 친해요. 저도 재밌게 봤는데, 그 책과는 정반대, 팔릴 것 같지 않은? 책인 거였죠. 그래서 출판사측에 괜찮으시겠냐고 오히려 제가 물었어요. (웃음)

알라딘 : 글쓰기를 보통 산고에 비유하기도 하는데요 책을 준비하면서 어려움이 있었을 거라 예상해요. 준비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오지은 : 앨범을 만드는 게 굉장히 힘든데요, 책은 다른 종류의 힘듦이었어요. 앨범 작업할 때는 스튜디오를 빌려서 하는데, 그 비용이 굉장하거든요 여럿이 함께 작업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도와주는 사람도 많아서 어떻게든 작업이 들어가면 진행이 되요. 글쓰기 작업은 온전히 혼자만의 것이잖아요. 슬럼프에 빠지기도 쉽고, 톤이 달라지기도 쉽더라고요. 글이 잘 안 풀려서 마루야마 겐지 <소설가의 각오>를 읽었는데 그 책을 읽다가 제 글을 보니까 조잡해서 도저히 안되겠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전면 수정했는데 오히려 단점을 제거하면서 많은 장점이 동시에 제거 되버려서 제가 아닌 것 같은 다른 톤의 글이 되더라고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데 참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알라딘 : 각기 다른 어려움이 있다고 하셨는데, 책을 내는 것과 앨범 작업을 비교한다면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오지은 : 책이 더 어려워요. 아, 두 작업 모두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 정도로 어려워요. 같은 내용을 담더라도 책은 쉽게 읽히거나 있는 그대로 써야 한다고 생각하고, 음악은 3-4분 안에 폭발적인 감정 상태를 확실히 담아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더 좀더 하는 욕심이 더 생기는 것 같아요.

알라딘 : 출간 후의 지인들의 반응 및 본인 스스로 내리는 책에 대한 소감은 어땠나요?

오지은 : 저는 반응이 느린 사람이라, 한참이 지난 후에 실감할 것 같아요. 제가 이 책을 잘 냈구나란 안도감을 느낀 계기가 있어요. 추천사를 써준 ‘W Korea’ 패션 디렉터 최유경 언니와 안지 15년 됐어요. 제가 잔머리를 굴리거나 하면 바로 알 사람이죠. 제 집에 언니가 놀러 온 적 있어요. 저는 다른 방에서 작업하다가 조용하길래 언니한테 가보니까 울고 있는 거에요. 다 읽고 나서도 그런 반응인 걸 보고 ‘이거면 됐어, 내 할일 다 했어’란 생각을 했죠. <보통의 존재> 이석원씨도 제게 ‘좋은 데 가서 맛있는 것 먹은 이야긴데 왜 이렇게 애틋하죠?’ 하시더라고요. 그때 ‘아, 할만큼 했구나’ 싶었어요.
음악을 만들 때도 많은 사람한테 사랑 받는 게 더 좋지만, 결국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저의 결과물을 좋게 생각해 주는 거에요. 빈말 하지 않는 두 사람이 그렇게 평가해주는 걸 확인하고 보니 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나랑 비슷한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해주겠구나 생각했어요.

저는 이 책이 제 인생의 역작은 아니지만, 20대의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해 담았고, 솔직하게 제 얘길했다는 점에 만족해요. 앨범의 경우에는 쟈켓부터 끝까지 모든 것에 관여를 하지만 책만큼은 관여한 바가 없어요. 그런데 커버나 편집에 대해서도 만족해요. 특히 저의 베스트프렌드 일러스트레이터 변유정양이 책 속 일러스트를 그렸어요. 그 친구도 저를 세상에서 가장 잘 아는 사람 중 하나인데, 제 마음 속에 있는 조그마한 속살까지도 잘 알고 있죠. 저는 솔직히 제 글이 ‘아저씨스럽다’고 생각하는데요, 머쓱해서 책에서도 숨기고 음악에서도 안 보여준 부분들을 친구가 그림으로 잘 표현해 준 것 같아요.

알라딘 : (간간이 쾌속 혹은 특급 열차를 이용하기도 했지만) ‘보통 열차’의 컨셉을 정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오지은 : 컨셉을 정한 건 아니었고, 특급을 타면 빨리 도착하는 반면 보통은 저렴하기도 하고 천천히 풍경을 즐길 수가 있어서 탔어요.

알라딘 : 일본여행 시 추천하고 싶은 명소나 꼭 해봐야 할 일이 있다면요?

오지은 : 유스호스텔에서의 숙박을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다른 여행자들과 섞여서 생활한다는 게 꽤 신선한 일이거든요. 저녁을 다같이 모여서 먹기도 하고, 영어로나마 짧게 외국인과 대화해볼 수도 있고요. 저는 유스호스텔에 머무르면서 다른 여행자들과 함께 카라멜도 만들어 봤어요.(책에도 소개된 내용)

알라딘 : 2차 예정 여행지 혹은 희망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오지은 : 실현이 안될 가능성이 크지만, 스위스 철도 여행을 해보고 싶어요. 인생을 살다가 갑갑한 일이 생기면 한번쯤 해볼 수 있을까요? 아니면, 제가 다닌 코스 그대로 겨울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어요.

