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그림책 시리즈는 네 권이 다 제 계절의 맛을 잘 살린 책이라 어느 것을 고르더라도 후회가 없는 책이다. 이런 세밀화같은 책이 의외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그 특징과 사랑스러움이 잘 나타난 탓일 테다. 심심해서 그랬어는 부모님이 나간 뒤 강아지 한 마리와 남겨진 돌이가 같이 놀고 싶은 마음에 뒷 마당의 동물들을 모두 풀어주면서 시작된다. 동물들이야 어디 그런가? 제 각기 맘에 드는 곳으로 가서 감자니, 호박잎이니, 무우잎이니 먹느라 바쁘고, 우리 돌이는 마음이 급하다. 엄마에게 야단받을 일이 선하고.... 울다 지친 돌이. 돌아온 엄마 아빠는 놀라지만 황급히 동물들을 몰아 오고, 동물들은 그저 돌이가 고맙기만 하다. 생생한 동물들과 그에 못지 않게 자세한 밭에 심긴 작물들의 그림, 부드러운 색감과 섬세한 선이 아름다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