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스쿨 왕초보 여행 베트남어 - 급할 때 바로 찾아 말하는 시원스쿨 왕초보 여행 외국어 시리즈
이수진.시원스쿨 베트남어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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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주위에서 여행을 간다는 얘기를 자주 들을 정도로 가깝게 느껴지는 나라이기도 하다. 나도 종종 해외 여행을 가는 사람으로서 베트남 언어를 조금이라도 알고 말해보고 싶었다. 이 책에선 처음 해외 여행하는 사람에게 적합하게 친절하게도 출국 수속이나 주의해야 할 점 등을 알려주고 있다. 흔히 가는 베트남이더라도 처음 해외 여행을 가는 사람에게는 긴장될 수 있는데 하나부터 끝까지 궁금해 할만한 부분을 세심하게 알려주고 있다. 
 
 우선 책 크기만 봐도 한 손에 쥘 수 있으면서도 펴기 어려울 정도로 두껍지 않다. 작으면서도 안에 글씨들이 작지 않고 정리가 잘 되어 있어 오히려 가독성이 높았다. 너무 과한 꾸밈이나 정보는 책을 난잡하게 만들 수 있는데 이 책은 한 눈에 보기도 쉽고 알차게 잘 정리 되어 있구나 느꼈다.
 
 그리고 여느 언어책처럼 여행시 필요한 문장을 정리해 놓은 것을 볼 수 있는데 목차에 보통 장소별이나 상황별 문장뿐만 아니라 단어별로 필요한 문장을 정리해놓아 실제 여행 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보통 여행지에서 내가 말하고 싶은 문장을 찾을 땐 상황별 문장에서 찾기보단 내가 말하고 싶은 단어를 통해 찾는 게 빠르니까 더 효율적일 것이다. 또 단어별로 문장이 정리되어 있으면 단어만 바꿔서 문장을 응용하기도 편하니 당장 언어를 써야할 때뿐만 아니라 처음 언어를 배울 때도 효율적으로 잘 외워질 것 같다. 

 그리고 베트남어는 우리에게 익숙한 알파벳으로 쓰여있어 발음을 짐작할 수 있지만 역시 우리가 아는 영어와 차이점이 많아 봐도 제대로 발음하기 쉽지 않다. 이 책에는 앞에 발음도 따로 정리해 두었지만 책의 단어와 문장마다 한국어로 어떻게 발음되는지 쓰여있다. 더불어 원어민 음성파일까지 지원되니 발음에선 걱정이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언어책에 발음을 한국어로 따로 표기해두는 건 선호하지 않지만 이 책은 초보를 대상으로, 더욱이 여행지에서 효율성 높게 이용되도록 쓰여졌으니 이해가 간다. 

 여행 전 베트남어는 어떤지 호기심에 들여다보려 했는데 보다보면 언어에 대한 욕심이 생기고 점점 더 잘 말하고 싶어진다. 언젠가 베트남 여행을 가서 책의 문장들을 자유롭게 구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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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오기 전에 - 죽음 앞에서 더 눈부셨던 한 예술가 이야기
사이먼 피츠모리스 지음, 정성민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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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땐, 다가오는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죽음을 준비하는지에 대한 책인 줄 알았다. 시한부를 선고받고 어떻게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어떤 식으로 떠날 준비를 했을지 궁금했다. 처음엔 저자가 병에 대해 깨닫기 전, 과거들이 펼쳐진다. 자신의 꿈을 위해 열심히 달려가고 평생의 반려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아이를 갖는 모든 경이롭고 행복했던 과거들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미 저자의 현재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그 모습들은 마냥 아름답게 보여지지 않는다. 현재 죽음이 가깝다는 걸 알아버렸으니 과거는 더 안타깝고 불안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첫장에서 서술하는 것처럼 여러 사람들 틈에 있어도 다른 누구와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우리는 언젠간 죽음이 오리란 걸 알지만 가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물며 죽을 날짜를 받아놓다니 분명 받아들이느냐는 상관없이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많이 달라질 것이다. 이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은데 어떻게 버텨냈을까?

 사실 저자는 죽음을 이겨낸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자신은 꼭 살아보이겠다며 미래지향적인 모습도 부족하다. 그저 그는 지금 이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곁에 있는 사람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그가 이렇게 버텨낼 수 있는 건 가족의 힘이 강하다고 생각되었다. 책 서두부터 언급되었던 그의 연인의 존재. 아프기 시작하면서도, 또 병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깊어지면서 끝까지 그의 곁에 있었던 아내와 자식과 부모와 형제들. 그가 죽음에 다가가는 하루하루를 우울하고 좌절로 점철되지 않은 이유는 아내를 향한 무한한 사랑도 있겠지만 아내 스스로의 마음가짐과 행동도 크다고 생각한다. 자세히 서술되지 않았지만 아내는 남편의 곁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희망과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어준다. 막막한 현실과 포기해야하는 여러 문제들이 있어 답답하고 힘들텐데 저자와 다툼을 하거나 힘든 소리를 내뱉었다는 묘사는 없다. 오히려 저자가 지쳐 침울해할 땐 자연스럽게 아이와 교감시켜주기도 하고 말로서 힘을 북돋아준다. 책을 읽으면서도 종종 아내는 굉장히 강한 사람이라 느껴졌다. 저자가 아내를 아끼고 사랑할 수밖에 없구나 하고 느껴졌다. 