알라딘 : 추천하고 싶은 도서는?

오지은 :   
     

타무라 유미 <바사라>, 특히 '20대 여성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무라카미 류 <교코>,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알라딘 : <홋카이도 보통 열차>를 읽을 때 함께 들으면 좋을 앨범은?  

오지은 :  
Pizzicato Five
http://music.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3581257572  

Roberta Flack
http://music.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17572926 

알라딘 : 책을 다시 한번 집필할 의향이 있는지요?

오지은 : 글쎄요. 이야기 거리가 생기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웃음) 

알라딘 : <홋카이도 보통 열차>는 20대의 정리이자, 30대의 새로운 시작을 모두 의미하는 책이 됐을 것 같아요. 20대를 거친 인생 선배로서 현재의 또 다른 20대에게 조언하고 싶은 것, 혹은 이것 만큼은 꼭 해봐라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오지은 : 20대에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했고, 그걸 수습하느라 정말 힘들었어요. 어른들이 말리는 이유가 있구나 뼈저리게 깨달았죠. 감기를 호되게 앓고 나면 면역이 잘 생기는 것처럼 30대를 잘 대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떤 한 길로 갔다가 넘치는 강물도 만나고 센 바람도 만나면 나중에 힘든 일을 겪어도 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30대에 무너지는 것보다 보다 어린 20대에 무너져 보는 게 회복하기가 더 쉬운 것 같아요. 남들보다 빨리 성공하는 길로 가는 것도 좋겠지만, 1,2년 늦는 것도 상관 없으니까 자신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게 옳지 않나 생각해요.

알라딘 : <대책 없이 해피엔딩> 김연수 & 김중혁 저자 행사에 참석했을 때가 기억 나네요. 어떤 20대 독자께서 작가분들께 ‘스무 살에 꼭 해보길 권하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했을 때, 두 작가분께서 다른 대답이었지만 결국 같은 대답을 해주셨어요. ‘앞뒤 가리지 않고 하고 싶을 해라’ 그 말씀과 비슷한 맥락이네요. 

향후 10년 목표하는 바가 무엇인가요? 다음 앨범의 발매시기 및 컨셉에 대한 간단 힌트도 부탁드립니다.

오지은 : 1,2집 하나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었기 때문에 3집은 완결된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어요. 1,2집 보다 3-4배의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을까 싶어요. ‘오지은과 늑대들’(10월 혹은 11월 중 발매 예정 음반)은 밝은 음악을 하고 싶어서이기도 했고, 3집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에요. 신나는 음악은 일방적으로 뿜어내는 게 아니고 관객들과 서로 에너지를 주고 받는 거잖아요. 큰 일(2011년 발매 예정인 3집)을 하기 전에 그 에너지를 받아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1,2집은 묵직한 진심에 대해서 노래 했고, 묵직한 진심을 가진 사람이 친구들을 만났을 때 하는 농담이 ‘오지은과 늑대들’에 담겨 있어요. 듣고 나면 기분 좋아지는 음악이에요. 제 우울함을 좋아하셨던 분들은 싫어하실 수도 있어요. 저는 어쩔 수 없는 우울한 인간이라, 결국 우울한 음악을 할 거에요. 뽕잎을 먹어봐야 솔잎의 맛을 더 잘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땅굴만 파다가 하늘 위로 올라가봐야 땅 위의 모습을 잘 바라볼 수 있는 것처럼.
3집은 내년 하반기 정도가 될 것 같아요. 조금 더 폭넓은 음악, 1,2집 보다 발전한 촉촉한 음악을 선보일 것 같아요. 1,2집은 작고 깊은 어떤 것이었다면 3집은 더 총괄해서 풍부하지만 예민한 어떤 것이 될 것 같아요.
3집을 내고 나서는 엄마 되기. 엄마가 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요. (웃음)   

알라딘 : “오지은에게 있어 사랑은.. 여행은.. 음악은.. 이것이다.” 한 문장으로 표현해 주세요.

오지은 : 음악은 안 할 수 없을 정도로 인생과 연관된 것이고, 여행은 힘든 인생의 순간에 숨통을 트이게 만드는 것이고, 사랑은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자양분이다.

알라딘 : 알라딘 독자들께 마지막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오지은 : 알라딘에는 책을 좋아하고, 책에 대해 깊이 있게 아시는 분들이 참 많이 계신 것 같아요. 그런 분들께 인사를 드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기뻐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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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호 2010-10-16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 저자입니다 송진경선생님을 만나려면 어떻게 찾아가야할까요 ?도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10-11-02 2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영화 '카모메 식당' '안경' '남극의 쉐프'를 보며 잔잔한 감동과 웃음을 느끼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그들의 소박한 식탁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각 영화 속 주인공들이 음식을 맛보는 그 순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전달되는 자극이란...!

