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제 장바구니에 담겨있었던 책인데요,이달책을 계기로 드디어 읽게 되었습니다.한 소녀를 사랑했던 소년이 쓴 소설이 조각조각 흩어졌다 다시 돌아오기까지의 여정이 담겨있다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네요.왜인지 글을 쓰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는다짐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사랑이 글이 되고 그 글이 번역되어 다른 나라에서다시 이름이 되고, 그 이름이 다시 돌아와 사랑을 완성하거든요.글에서부터 이어지는 사랑의 물줄기를 저도 경험해 보고 싶달까요.
"나 바라는 게 있는데, 엄마가... 나는 거기까지 말하고 울기 시작했다."엄마가 뭘?" 엄마가 팔을 벌리며 물었다."슬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말했다. - P308
요즘 넘쳐나는 힐링 소설류겠거니 하고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어린시절, 학창시절, 그리고 갓 성인이 되어 혼란스러웠던 시기를 모두 아울러 치유받는 기분이 드는 책이었습니다.과거의 내가 듣고 싶었을 말들을지금의 제가 대신 들은 기분도 들었구요.모처럼 눈에 눈물은 그렁그렁한데입가엔 미소가 피어있는 표정으로책을 덮게 되네요.
왜 사람들은 항상 죽은 이들에게서 이름을 물려받는 걸까? 이름을 꼭 어딘가에서 받아야 한다면 좀더 영원한 사물에서, 예를 들면 하늘이나 바다, 혹은 심지어 나쁜 것이라 해도 정말로 죽지는 않는 사상 같은 것에서 가져오면 안 되는 걸까? - P270
우리 중 누구도 엄마가 간직한 아빠의 기억을 이겨낼 수 없다는것을 마침내 이해했다. 엄마를 슬프게 하면서도 위안을 주는 그 기억으로 엄마는 세상을 만들어냈고, 다른 사람은 불가능해도 엄마는 그 안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알았다. - P277
서로 손을 잡는 것은 함께 있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않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기억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너무 어두워 앞이 보이지 않는 밤중에는 뜻을 전하기 위해 서로의 몸에 대고 손짓을 할 필요를 느낀다. - P113
사람들이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느끼고 싶은 욕망도 커졌다. 이따금 심하게 상처를 받으면서도 그들은 더 많이, 더 깊이 느끼고 싶어했다. 사람들은 감정에 중독되었다. 새로운 감정들을 발견하려고 발버둥을 쳤다. 예술은 바로 이런 식으로 탄생했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종류의 기쁨이 새로운 종류의 슬픔과함께 만들어졌다. 예컨대, 있는 그대로의 삶에 대한 영원한 실망, 예상치 못한 유예가 주는 안도감, 죽음에 대한 두려움. - P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