 나에게도 그런 강한 마음이 생길 수 있을까. 사실 나에게나 가까운 사람에게나 당장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다면, 나는 어떻게 대처할지 모를 것이다. 그저 언제 덮쳐올지 모르는 죽음을 두려움에 벌벌 떨며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아내도 이 예기치못한 불행을 어떻게 이겨내고 힘낼 수 있는지 궁금하다. 이건 배우거나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힘이 아닌 것 같다. 아니면,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에겐 이런 힘이 발휘될 수 있는 것일까. 나도 그처럼 죽음이 앞에 있더라도 현실을 소중히 여길 수 있도록 강한 마음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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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로빈 스턴 지음, 신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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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관계는 참 어려운 것 같다. 차라리 모두 같다면 이해하기 편할텐데 서로 살아온 환경, 자신의 입장, 상대방을 생각하는 정도 등 다른 게 너무 많아 남을 이해하기도, 대하기도 쉽지 않다. 그렇기에 항상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역지사지 마음을 잊지 말고 남을 대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엔 그렇지 않은 이기적인 사람이 너무나 많다. 남을 자기 주도 하에 두기 위해 상대방을 깎아내리려 하고 무조건 잘못되었다 타박 하는 말과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처음은 피해자도 사소하게 생각할 테지만 이게 축적이 되다 보면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져 가기 때문에 처음부터 깨닫고 교정해야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처음엔 주위에 가스라이팅을 당하지만 그 상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친구들을 위해서 책을 읽어보려 했다. 제 3자의 눈으로 보면 해를 끼치고 있는 게 너무나도 분명히 보이는데 정작 당하는 당사자들은 깨닫지도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소한 일처럼 보이고, 남의 연애사에 간섭하는 것 같아 깊은 조언은 꺼려했었다. 그러던 차에 나도 제대로 가스라이팅에 대해 알고, 친구에게 답답하다 소리만 할 게 아니라 정말 도움이 되는 조언과 충고를 해주고 싶었다. 책에 나온 가스라이팅의 예시 하나하나를 들며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어 이해하기도 쉽고 사소한 말다툼이라 여겼을 사건들이 실은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라고 느꼈다. 무엇보다 나는 가스라이팅에 해당되지 않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연인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부모, 직장 동료, 친구들 등 어느 관계든 어떤 상황이든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걸 깨닫고 매우 놀랐다. 상대방을 깎아내림으로써 자신이 옳다는 걸 증명하고 자신의 통제 안에 있다는 걸 느껴야 하는 유형이라니, 정말 이기적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피해자가 특별히 모자라거나 자존감이 없어서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건 아니다. 아무리 사회에서 인정받고 있고 인간관계에서 아무리 똑부러진 사람이더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피해자가 부족해서 피해자가 된다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줘서 내 탓이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도 들고 또 여태 행실에 상관없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어 항상 주위를 경계하는 마음도 들게 했다. 이제 나도 내 주변을 다시금 돌아보는 시간도 갖고, 친구를 탓할 게 아니라 책의 예시대로 지금 상황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해결 방법과 조언을 건네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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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패턴 태국어로 쉽게 말하기 - 55개 패턴으로 배우는
최가을 지음 / PUB.365(삼육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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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은 한국에서도 흔하게 여행지로 떠나는 곳이다. 그러나 태국에서 태국어로 읽고 말하는 건 전혀 하지 못한다. 기껏해야 인삿말인 '사와디캅'만 욀 줄 알지 태국어로 인삿말이 적혀있다 하더라도 읽지도 못하는 지경이다. 태국어 글자 하나도 못 외는 내가 어쩌다가 태국어를 배우려고 하는 것일까? 외국어는 필요를 느낄 때 즐겁게 배워야 한다는 나만의 법칙이 있다. 나를 포함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생 영어를 배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오랫동안 영어에 목을 멘다. 하지만 정작 영어를 유창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적다. 나는 어릴 때부터 영어를 주입식으로, 또 문법 위주, 시험 위주의 공부만 했기에 흥미와 활용성이 떨어지는 공부를 했기에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고 본다. 이미 질릴대로 질려버린 영어는 아마 평생 가도 제대로 끝내지 못할 기분이다. 다른 언어는 이렇게 떠밀리듯 재미없게 공부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태국어는 여행의 흥분이 가지 않았을 때, 내가 배우고 싶을 때 즐겁게 배우고 싶었다. 