소박한 즐거움을 안겨줬던 영화들의 음식감독 이이지마 나미의 레시피와 음식 이야기라는데 당연히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LIFE>를 처음 받고 휙 훑어보니 레시피가 나름 간단해 1년에 두세 번 요리를 할까 말까한 나도 왠지 멋지게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재료, 이이지마 나미의 쿠킹 포인트, 만드는 법 순으로 소개하는데 그 가운데 이이지마 나미의 쿠킹 포인트는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푸근함, 정겨움, 넉넉함, 여유로움이 물씬 풍기는 그녀만의 이야기가 있어 여느 레시피책과는 구별되는 매력 만점의 식탁 안내서라고 보면 된다.


몇 가지 음식을 선정하여 후보리스트를 머리속에 그리고 한 가지씩 해보기로 다짐. 그 첫 번째 시도가 바로 '아빠의 나폴리탄 스파게티'였다. 내 경우 피망 1개도 빼고, 삶은 양송이 1캔 대신 생 양송이를 구입하고, 토마토 주스와 케첩인데 케첩 대신 쓰다 남은 토마토 페이스트를 활용했다.   

-정확히 8분을 삶아 체에 건진 뒤 올리브유를 둘러 뒤적여 놓는다.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어 '알단테'를 위해 꼭 타이머로 8분은 지켜준다.)
-토마토 주스와 페이스트를 섞어 졸인다. 
-소시지는 볶다가 마늘을 넣어 또 볶고, 또 다시 양파를 넣고 볶은 다음에 적당히 익었다 싶을 때 나머지 재료를 넣어 또 볶는다. (색감을 위해 피망을 넣는 게 좋을 것 같다. (비교는 안해 봤지만) 있는 재료만으로 해도 맛에는 큰 무리가 없을 듯.)
-버터를 넣고 삶은 면을 볶다가 졸인 토마토 주스와 페이스트, 볶은 재료를 넣고 섞어주면 끝! (중간 중간 맛보면서 후추와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된다.) 


파마산 치즈와 타바스코를 팍팍 곁들여 시원한 맥주와 함께 맛보기!
책 속 나폴리탄 스파게티와 비쥬얼은 거의 비슷하다고, 실은 내가 만든 게 더 맛나다고 우겨보는 재미까지 누리기! 

 

 

Grace's Homemade Taste 2는 '카모메 식당' 쇼가야키,  
역시나 따라하기 쉬웠다, 쉬워도 맛났다.  관련 포스팅은 곧.. 언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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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 2010-10-06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와~ 좋은데요!! 나폴리탄 스파게티, 정말 푸짐하고 맛있게 생겼네요 ^^
보통 스파게티 집 가면, 커다란 접시에 막상 스파게티는 얼마 없어 늘 우울했는데. ㅎㅎ
알단테 좋아요! 면 요리는 무엇보다 약간 꼬들꼬들하고 푹 퍼지지 않는 맛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뭔가 요리를 막 해보고 싶어집니다.
(우중충한 집에는 프라이팬 하나 없지만;;; ㅋㅋ)

알라딘문학/종교MD 2010-10-11 23:01   좋아요 0 | URL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ㅎ
읽는 재미, 만들어 먹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소박한 한 그릇>도 아주 유익했어요. 요리 초초초보자인 저도 따라하기 쉽고 재밌었거든요. 포스팅은 차차.. :)

유재민 2010-12-02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옷. 온다온다 했는데,이제서야 블로그에 방문하네요!! ㅎㅎ
이거 독자분이 써주시는 서평보다 더욱 감동적입니다..흑.
앞으로 몰래 자주 구경하고 가겠습니다!! 흐흐


알라딘문학/종교MD 2010-12-19 23:19   좋아요 0 | URL
Life 3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다릴게요. 저까지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세상 그 누구에게도 약함을 내비치지 않으셨던 강인한 어머니. 그런 당신이 어느날 갑자기 한 순간에 무너졌다. 울음을 참다 참다 결국 아들 앞에서 쏟아내고야 말았던 것이다.
어머니의 눈물을 발견하고 놀람과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던 한 아들, 박상준 작가의 어머니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행 작가 답게 '여행과 산책'으로 어머니에게 한발 더 다가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어머니가 잘 다니시는 산책길을 시작으로, 고향길과 제주올레길 등을 함께 거닐며 어머니를 조금씩 이해해 나갔다. 여행길 위에서 자연의 풍광에 대해, 안도 다다오에 대해, 서로의 삶에 대한 대화를 더 많이 나누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의 모든 부분을 수용하기는 힘들었지만, 서로의 간격을 줄여가며 어머니의 삶을 이전보다 더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었다. 

한 개인의 이야기지만, 어머니를 둔 나의 이야기이도 하고, 더 나아가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한, <엄마, 우리 여행 가자>.  
 
