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는 나를 알고 있다

컬러는 나를 알고 있다 - 나를 찾아 떠나는 색채 심리 여행
진미선 지음 / 라온북 / 2021년 1월

그림을 그릴 때만 컬러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과거에 어떤 기억을 더듬을 때도, 입고나갈 옷을 고를 때도, 물건을 살 때도 색깔은 중요한 요소이다. 거기다 그림을 통해 나도 몰랐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거울 역할도 한다니 색의 세계란 신기하기만 하다. 그림을 통한 심리테스트나 색깔 테스트는 이미 경험해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도 인터넷을 통해 재미삼아 몇 번 검사를 해본 적 있다. 얼추 맞는 것 같지만 그 때는 반재미로 했던 건데 이 책 '컬러는 나를 알고 있다'에서는 더 세심하고 명확한 진단을 내려줄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하지만 과연 색이 나를 대변해줄 수 있을까? 저자는 상담가로서 활동하면서 겪은 예시들을 보여주며 색이 상담에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무엇을 말해주는지 설명해준다. 확실히 방 안 벽지 색이 조금만 달라져도 분위기가 달라지는데 색에 내 감정과 무의식이 투영되어있다는 것은 일리있는 말이다. 또 색마다 부정적, 긍정적인 색이 나눠져 있는 것이 아니라 각각 특성이 있어 극단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아이가 레드를 많이 쓴다고 하여 정서적으로 문제 있는 것이 아닌 단순히 많은 에너지를 표출하는 방법을 골랐던 것 뿐이다. 색깔을 통해 상담이 이루어질 땐 색이 어떤 의미를 가지냐가 아니라 이를 어떻게 나타내고 표현되는지 더 중점을 둬야한다는 것이다.

책 서두에 '마인드 컬러 자가진단표'를 통해 현재 나의 색은 어떤지 파악해 볼 수 있다. 테스트 결과 나는 옐로, 그린, 터키 색이 나의 색으로 나왔다. 각자 해당하는 성격 유형을 읽어보니 맞는 것 같아 재미있었다. 각자를 대표하는 색이 있다니 왠지 이 색들이 더 특별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내 성격은 어떤지, 또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같은 색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하는 것도 즐거웠다. 또 내가 생각한 색의 의미는 긍정적이었는데, 다른 사람에겐 부정적인 색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한 일이다. 색을 통해 나를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나에게 보완되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색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무궁무진한 활용도를 보여준다.

또 이 책에서 소개해 준대로 오늘 하루, 기분이 어땠는지 키워드를 적고 그에 맞다고 생각되는 색을 칠하는 컬러노트를 쓰는 것도 재미있어보였다. 하루를 돌아보며 내 기분을 명확히 알 수 있고 또 감정의 변화도 어땠는지 알아갈 수 있으니까. 색을 통해 나를 알아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재미있고 깊게 탐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앞으로도컬러와 함께 나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을 많이 늘려야되겠다.

n잡 시대에 부쳐

n잡 시대에 부쳐 ㅣ 워커스 라운지 1
홍인혜 외 지음 / 보틀프레스 / 2020년 12월

요즘 시대에 평생 직장이란 말은 없어졌다. 적당한 시기가 되면 당연하게 이직 준비를 하거나 자신만의 사업을 준비하곤 한다. 혹은 스스로 쉬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하지마나 나에겐 이런 자유로운 선택이 아직 먼 이야기이다. 남과 똑같이 학교에 가고 남과 똑같은 직장을 가졌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평생 갖고 갈 생각은 없지만 이 외에 다른 일을 생각해본 적도 없다. 이 직장이 아니면 내가 어딜 갈까? 좋아하는 것을 생각해보라해도 당장 생각나는 것이 없다. 여러가지 직장을 거쳐간 이들은 나와 어떻게 다를까? 정체되어 있는 지금을 바꿔보고 싶은 마음에 'n잡 시대에 부쳐'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들은 어떻게 n잡을 갖게 되었을까?

이 책은 총 12명이 모여 집필했다. 이들의 평균 직업 수는 3.5개. 각각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얻게 되었는지, 현재는 어떻게 일상을 이루고 있는지 읽기 전부터 궁금증이 넘쳤다. 나와 전혀 다른 새로운 얘기들이라기보다 오히려 공감대가 많아 놀랐다. 직장에서 업무에 치이기도 하고 사람들과 부딪히기도 한다. 어쨋든 돈벌이라는 게 사람과 아예 관계가 없을 수는 없으니 항상 갈등과 오해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그들도 나와 다름없이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똑같은 고민을 한다는 점에서 마치 내 일기장을 들여다 보는 듯 했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거나 방송업계 등 예술업은 개개인이 두각을 나타내기도 힘들고 궤도에 오르기 전까진 벌이도 힘들다고 들었다. 이들이 n잡러가 된 이유는 자신의 환경을 파악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한 결과다. 자신의 재능을 갈고 닦아 어떤 곳에, 어떻게 해야 도움이 될까 열심히 고심하고 직접 발로 뛰었다. 마냥 게으르기만 한 내 모습과 비교해보고 많이 반성하게 되었다. n잡러를 시작한 것도, 유지하고 있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닐텐데 너무 가볍게 여겼던 것 같다. 스스로 내 상황을 되집고 지금 하고 있는 일부터 제대로 파악하고 후회없이 임해야겠다고 느꼈다.

