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기독교 세계관 - 일, 테크놀로지, 성, 소비, 진리, 행복에 대한 새로운 생각
크리스 파커 지음, 홍병룡 옮김, 강영안 감수 / 템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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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기독교 교육에 대해 공부하면서 처음으로 '기독교 세계관'에 대해 접했던 게 10년도 더 전의 일이다. 그 때 기독교 세계관에 대해 처음 인식했고, 그 이후로 나를 둘러싼 피조세계와 나의 내면을 바라볼 때 '기독교 세계관'의 안경을 통해 바라보며 이해하고 분별하고자 노력하게 되었다. 내 개인적으로 신앙에서 큰 전환점이 되고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발판이 되어주었던 '기독교 세계관'은 이토록 중요하고 강력한 가르침이기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야기해주고 싶지만, 모두에게 <창조 타락 구속>과 같은 책을 권할 수도 없고 나의 짧은 말로 이 깊이있는 이야기를 제대로 전할 수 없어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처음 만나는 기독교 세계관> 책을 선물하고, 소개하면서 '기독교 세계관'에 대해 좀 더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책의 크기도 작은 편이라 가볍게 들고다니기에도 좋고, 청소년이나 독서를 어려워 하는 성인들에게 진입장벽이 낮을 것 같다.(이것도 꽤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책이어도 부담스러워서 책장을 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 또, 챕터별로 분량이 길지 않아 바쁜 현대인들이 틈틈이 시간을 쪼개어 읽기에도 좋고, 그룹으로 책을 읽고 나눔이나 토론 등을 하며 느리지만 깊게 읽기에도 좋은 구성인 것 같다. 쉬우면서도 '기독교 세계관'에 대한 핵심을 명확하게 짚어주고, 누군가 나를 훈계하고 강요하는 듯한 느낌을 주지 않으면서도 분명하고 확신어린 목소리로 이야기를 건네는 이 책은 제목처럼 처음 '기독교 세계관'을 만나는 독자들에게 좋은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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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초록 웅진책마을 114
이향안 지음, 오승민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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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초록은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책이다. 어릴 때 반려견을 키워보았고, 작가의 동생이 앵무새를 키우며 겪었던 일이 주된 소재가 되었다. 그래서일까, 픽션이지만 현실같이 생생하게 와닿는 이야기여서 책을 한 번 펼치니 이야기에 깊이 빠져서 책을 한 호흡에 읽어내게 되었다. 은솔이와 은솔이의 엄마, 그리고 초록이 모두 바로 지금 곁에 있는 것만 같은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였고, 그래서 더욱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했던 은솔이, 그리고 그런 은솔이에게 '털 날리는 다른 동물들 보다는 낫겠지.'하는 생각으로 앵무새를 사서 선물한 은솔이의 엄마는 앵무새에 대해 무지했던 상태에서 초록이를 맞아들였고, 그 모든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무방비상태로 겪어내며 앵무새에 대해서 뒤늦게 차츰 알아간다. 그리고 초록이가 성장함에 따라 (야생성을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꾸만 날려고 하는 초록이를 날지 못하게 만드는 '윙컷'에 대해 은솔이와 은솔이 엄마는 적지 않은 고민을 했다. 말 그대로 자연, 야생에서 태어나고 살아가는 앵무새에게는 당연히 필요없겠지만, 이미 반려조로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삶에 적응한 앵무새는 안전을 위해서라도 '윙컷'을 해야한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 결국 '윙컷'을 하지만 이로 인해 우울증을 앓는 초록이를 보며 은솔이는 함께 마음 아파했고, 새 깃털이 자라서 다시 날고자 도전하는 초록이를 보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앞으로 윙컷 없이 키워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기에 이르렀다.


그 모든 과정에서 은솔이는 혼자만의 생각과 고집만 붙들고 있지 않았고, 똑같이 앵무새를 기르는 친구인 기찬이, 그리고 엄마와 모든 솔직한 생각-고민, 망설임, 두려움 등-을 나누었다. 동호회 사람들에게 질문도 해보고, 앵무새 할머니를 직접 찾아가보기도 하는 적극적인 행동도 했다. 앵무새에 관한 강의도 들으며 좀 더 공부하여 초록이를 위해 최선의 길을 찾고자 노력하되 정말 더 이상 다른 대안이 없을 때에는 윙컷을 시키기로 엄마와 약속하는 모습도 참 성숙해보였다.