 
박상준 작가가 직접 운영하는 카페 '황당'에서 단둘만의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인터뷰 담당 | 알라딘 도서팀 송진경)  
 
알라딘 : 반갑습니다! 책날개에 수록된 진하게 웃는 사진 참 인상적이에요.

박상준 : 사람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본인의 표정이 있잖아요. 사실 바보처럼  웃는 모습인데, 개인적으로 그 표정을 굉장히 좋아해요.

알라딘 : 어머니와 딸에 관한 책들은 많은데요 저도 딸이기 때문에 마음을 울리는 그런 내용의 책을 읽으면 읽다가 잠시 책을 덮게 되요. 마음을 추스릴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해서요. <엄마, 우리 여행 가자>를 읽으면서 많이 놀랐던 점은 딸의 느낌인데 정작 아들이 썼다는 사실이에요. 이 책도 중간 중간 많은 쉼을 가졌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수록된 어머니께서 작가님께 쓴 편지를 읽다가 결국 울고 말았어요.
어머니께 당신의 이야기에 관한 책을 집필한다고 했을 때 어머니의 첫 반응은 어땠나요?


박상준 : 사실 한참 동안 이야기를 못했어요. 어머니와 여행을 다니면서 처음부터 책을 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프롤로그에도 언급했지만, 어머니께서 제 앞에서 눈물을 쏟아낸 일을 계기로 어머니와 산책을 다니고 여행을 다니기 시작한 거에요. 그런 와중에 글로 남기고 싶다는 욕심이 문득 생긴 거죠.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어머니와 내 이야기를 글로 한번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준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결과물이 나온 거고요.
한참이 지나서도 말씀을 드리지 못했어요. 어머니는 굉장히 긍정적인 분이시고, 주변 사람들에게 강한 사람으로 인식되셨거든요. 사람들에게 그릇이 큰 사람으로 보여지는 어머니인데, 이 책이 세상에 공개되는 순간 어머니 뒤에 있는 모습들이 전부 공개된다는 생각이 드니까 ‘아 이 책을 과연 내도 되나’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서 조금씩 조금씩 어머니께 책에 관한 이야기를 풀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이런 글을 제가 쓰려고 해요’ 했을 때 어머니 반응은 담담하셨던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아들에 대한 신뢰를 갖고 계시니까요.

알라딘 : 이번 새 책은 전작 <오 멋진 서울>, <서울 이런 곳..>과 다른 컨셉이고 감성적이더라고요. 막상 결과물을 어머니께 드렸을 때의 반응은 또 어떠셨어요?

박상준 : 어머니께 바로 전달해 드리지 못했어요. 도저히 직접 못 하겠더라고요. 책이 나왔을 때 어머니께 전화는 드렸는데 ‘어머니 이 책을 안 읽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씀 드렸더니, 어머니께서 ‘그래? 그럼 안 읽을께’ 하시더라고요. 다른 뜻이 있어서는 아니고 어머니를 향한 마음이 공개된다는 생각을 하니까 굉장히 쑥스러웠어요.
어머니께서는 제가 보내드려서 읽으신 게 아니라, 지인분께서 구입한 책을 어머니께 먼저 빌려드렸던 거에요. 어머니께서 두 번 속마음을 표현해 주셨어요. 한번은 통화로 ‘악마 같은 엄마를 천사로 표현해 줘서 고맙다’고 해주셨고, 또 한 번은 문자를 주셨어요.  ‘아들아 고맙다, 지금도 책을 보며 울고 웃고 뭐라 표현할까 어미맘 알겠지 고생많았다 우리 장한 내 아들’ 맞춤법도 쓸리고 띄어쓰기도 제대로 안되어 있었지만, 그걸 확인한 순간 ‘아 어머니께 큰 죄를 지었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동생이랑 통화하시면서 한 얘기가 있는데.. ‘이 세상에 엄마 이야기를 글로 쓰는 아들이 이 세상에 몇이나 있겠니’라고 말씀하셨다고요.

알라딘 : 이렇게 여행과 어머니와 아들에 관한 이야기는 저도 처음 접하는 듯 해요.
어머니를 모시고 출간기념회, 어머니 사인회를 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박상준 : ‘첫 출간 즉시 어머니를 모시고 출간기념회를 해야겠다’ 생각했는데, 막상 책이 나오고 보니까 굉장히 심란하더라고요. 심란한 상태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할 엄두가 안 나서 친구들과만 약속을 잡았어요. 그리고 우연히 약속 전날 어머니와 통화를 하게 됐는데 ‘친구들과 한번 자리 만들어라, 엄마가 밥이라도 한끼 해먹일 테니까.. 어떻겠냐?’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올라오시라고 말씀 드렸어요. 그렇게 해서 갑작스럽게 출판기념회에 어머니를 모시게 된 거죠.

알라딘 : 출간기념회 겸 사인회는 처음 경험하셨을 것 같은데 그 자리를 어머니께서 굉장히 어색해 하셨을 것 같아요.