내가 n잡을 그리게 된 건 단순히 지금 상황보다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하는 막연한 기대와 멋져보인다는 동경 때문이다. 단순히 현재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마음에 다른 업무를 그려서는 안된다. 우선 지금 하고 있는 내 업무에 익숙해지고 노련해졌을 때, 그 때 내가 어떤 것을 할 수 있고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도 어엿하게 n잡러로서 바쁜 삶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내게 새로운 깨달음을 주고 따뜻한 공감으로 응원을 보내준 'n잡 시대에 부쳐' 와 모든 n잡러들을 응원한다.

위대한 상인의 비밀

위대한 상인의 비밀 - 어느 날 부의 비밀이 내게로 왔다
오그 만디노 지음, 홍성태 옮김 / 월요일의꿈 / 2020년 12월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부자가 되는 이는 소수이다. 다들 열심히 노력하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 힘쓰고 있는데 왜 최상에 닿지 못하는 것일까? 노력이 부족했던 것일까? 방법이 틀렸던 것일까? '위대한 상인의 비밀'에서는 하피드라는 대상인이 평생동안 이룬 부의 비밀을 하나하나 밝혀준다. 하피드는 처음에는 보잘 것 없는 낙타지기일 뿐이었다. 그런 그가 어떻게 부의 비밀을 손에 넣고 성공할 수 있었을까?

그 비밀은 바로 그가 궤짝에 넣어둔 낡은 두루마리들에 있었다. 과거 자신의 주인 파트로스에게 받은 그 두루마리는 총 10개로, 부를 얻기위한 비밀이 각각 하나씩 적혀있다. 두루마리에 적힌 내용은 어려운 내용이 아니다. 첫번째 두루마리에는 지금부터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자세로 성공을 위해 나아가겠다는 마음을 먹는 것이다. 나는 전과 다를 것이며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기로 한다. 매일 두루마리를 소리내어 읽으며 자신을 갖는 것이다. 각 두루마리에 적힌 내용은 흥미로우면서도 용기가 솟아나는 것 같다. 정말 내가 다른 사람이 되고 성공을 쥐는 생생한 미래가 보이는 듯하다.

10가지 비밀 중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비밀은 바로 두 번쨰 두루마리에 적힌 사랑이 가득한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내가 부를 얻는 데에 남을 사랑하는 건 왜 필요할까? '판매'는 사람 간에 행해지는 것이다. 사람들 간 좋은 관계를 맺고 그들의 이야기를 속속들이 꿰고 있어야 판매에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굳이 이런 목적을 가지지 않더라도 서로 사랑한다는 건 더 따뜻하고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성공을 이룬다면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곳이 더 좋다. 따뜻한 사회는 곧 내 성공과 부합되는 일이 아닐까?

하피드는 주인에게서 두루마리를 받을 때 한 약속을 잘 지켰다. 남에게 발설하지 말라는 것, 그리고 떄가 되면 다음 사람에게 두루마리를 넘겨줄 것. 마침내 하피드는 두루마리를 넘겨줄 새로운 사람을 찾았고 곧 자신이 걸어온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 받았다. 예전 자신의 작은 행동이 많은 시간이 흐른 후,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 깨닫는 장면은 나까지 벅차오르는 순간이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가 생각나기도 했다. '위대한 상인의 비밀'에 적힌 내용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훗날 우리도 큰 부를 쌓을 수 있지 않을까. 하피드가 완벽하게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 만족한 것처럼 나도 만족할만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최현우의 마법 타로

최현우의 마법 타로
최현우 지음 / 넥서스BOOKS / 2020년 12월

최현우는 세계적인 마술사로 유명하다. 그의 마술이 얼마나 신기한지 우스갯소리로 실제 호그와트를 다니는 마법사라는 얘기까지 있다. 그런 최현우가 '마술을 보여드릴까요? 타로점을 봐드릴까요?' 하면 대부분 타로를 선택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신기한 한 번의 경험보다 오직 '나'를 위한 한 번의 타로점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인 것 같습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마술 대신 선택하는 타로! 과연 타로에는 어떤 매력이 있는걸까?

타로 카드는 총 78장이 있다. 카드 수도 많은데 각 카드마다 의미가 있고 그 의미도 뽑은 순서, 놓인 순서, 현재 상황에 따라 타로 점은 달라질 수 있다니 꽤 세심하고 깊은 공부를 요한다. 그 수많은 의미와 타로의 유래를 어떻게 다 알 수 있을까? 이 책 최현우의 마법타로에서는 누구나 궁금해할만한 Q&A와 타로 용어 정리부터 설명해준다. 본격적으로 타로 카드를 배우기 전에 준비운동을 하며 긴장을 푸는 과정이다. 흔히 직접 대면하지 않은 타로점은 효과가 없다고 생각되기 마련인데, 인터넷을 통해서 보는 타로카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해서 놀랐다. 이 책에서도 '최현우의 마법 타로' 웹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 QR코드를 제공해주고 있다. 직접 타로점을 보며 카드 키워드와 스토리를 배우면 카드 해석과 상황에 맞춰 해석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힐 것이다. 또 몸소 점을 보고 내 해석이 맞았는지 확인할 수 있으니 더 정확하고 즐겁게 따라갈 수 있다.