이 책에서는 윙컷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내려주지 않는다. 초록이의 경우는 무엇이 최선이라고 답을 알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사람 중심의 결정이 아닌 반려동물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관점을 바탕으로 가족이 함께 서로 소통하고 또 노력하며 천천히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려는 그 모습이 바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메세지 같았다. 앵무새, 혹은 다른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독자라면 많은 부분 은솔이와 은솔이 엄마의 고민과 어려움에 공감하겠지만, 그렇다고 그 반려동물들이 모두 초록이와 같은 경우인 것은 아니니까 초록이에 대한 정답 보다는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한 제안,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것이 가장 적절한 결말이 아닐까 싶다. 동물권에 대한 주제의 수업을 할 때에도 온책읽기로 함께 읽고 서로 다른 상황, 서로 다른 입장, 서로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있음을 전제로 하여 토론 수업을 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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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 꽃 피었다 웅진 지식그림책 54
김황 지음, 전명진 그림 / 웅진주니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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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


한국의 전통 음식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영양학적으로도 훌륭한 음식이지만 아이들은 채소 때문에 비빔밥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


그림책 첫 장면에 나오는 아이의 "맛도 없고 예쁘지도 않은데.." 라는 말에 나는 개인적으로 동의할 수 없지만 (맛도 있고 보기에도 예쁜데?!)

아이들은 충분히 그렇게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하기에, 이 책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비빔밥의 맛과 멋에 대해서 이야기를 건넬지 더욱 궁금해졌다.


아이들에게 채소가 얼마나 맛있는지, 식감이며 외형이 얼마나 개성있는지, 혹은 얼마나 건강에 좋은지 등등 지식을 전달하는 책도 많고, 채소들을 의인화하여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느껴지게끔 다가가는 그림책도 많은데, <비빔밥 꽃 피었다>처럼 채소에 숨은 다양한 꽃 이야기를 풀어준 책은 처음이었다.


채소를 좋아하고 즐겨 먹지만 직접 텃밭을 가꾸지는 않았기에 채소의 꽃을 본 적이 없었는데 예쁘고도 섬세한 그림을 통해 다양한 채소의 꽃을 볼 수 있어서 신기했고, 단순히 꽃을 아름답게만 그린 것이 아니라 열매인 채소의 실루엣 안에 꽃 그림을 배치하여 디자인적으로도 매우 인상깊었다.


그림으로도 많은 정보를 전달하지만 글로도 상세히 묘사하는 부분도 있어서 그림을 보기 전 글만 읽어주며 그 모습을 상상한 후에 꽃의 그림을 확인해보아도 좋을 것 같았다.

또, 채소에 있는 영양소(좋은 성분)에 대한 간결한 지식 전달 부분도 있어서 아이들에게 채소의 유익함을 알게 해줄 수 있으니 이 또한 부모 마음, 선생님 마음에 쏙 든다.

아름다운 채소 꽃을 꽃다발 처럼 한데 모아 보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제 채소가 새롭게 보이지?"라는 질문에 자신감이 느껴진다.

이래도 채소와 채소 꽃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있겠어? 하는 자신감!


그리고 한 장을 더 넘기면 나오는 채소 비빔밥의 아름다운 모습.

처음에도 얘기했지만 나는 본래 비빔밥을 아름다운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한 사람인데, 이 그림도 정말 먹음직스럽고 아름답게 그려져서 한참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뿐만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선물해주고 싶은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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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언과 군인 아저씨 어린이문학방 14
리사 톰슨 지음, 이은지 그림, 양재희 옮김 / 여유당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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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을 때면 등장 인물에게 나를, 혹은 내 주변 사람들을 대입해보며 만약을 가정해본다. 책 속의 인물과 내가(혹은 내 주변 사람들이) 비슷해서 더 공감이 갈 때도 있고, 너무나 다르기에 기존의 이야기 진행과 전혀 다른 갈래의 결말을 생각해볼 수도 있는 재미도 있다.


여유당 출판사에서 나온 책 <오언과 군인 아저씨>를 읽으면서는 10살 첫째 생각이 많이 났다. 오언에게 나를 대입하기에는 이미 '딸'로서 부모님과의 이별, 그리고 상실감에 대해 헤아려보는 것보다 '엄마'로서 어린 딸을 남겨두고 먼저 떠나게 되었을 때 남겨진 딸의 마음이 어떠할지에 대해 생각하는 게 더 가슴아픈 일이고 상상만으로도 괴로운 그런 관계적 위치에 와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부모님을 사랑하고 있고 헤어짐은 너무나 가슴 아프겠지만, 내리사랑인데다가 어린 자녀를 남겨두고 일찍 떠나는 부모의 마음은 정말 얼마나 괴롭겠는가!) 또, 군인 아저씨에게 재잘재잘 하고픈 이야기가 많고, 이것 좀 보세요, 저를 좀 보세요, 관심과 사랑을 받고싶어하는 오언의 모습이 딱 우리 첫째와 닮아서 어찌나 생각이 나던지.. (내가 퇴근하기만을 기다렸다가 집에 도착하면 나를 졸졸 따라다니며 꼭 하고 싶었던 말, 더하기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할 말이 한 보따리인 첫째이다.)