박상준 : 물론 굉장히 어색해 하셨죠. 하지만 ‘그 순간을 행복해 하시는구나’란 느낌을 받았어요. ‘이런 자리라고 말을 해줬으면 사인이라고 준비하는 건데’ 하시더라고요. 어머니 모시고 기념회 할 때, 직접 책의 한 부분을 읽어드렸어요.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시던 분이 그분 자체의 존재감이 드러났던 자리잖아요. 아들 덕분에 이런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는 사실에 아주 많은 생각이 드셨을 것 같아요.

알라딘 : 이 책을 내고 나서 아버지께서는 서운해 하셨을지도 모르겠어요.

박상준 : 경상도분이셔서 좀 무뚝뚝하신 편이라 표현을 잘 하진 않으세요. 에필로그에서도 얘기했지만 이 책을 내면서 아버지 얼굴이 떠올랐어요. 죄송한 마음이 없지 않았겠죠. 그런데 ‘이 이야기 자체가 어머니만의 이야기는 아니겠구나, 제가 아버지께 드리고 싶은 이야기였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머니를 통해서 아버지의 목소리를 제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도 될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아버지께는 말씀 안 드렸지만, 이 책은 결국 아버지와의 이야기도 되는 거죠.

알라딘 : 우연히 <이 길 끝에 네가..> 최갑수 작가께서 이 책을 추천한 포스팅을 봤어요. 서로 친구 사이라는 것도 알게 됐고요. 어떤 계기로 친분을 쌓게 됐나요?

박상준 : 한때 '프라이데이'란 여행잡지사에 다녔을 때 최작가가 퇴사할 때 제가 입사했거든요. 같은 공간, 기간 동안 함께 근무한 적은 없지만 OB 멤버 YB 멤버가 된 거죠. 술자리를 통해 자연스레 알게 됐어요. 그리고 친구하기로 했죠. 최갑수 책을 좋아하는 독자이기도 해요. 술자리 같은 데서는 각자가 너무 다른 모습이에요. 그런데 사진이라던가, 감성의 글을 접하면서 감성코드는 굉장히 비슷하고 통하는구나 싶었어요.

알라딘 :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목요일 루앙 프라방> 등을 읽고서 저도 최갑수 작가님이 감성적인 분이구나 생각했어요. 그러면 최갑수 신작 <이 길 끝에 네가..>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는 어떤가요?

박상준 : 책이 나왔을 때 딱 든 생각은 ‘아 이번에 유독 고생을 더 많이 했겠다’였어요. 이번에는 글과 사진에 대한 감성도 담겨 있지만, 여행지의 정보들이 들어있잖아요. 사실 여행서에서 정보를 담는다는 건 많이 번거로운 거거든요. 손도 많이 가고, 한 마디로 노동이 많이 드는 작업이죠. 그래서 고생 많이 한 책이란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던 것 같아요.

알라딘 : ‘이 여행 작가의 글은 부럽다, 이런 글을 나도 써보고 싶다’란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작가의 책이었나요?

박상준 : 빌 브라이슨 책이요. 저도 그 작가처럼 엉뚱하고 유쾌한, 좌충우돌의 여행기를 써보고 싶어요.

알라딘 : 영화 관련 일도 하신 걸로 아는데요 영화에서 여행으로 변경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박상준 : 첫 시작은 영화잡지였죠. 영화잡지사를 그만 두는 순간, 그 다음 일터는 ‘프라이데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곳이라면, 여행이라면 내게 잘 맞겠구나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 경우, ‘여행을 떠나지 않으면 절대 안돼’란 스타일은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여행은 나와 굉장히 친한 친구가 될 수 있겠구나’ 정도에요.

알라딘 : 사실 현재 여행 작가일과 카페 ‘황당’ 지기를 병행하고 계신데요 카페를 운영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박상준 : 카페에서 하고 싶었던 일은 서울에 관한 다른 해석을 시도하는 거에요. 서울여행을 하면서 제가 서울 명소들을 각각 찾아가는 거잖아요. 서울의 장소에 관한 모습을 만났다면, 여기는 서울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기 때문에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잖아요. 그들을 보면서 ‘아 서울사람들은 이렇게 살아가는구나’를 알게 되요. 여기를 찾아주시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산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부암동 산책, 서울 산책 이렇게 진행했어요. 카페 역할은 결국 서울의 소통이 되는 거에요. 사실 이 카페도 저의 첫 책에 소개된 곳이에요. 단골이 되었고, 여기서 만났던 친구들이 지금까지 함께하는 친구들이에요. 이전의 주인장이 제게 친구를 마련해 준 것처럼, 저도 인수한 카페를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그 역할을 하고 싶어요.

알라딘 : 이미 서울에 관한 책을 2권 내셨는데, 지방 혹은 다른 나라에 관한 여행서를 집필할 생각은 없으세요? 다음 책으로 준비 중인 책은 어떤 컨셉이 될까요?