 이 책은 '어텀 데이지'라는 유투버가 쓴 책이다. 여느 언어책과 같이 자음모음부터 알려주고 기초문법부터 여러가지 패턴까지 처음 배우는 초보자에게 필요한 모든 구성이 다 들어있다. 아무래도 태국어는 다른 언어에 비해 비슷한 글자도 많고 헷갈릴 수 있어 걱정했는데 글자 크기가 시원스럽게 적혀 있어 다른 글자들과 비교해보며 익힐 수 있었다. 팁이라며 작은 글씨로 귀퉁이에 적어놓은 언어책도 많은데 그럴 땐 익숙한 언어라 재밌게 보고 넘어갔지만 이번엔 헷갈리고 처음 접하는 언어라 그런 부분이 달갑지만은 않을 것 같았다. 다행히 이 책에는 모든 글씨가 큼직해 딱 초보에게 맞게 쓰인 책이구나 라고 느꼈다. 
 
 그리고 저자가 유튜버라 책보다는 훨씬 다양하게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책에 곳곳에 있는 QR코드를 인식하면 해당 유튜브 강좌를 들을 수 있는데 책에 있는 내용 뿐 아니라 유튜버가 개인적으로 올려둔 관련 영상까지 흥미 가는대로 볼 수 있어 재미있었다. 직접 발음을 어떻게 하는지, 어떤 상황에 쓰이는지도 익힐 수 있어 영상이 무척 도움이 많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태국에 가서 멋지게 소통할 수 있게 발전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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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평양
성석제 외 지음 / 엉터리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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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이례적으로 북한과의 접점이 많아지고 있다. 텔레비전에서 남북정상회담을 봐도 여지껏과 다르게 부드럽고 관계가 진척되어 나가는 게 눈에 띄일 정도이다. 정말 통일이란 게 먼 일은 아닌 것 같은 기대마저 들 정도이다. 표면적으로 다 믿어서도 안되고 마냥 호락호락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시킨 건 이번에 처음인 건 사실이다. 북한과 가까워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북한과 그 사회에 대해 제대로 알고 또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북한에 대해 생각하면 흔히 끼니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고 생활은 억압되어 있으며 이웃까지 경계하며 말과 행동거지를 정부눈에 띄지 않게 조심하는 모습이다. 우리가 접하는 매체 모두 북한의 실상이라며 떠들고 우리도 당연하게 그렇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언젠가 외국 기자가 북한의 일상을 찍어 올린 영상을 봤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북한은 못 살지도 않았고 오히려 우리나라의 모습과 흡사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우리가 아는 부분은 매우 적은 부분이구나 느꼈다. 앞으로도 북한과 관계가 진전되려면 북한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책에서는 북한에 관련된 여러 단편들이 엮어져 있다. 그리고 그 얘기는 누구나 짐작하듯 북한의 어려운 실상이라든가, 억압된 자유라든가, 탈북하고 싶지만 정부의 의해 좌절되는 그런 얘기들. 흔히 '우리나라에서 태어나서 다행이다' 라며 강건너 불구경하듯 안심하게 되는 그런 얘기들. 그런데 책 속의 얘기는 좀 더 새로웠다. 내가 말했던 판에 박힌 얘기가 아니라 분단 국가로서 서로가 겪었을 고통, 그리고 미래의 모습까지 그려낸 SF소설까지 다채롭고 신선한 소재들이 많았다. 판에 박힌 얘기가 아니었기에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단편 하나하나를 읽었던 것 같다. 제일 재밌게 읽었던 단편은 '매달리다'와 나이트버스'였다. '매달리다'는 무고한 사람이 간첩으로 몰아 한 가정을 파괴시켜버린 우리나라의 독재정권 때 얘기다. 평범했던 한 가정이 어떻게 무너져 내리는지 이야기를 진행하는 문체가 담담해서 더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리고 주인공은 끝까지 자신에게 벌을 주는 형태로 하루를 버텨낸다. 사건으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나버린 이상 복수를 하기에도 가정을 다시 되돌리기에도 이젠 너무 늦어버렸다. 주인공이 그저 몸에 고통을 받는 것으로 후회하고 참담한 현실을 견뎌내려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나이트버스'. 자신이 죽을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어떻게 될지 마음 졸이며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점점 꼬여만 가는 상황을 어떻게 타파해 나갈지도 궁금했다. 아마 간첩의 일환으로 모였을 사람들이, 결국엔 남한에서 어우러져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무사히 여행을 마친다. 마지막에 주인공이 기타를 치며 자작곡을 노래하는 것도 좋았다. 모두에게 괜찮다고 위로해주는 것 같아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안녕, 평양'에 들어있는 여러 소설들을 읽어보면서 과거에만 머물러 있던 북한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 깨우쳐진 것 같았다. 또 생각보다 내가 북한에 대한 편견이 깊이 자리잡구나를 느꼈다. 북한 사람이 꽤나 멀게만 느껴졌는데 좀 더 가까워진 기분도 든다. 이렇게 북한에 대한 고정 관념을 깨부수고 새롭게 인식 전환을 할 수 있는 소설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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