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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집에서 파티가 열린다
교관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오늘은 우리집에서 파티가 열린다'는 신나는 제목과는 다르게, 표지는 선글라스를 낀 여자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는 듯한 모습으로 우리를 응시하고 있다. 알록달록한 채색이 들어간 것도 아닌, 어두운 흑백 표지가 마냥 밝은 얘기는 들려주지 않을 것이리라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은 총 6편의 짧은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로비의 남자', '김밥과 부탄가스', 기린의 언어', '쥐들의 공명'. '오늘은 우리집에서 파티가 열린다', '번개 맞는 인간'이 바로 그 이야기들이다. 얼핏 독특하면서도 익숙한 소재들을 가져와 우리에게 친숙한 느낌을 준다. 이를 이용해 우리에게 어떤 말을 전하려고 하는걸까?
이 책 속에 소개되는 등장인물들은 주위에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에 대한 묘사를 아주 신랄하고 솔직하게 묘사를 해놓았다. 비밀스러운 부분까지 날카롭게 들어내보여 가끔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지만 스쳐지나가는 상대방의 이면을 깊게 들여다본 것 같아 흥미롭기도 했다.
또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화자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극이 진행된다. 자연스럽게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게 되며 화자의 내면조차 샅샅이 살펴볼 수 있다. 주변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화자가 자유롭게 공상하고 또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진행이 이 소설을 더 독특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생판 모르는 남의 모습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보면 의외의 면을 발견할 수 있구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구나 ,사람들이 이렇게나 다채롭구나 새삼스레 깨닫는 부분이 많다. 또 등장인물이 툭툭 내뱉는 언어조차 생각할거리를 품고 있다. 어른이 된다는 것, 살아있다는 것, 관계를 맺는다는 것. 누구나 누리고 있지만 깊게 생각해보지 않은 것들에 대해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연스럽게 생각에 빠질 수 있는 길을 마련해준다.
이 책 속의 여러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내 주위 사람을 다시 떠올리게 되고, 또 주변 물건을 주의깊게 관찰하게 된다. 항상 내 곁에 있던 일상의 모습의 이면을 들여다보게 하며 익숙한 것이라도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생각한다. 일상의 새로움을 느끼고 싶다면, 가면들로 가득한 세상의 맨얼굴을 보고싶다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