박상준 : 지금까지 사전만한 두께의 서울에 관한 책을 냈잖아요. 서울이라는 테마는 평생 가져갈 것 같아요. 그리고 다음 번에는 지방에 대한 이야기를 쓸 것 같아요. 올 초 카페를 오픈하기 전에 머릿속으로만 생각한 곳은 일본이에요. 몇 년 전에 시코쿠 가이드북 작업을 하면서 돌아본 적이 있었거든요. 제게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곳이라 가보리라 마음을 먹었는데, 그 여행 경비를 이 카페에 쏟은 거죠. 안도 다다오가 지은 나오시마의 건축물을 돌아본 적 있는데, 그 감동을 잊을 수가 없어요. 언젠가 한번 시코쿠 순례길, 나오시마 등에 관한 책을 집필하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어요. 우선은 국내 여행에 집중하려고 해요.

알라딘 : 지방분이신데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토박이보다 더 많이 알고 계신 듯 한데요. 서울을 타겟으로 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박상준 : ‘프라이데이’ 기자 생활할 때, 서울 다운타운을 주로 취재했었어요. 그 인연을 통해 자연스레 서울에 관한 책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거고요. 다음 책을 계획하지 않더라도 서울에 관한 소스를 모았어요. 첫 책을 내고 보니까 서울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고,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한 것들을 서서히 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알라딘 : 여행작가로 살아간다는 건? 뭔가 어려움이 있다던가, 이런 점은 굉장히 좋다던가 등에 대해 말씀 주세요.

박상준 : 책을 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익이 있을 것이다, 예상하시겠지만 실제적으로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어요. 지금은 한창 뛰어다니면서 여행에 대한 컨텐츠를 생산해 내고 있지만 나이가 들었을 때 여행작가로서 어떤 이야기들을 할 수 있을까,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있어요.
여행 작가로서 가장 좋은 건 단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무환경이요. 일의 목적을 가지고 현장에 갔을 때는 거기서 원하는 무언가를 무조건 생산해 내야 하기 때문에 골치가 아프죠. 하지만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곳에서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장점이에요.

알라딘 : 여행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박상준 : 세상의 시선으로 보기에는 조금 떨어져서 살아가는, 호흡이 다른 일을 하는 것인데 남과 다르게 살아간다는 건 결국 많은 것들을 포기한 게 된다는 것이에요. 포기할 것들이 사소하거나 작은 것들만 있을 것 같지는 않을 것 같아요. 포기할 것들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알라딘 : 독자분들이 이 책을 어떻게 봐주길 바라시나요? 더불어 알라디너께 마지막 인사 부탁드립니다.

박상준 : 작가로서 살아간다는 건 어떤 걸까에 대해 처음으로 생각하게 된 책이에요. 이 책을 읽고서 많은 분들께서 어머니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랐어요. 그런 점에서 이 책이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보다, 이 책이 정말 많이 읽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책을 통해서 어머니와 여행을 당장 할 수 있게 만들 것 같다,란 생각은 하지 않아요. 다만, 다 읽고 책을 덮은 순간 어머니를 떠올리며 전화 한 통화만이라도 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을 것 같아요. 독자분들께서 이 책 읽으시고, 한번 어머니나 아버지에 대해 생각해 보고 아주 작은 일이라도 실천해 보신다면, 저로선 더 없이 행복한 작가일 것 같아요. 제가 쓴 글을 통해서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굉장히 보람이 될 것 같아요. 
 
 
*박상준 작가의 추천 여행지 및 추천 도서*   
     
  
일본 나오시마 : 사람들이 떠난 섬이었다. 이 빈 섬을 베네세 재단과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만나 거대한 예술의 섬으로 재창조했다. 베네세 하우스와 지추미술관이 잘 알려져 있지만, 나오시마의 진정한 모습은 혼무라 집(家) 프로젝트에 있다. 폐가를 한 사람의 예술가가 하나의 작품으로 만드는 작업이었다. 그 가운데 안도 다다오와 제임스 터렐이 만든 미나미테라(南寺)는 ‘빛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깨달음과 잊지 못할 감동을 안긴다.

몽골 고비사막 : 울란바토르를 출발해 만달고비와 달란자드가드를 지나 사막 한가운데 자리한 얼음의 계곡 욜링암까지 이어지는 여정이다. 고비사막을 지나는 길. 양떼들이 막아서고 낙타들이 막아서는 사막에서 밤이면 별들을 이불 삼아 잠이 든다. 게르에서 맛보는 아롤과 타락의 환대인들. 현지 가이드에게 의지하지 않고서는 지날 수 없는 길, 그저 앞서간 차들의 자국이 길이 되는 사막 횡단은, 길의 의미를 다시금 묻게 만든다.

영주시 무섬마을 : 수도리(水島里)전통마을이라고도 불린다. 물 위에 떠 있는 섬이란 뜻이다. 내성천이 마을을 휘감고 흘러 낙동강을 향한다. 반남 박 씨와 신성 김 씨의 집성촌으로 17세기 중반부터 마을을 이뤘다. 민속촌 형태가 아닌 생활촌으로 존재하는 고택들이 매혹적이다. 아직은 하회마을이나 회룡포보다 덜 알려져 있다는 게 장점. 매해 시월에 만들어져 다음해 5월까지 남아 있는 외나무다리도 볼거리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지정되기도 했다.