그랬다. 오언은 자신과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들어주고, 오언의 편을 들으며 맞장구 쳐주고, 오언이 보여주는 멋진 동작에 환호해주고, 웃어 줄 아빠와 엄마가 필요했다. 하지만 너무나 안타깝게도 아빠는 파병된 전쟁에서 목숨을 잃고 돌아오지 못했고, 엄마는 큰 상실감 때문에 오언에게 버팀목이 되어주기는 커녕 아직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오언을 방치하는 것과 같은 상황에 이르렀다. 이런 힘든 상황속에서 아이답지 않은 모습으로 엄마를 챙기고, 그 아픔을 받아들이고 사는 오언을 지켜보는 것은 참 마음이 아팠다. 군인 석상에게 말을 건네는 오언의 목소리는 담담했고, 다정했고, 때로는 천진난만했지만 나는 그 모든 순간이 다 마음이 아팠다.


다행이다. 상실과 절망, 좌절과 아픔만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어서! 오언의 마음에 큰 의지가 되고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존재였지만 그 자체로는 힘이 없는 군인 석상이 결국엔 오언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행동하게끔 작용하는 장치가 되어주었고, 오언의 곁에 먼저 다가와주고 용기를 주는 친구도 있었고, 오언의 가능성을 보고 기회를 열어주는 선생님도 있었고, 오언의 진심에 공감하고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어른도 있었고, 오언과 오언의 엄마를 따스하게 살펴주는 이웃도 있었다. 아빠의 빈자리를 다른 누가 똑같이 채울 수는 없지만, 많은 이들과의 따뜻한 관계 속에서 오언이 성장하고 있음에 나는 안도했다. 감사했다.


오언을 마음에 깊이 품고 나니 내가 해야할 일들이 보였다. 지금 현재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주는 가족-특히 자녀에게 좋은 엄마가 되어주는 일(눈 마주치고 대화하기, 곁에 있어주기, 함께 시간 보내기 등 대단하지 않아보여도 정말 소중한 일)을 나중으로 미루지 않기, 메건이나 케이트 아줌마와 같은 친구 혹은 좋은 이웃이 되어주기. 오언은 어디에나 있고, 누구나 될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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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런수런 숲 이야기
고데마리 루이 지음, 오사다 게이코 그림, 고향옥 옮김 / 양철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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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책 속 주인공인 마이와 닮은 점이 많은 딸아이가 있다. 나이도 3학년이고, 엄마를 무척 사랑하고 엄마와의 시간을 갈망하는 딸이다. "엄마랑 꼭 붙어있을 거예요. 엄마 사랑해요."라고 자주 말해주며 품에 포옥 안기고 부비적거리는 그런 딸이다. 그리고, 엄마인 나는 딸과 우리 가족을 무척 사랑하지만 나의 일 또한 사랑한다. 주어진 일(흔히 말하는 '월급 받는 만큼') 그 이상으로 일을 하고싶을 만큼 나의 일에 자부심이 크고, 꿈도 많아서 항상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지고, 전적으로 가정을 우선순위에 두기 보다는 일하느라 정시 퇴근을 못하기 일쑤이고, 아이의 방학 중에도 자발적으로 신청한 연수를 듣고 출장을 가는 바쁜 엄마이다. 또, 딸아이의 고모가 미국으로 가서 살고 있는 것까지 닮았다. (물론 아직 한 번도 방문해보진 못했지만.)
그래서일까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이의 독백과도 같은 말들이 남다르게 내 마음에 꽂혔다. 엄마와 함께 했던 일을 엄마 없이 할 때 엄마의 빈자리를 느끼고, 엄마 없이 새로운 것을 경험할 때 엄마와도 함께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는 마이가 꼭 나의 딸인 것만 같았다. 작가가 마이의 마음을 묘사하거나 인물 사이의 관계를 묘사할 때 섬세하게 표현하여 더욱 감정 이입이 된 것 같다.
평범함을 벗어나는 것 같거나, 지금까지 유지되어 왔던 어떤 상황에 큰 변화가 찾아올 때는 누구나 불안하다. 지금까지 누려오던 모든 것이 다 무너질 것만 같은 위기감도 느낀다. 어린 마이에게 엄마의 이탈리아 발령으로 인한 가족의 분리됨은 세상이 반쪽나는 것만 같은 두려운 일이었다. 그런 마이에게 엄마를 포함한 다른 어른들이 건네는 위로와 공감, 그리고 조언은 참 따뜻했고, 진심으로 마이를 아끼는 듯 했다. 또, 고모네 놀러가서 만나게 된 자연과 동물 친구들의 삶 자체가 마이를 흔들었고, 성장하게 했고, 깨우쳤던 것 같다.
어른이라고 마이와 같은 마음의 어려움이 없을리 없다. 그럴 때 다시 꺼내읽고 싶은 책이다. 또, 마이와 많은 부분 닮아있는 내 딸에게도 마이가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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