각 페이지는 78장 타로카드 한 장, 한 장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다. 먼저 첫 장에 카드 이미지와 각 운세에 대한 별점과 키워드를 매겨져있어 이 카드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각 카드에 담긴 의미와 카드 그림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 애정운, 금전운, 직장운 등 각 운세에 대해 상세한 설명이 또 추가된다. 깔끔한 배치와 귀여운 픽토그램으로 가독성도 좋고 간결하고 쉬운 문체로 이해하기도 쉽다. 여러 카드를 배우는 것이니만큼 어렵고 장황한 설명이 있을 것이라 걱정했는데 술술 읽다 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

따로 타로카드를 사지 않더라도 책 내에 있는 QR코드를 통해 타로 카드를 직접 점쳐보면서, 각 카드가 어떤 의미인지 알아가면 금세 78장의 카드를 모두 익혀갈 것 같다. 재미있고 읽기 쉬운 초심자에게 특히 더 도움이 될 것이다. 타로카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조선을 풍미한 16인의 소울메이트

조선을 풍미한 16인의 소울메이트 - 은쌤이 들려주는 역사적 만남 이야기
은동진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1월

500년간 이어진 조선시대는 우리에게 있어 친근한 시대이다. 그간 철저하게 기록된 조선왕조실록 덕분에 우리는 그 시대를 보내지 않아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긴 역사동안 아픈 순간도 있었지만 뛰어난 인물도 많았다. 조선 시대에서 인상깊은 인물을 꼽으라면 태조 이성계, 세종대왕, 세조 등 왕족부터 조광조, 허준, 허난설현 등 학자나 양반들도 많이 떠오를 것이다. 이들 한 명 한 명 꼽아 인물사를 배워도 흥미롭겠지만, '조선을 풍미한 16인의 소울메이트'에서는 두 명씩 꼽아 소개시켜주고 있다. 각 인물들마다 어떤 인물을 만나 어떤 활동을 벌였을까?

'인물사로 알아보는, 조선을 풍미한 16인의 소울메이트'는 사실만 나열한 것이 아닌 우리에게 다양한 생각을 유도하주듯 설명하고 있다. 마치 사회 선생님에게 수업을 받는 것처럼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소재를 던져주고 우리 역사는 어땠을까, 자연스럽게 생각하도록 만든다. 은동진 저자님이 강의를 많이 경험해보신 분이라 그런지 문체에서도 강의하던 습관이 남는 것 같다. 역사를 기반한 책은 딱딱하고 지루하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이 책은 더 몰입감 있게 빠져들게 만든다.

책 제목처럼, 이 책에서는 한 사람씩 놓고 보는 게 아니라 긴밀한 관계였던, 혹은 비슷한 행보를 보였던 두 사람을 살펴볼 수 있다. 덕분에 한 사람의 일생을 읽었을 때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던 부분들이 서로 대조하고 비교해보며 새롭게 와닿았다.

소재로 많이 쓰이며 우리에게도 친숙한 비운의 왕 단종, 그는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르지만 선왕이나 왕비의 존재없이 홀로 왕위를 지켜야했다. 하지만 왕권이 유명무실해지고 불안해져갔다. 어찌보면 세조가 조카를 치우고 대신 왕위에 앉게된 건 불보듯 뻔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단종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세조를 떠올리게 되는데 이 책에선 단종에게 끝까지 충절을 지킨 성삼문의 이야기가 나온다. 단종 복위를 꾀한 죄로 처형당했지만 이를 무릅쓸 정도로 어좌에 앉는 자는 응당 바른 방법으로 올라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단종의 복위를 꾀했던 이는 성삼문 뿐만 아니다. 이들이 실패한 후에도 금성대군이 주도하여 단종 복위를 한 번 더 시도했으나 이 역시 실패로 돌아간다. 두 번이나 실패해 사람들이 유배 가거나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보고 단종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세조는 어땠을까? 왕족의 적장자이면서도 어린 나이에 목숨을 잃은 단종의 기록은 짧을 수밖에 없다. 그의 생각, 행동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는 적어 더더욱 안타까운 이야기로 전해져내려오는 것 같다.​

단종과 성삼문 이외에도 세종과 장영실, 정조와 적양용, 신사임당과 허난설현, 김만덕과 임상옥 등 흥미로운 인물들이 함께 수록되어있다. 지루한 사회책을 벗어나 실제 이들의 삶이 어땠는지 느껴보고 싶다면, '조선을 풍미한 16인의 소울메이트'를 읽어보길 추천한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http://cafe.naver.com/jhcomm/13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