폴 오스터 <달의 궁전> : ‘우연’의 작가 폴 오스터가 쓴 3대의 이야기. 말 그대로 ‘소설 같은’ 사건이 일어나고 이를 촘촘하게 글로 엮어 가는 그의 솜씨는 늘 놀랍기만 하다. 읽는 재미가 있다. 흡착기도 달려 있는지 매번 그 자리에서 끝을 보고 만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면 왠지 모를 허무도 따라온다. 아마도 내가 서 있는 곳이 그 지점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함민복 <눈물은 왜 짠가> : 시인 함민복의 산문집. 그의 글은 소금꽃처럼 아름답지만 그 글 속에 담긴 삶은 엄마의 땀방울처럼 짜기만 하다. 그것이 ‘진짜’라는 건 이 책을 읽어본 이라면 누구나 어렵잖게 알아챌 수 있다. 부유하지 않지만 가난하지 않은 마음이 기어이 짠 눈물을 삼키게 만든다.

에리히 캐스트너 <하늘을 나는 교실> : 이 책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졌던 아동문고 전집 100권 가운데 유일하게 기억나는 책이다. 크리스마스를 몇 주 앞둔 김나지움 학생들의 이야기다. 학창 시절의 우정이나 꿈 같은 정겨운 단어들이 절로 떠오르는 책. 어른이 돼서 다시 읽으니 그 순수와 열정이 새삼 소중하게 여겨진다.

*부모님과 여행하기 좋은 여행지 추천* 

영주시 부석사 : 가을날, 부석사의 초입은 은행나무 단풍이 곱다. 황금빛 들녘과는 닮은 듯 다른 가을빛이다. 발끝에 풍성하게 닿는 느낌도 좋다. 가는 길에는 좌판을 깔고 사과나 산나물을 파는 아주머니들도 여럿이다. 또 다른 엄마다. 신기하게도 엄마와 엄마는 금세 오랜 친구처럼 허물없는 수다를 주고받는다. 무량수전 앞에서 아우르는 소백산 전경과 저녁 노을도 빠질 수 없다. 그 장대하며 화려한 자연이라니. 부석사 가는 길은 볼거리도 많고 이야깃거리도 많다. 계절의 풍요로움도 더한다. 그래서 엄마랑 같이 걸으면 좋을 듯.

N서울타워 : 단언컨대 때론 가장 뻔한 것이 가장 확실한 답이다. N서울타워는 엄마랑 다녀오기 더없이 좋은 여행지다. 해질 무렵 전망대에 올라 저녁 노을과 서울의 야경을 한꺼번에 감상해보시기를. 열 번을 봐도 열 번 모두 탄성이 인다. 레이저쇼나 봉수의식 등 다채로운 이벤트도 많다. 전망 레스토랑 N그릴에서 엄마와의 오붓한 데이트도 권해본다. 물론 가격표는 절대 공개하지 말 것. 올라갈 때는 케이블카를 이용해 엄마의 추억을 엿보고 내려올 때는 나란히 걸으며 짧은 대화의 시간을 가져봄직도 하다.

동해 바다열차 : 강릉, 동해, 삼척을 지나는 58km의 바다열차다. 창밖으로 향한 좌석에서 바다 풍경을 보며 달리는 기차 여행이다. 아름다운 동해 바다를 감상하며 엄마와 함께 오붓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기차 여행이 가지는 향수가 옛 추억도 떠오르게 해 대화의 소재를 마련해준다. 엄마나 부모님과의 대화가 어색한 이들이 시도하기에 적합하다. 약 1시간 20분의 소요 시간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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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0-12-03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서울그릴의 가격표는 엄마에게 절대 공개하지 말 것! 후후후...
 

  
입맛이 까다로운 편이라 가능하면 ‘잘’ 먹으려고 하고, ‘제대로’ 갖춰 먹고 싶어한다. 가끔씩 제철 해산물을 먹고 싶을 수산시장에 들른다. 해산물만 먹기 심심(?)하니까 궁합이 맞는 저렴한 소비뇽 블랑을 구입해 간다. 단골집에서 사장님께 의견을 여쭙고 물이 좋은 놈으로 선택한 , 손으로 단골 양념집에 가서 기다리기만 하면 . 와인을 먼저 오픈해 놓고 모금 시음하다 보면 전문가의 손길이 물씬 느껴지는 회접시가 도착한다. 어떤 날은 전복 서비스, 어떤 날은 회초밥 서비스. 환상의 궁합을 이루는 회와 와인을 즐기다 보면 내가 회가 되고 회가 내가 되는, 행복의 절정을 경험하게 된다.

입이 호사를 누렸던 기억을 떠올리게 순전히 한창훈 작가의 맛깔 나는 바다이야기 <인생이 허기질 바다로 가라> 때문이다. 작년 9 출간된 <한창훈의 향연> 이후 1 만에 선보인 책은 30종의 해산물 소개와 더불어 그에 얽힌 다양한 인생 이야기를 입담 좋게 풀어낸다. 1814 손암 정약전 선생이 어류학서 <자산어보> 소개된 30 해산물 부분을 발췌하여 수록, 200 흑산도 바다와 지금의 바다를 넘나들며 독자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파리 날개 같은 귀가 머리에 붙어 있다, 해서 이어耳魚 라고 하셨겠지만 아주 것이라야 있을 정도이다. 맛도 좋다. 노래미회는 맛이 찰지고 보드랍다. 씹으면 은근한 감칠맛이 돈다. 껍질이 단단해 벗겨내기도 쉬운 편이다. 매운탕용으로도 좋다. 횟집에 가격표 대신 시가가 붙어 있는 되는 하나이다. 양식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노래미( 책을 읽기 전엔 놀래미로 알았다) 감성돔, 광어나 우럭을 즐기는데 솔직히 전자의 경우가 가격이 있는 편이고 그만큼 당기는 맛이 있다. 수산시장에 들른 마침 노래미가 좋다길래 고민 없이 결정할 있었다. 3마리씩이나? 했는데, 사이즈가 작아 3마리로 해도 접시 분량이란다. 워낙 팔팔하게 힘이 좋기 때문에 사장님은 길다란 막대기로 사정 없이 내리쳐 기절시켰다. 흔치 않은 광경에 자동적으로 입이 벌어졌다. 속에 소개된 것처럼 노래미의 찰진 , 전혀 비린내 없는 맛에 접시는 어느새 비워진다. 마지막으로 칼칼하고 얼큰한 노래미 매운탕으로 마무리.
우럭을 먹어보자며 방문한 날은 감성돔이 좋다고 했다. 광어나 우럭처럼 흔히 먹어볼 수도 없어서 비싼 편이어도 감성돔을 선택했다. 하지만, 결코 후회 없는 선택이었단 입에 물고 바로 깨달았다. 손암 정약전 선생의 간단명료한 설명에 대해 한창훈 작가가 정색을 했던 이유가 있는 것이다 

, 손암 선생님. 솔직히 너무하셨습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감성돔인데, 처오촌 부탁에 마지못해 붓을 것처럼 색흑이초소色黑而稍小 다섯 자만 다랑 적어놓으셨다니요. ( 그러셨잖아요!) 선생님이 기록해 놓으신 155 해산물 중에 얘들보다 이력서 짧은 것도 없습니다. 녀석에게만 야박한 점수를 주셨나요. (중략) 감성돔은 체구에 비해 살이 없는 편입니다. 잡히지 않고 살도 적은데다 맛이 자극적이지 않으니 흑산도 주민들이 고개를 저었을 겁니다. 고추냉이 간장에 살짝 찍어먹어야 느낄 있는 감성돔의 진미는 그러니까 요즘이나 가능한 것이죠.

생계형 낚시꾼 40 노하우를 토대로 풀어낸 것이기에 그의 이야기는 앞에 거하게 차려 놓은 , 풍성하고 싱싱하고 생생하다. 200 전의 바다를 경험한다는 점도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바다의 먹을거리를 보다 잡는 법과 맛있게 먹는 , 갖가지 인생의 이야기들이 녹아져 글의 감칠맛을 더한다. 바다면 바다, 인생이면 인생, 사람이면 사람, 어느 하나도 그냥 지나칠 없는 이야기들로 가득한 오감만족 ‘한창훈 자산어보’. 이번 추석 연휴에는 자극 받은 마음을 자갈치 시장에서 모조리 해소할지도 모르겠다
 

그의 바닷길 거문도에서 박혀 살면서 가끔 전해오는 바다 이야기는 세상과의 가느다란 소통의 끈일 것이다. 깝깝한 서울에서 도망칠 궁리만 하고 선뜻 행동하지 못하는 바보는 한창훈의 자유로운 삶을 통해 대리 만족한다. 거문도고 가고 싶다. 한창훈을 만나 방파제에서 가을 전어를 놓고 찐하게 한잔 하고 싶다. _ <식객> 허영만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즐기는 내용이 어린 시절 바당(바다의 제주 방언) 품고 살던 나로선 건져 올린 생선 마리가 팔딱팔딱 손에서 뛰는 기분이다. _ 배우 고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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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 2010-10-06 0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팔딱 뛰어오르는 물고기와 보글보글 끓고 있는 먹음직스러운 찌개의 모습을 보니 입안에 군침이 돌돌 도는군요.바다낚시라도 떠나보고 싶네요...

알라딘문학/종교MD 2010-10-11 22:52   좋아요 0 | URL
한창훈 작가님의 이 책을 읽는 동안 회와 바다낚시 생각이 얼마나 간절했던지요.. 아주 오래전 아버지와 함께 해봤을 바다낚시인데 어렴풋한 기억 뿐이네요. 언젠가 한번 제대로 경험해 보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