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대를 위한 키워드 기후 위기 이야기 미래 세대를 위한 상상력 1
이상수 지음 / 철수와영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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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점점 깨달아가면서 처음에는 부정도 해보고, 무언가 해보려다가 좌절도 해보고, 무력감도 느껴보았다. 그러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만큼이라도 꾸준히 지속하자 라는 생각으로 귀결되어 작지만 힘 있는 실천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그리고 학교에서 만나는 학생들에게도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잘못 알려진 내용들을 바로 잡아주고, 배운 것을 학교 안에서 함께 실천하는 경험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을 지도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잘 만들어진 영상들이고, 그 다음이 사진 자료이다. 시선을 확실하게 끌고 관심을 환기시키기에 좋다. 하지만 제대로 정리된 설명글만큼 신뢰도가 높은 자료도 없다. 이 책은 환경 및 기후 위기 이야기를 키워드로 정리하여 큰 주제별로 묶어 정리해두었다. 키워드에 대한 정의 뿐만 아니라 이와 연관된 에피소드들도 함께 다루고 있어서 이 문제가 우리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더 잘 이해하고 느끼게 만들어준다. 특정 키워드를 중심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려고 할 때 필요한 부분을 발췌하여 읽고 활용하기에도 좋다.

학생들이 꿈꾸는 행복한 미래는 건강한 지구상에서라야 펼칠 수 있고, 더이상 지구는 기다려줄 수 없다. 기후 위기에 대해 다루는 다양한 매체들이 더 많이 만들어지고 다양한 형식의 책들이 쓰여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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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
이향규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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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오감을 사용하여 세심하게 관찰하고 생생하게 묘사하려고 했지만- 왜인지 사물 그 자체에서 보이는 것 그 너머의 기억들이 자꾸만 떠올랐다는 프롤로그를 읽었을 때 낯설지 않았다. 나 역시 사물 하나에 추억과, 사물 하나에 미련과, 사물 하나에 아픔과, 사물 하나에 위로를 떠올리는 종류의 사람이어서.

아니나 다를까, 첫 번째 글인 '위로 음식'을 읽으면서 이미 글에 푹 빠져버렸고 눈물이 핑 돌았다. 작가님과 살아온 시대가 다르고 주변 인물이 다르고 경험이 다르지만 꼭 같은 것을 겪었어야지만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작가님의 기억과 닿아있는 그 위로 음식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담담하게 풀어낸 그 이야기들이 매개체가 되어 나의 기억을 건드렸고, 그 기억이 눈물샘을 자극했다. 다음 글을 빨리 읽고 싶기도 하고 이 글을 읽은 여운을 좀 더 느끼고 싶기도 했다. <빅이슈> 잡지에 연재되었던 에세이라니, 정기적으로 연재되는 에세이를 한 편씩 읽고 다음 편을 기다리는 시간동안 글을 곱씹는 방식이 이 에세이를 제대로 읽고 소화하는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 사물과 이어진 기억을 떠올렸고, 결국엔 그 기억 속의 사람을 떠올렸던 작가님을 통해 작가님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의 사람들을 자연스레 떠올려보게 되었다.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얼마나 다른지, 그 안에 연결고리들이 얼마나 촘촘한지.. 좋든 싫든 사람들과 복잡하게 얽혀서 살아가는 동안의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나를 더 깊이 이해하게 해주었다. 에세이를 읽으려 했지만 나를 읽게 했달까. 쉼 없이 달려온 시간을 뒤로 하고 잠시 숨을 고르는 방학이라는 시간동안 아껴 먹듯이 남은 글들을 하나 둘씩 꺼내 읽으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생각을 하니 무척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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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 년째 열다섯 텍스트T 1
김혜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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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판타지 동화는 매우 인기 있는 소재 중에 하나이다. 적당히 현실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신비롭고 특별한 경험을 간접적으로 해볼 수 있고,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니까 말이다. 그 중에서도 한국적인 정서와 판타지의 소재가 담겨있는 동화는 특히 귀하다. 분명 외국 작가의 어린이 판타지 동화와는 느낌이 다른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오백 년째 열다섯>은 우리 나라의 단군 신화나 구미호 이야기 같은 한국적인 판타지 요소와 함께 매우 특별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보편적인 공감대를 찾을 수 있는 삼대 모녀의 이야기가 나온다. 할머니, 엄마, 손녀 사이의 관계는 어쩌면 내가 속해있는 관계 속 비슷한 지점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비현실적인 설정 때문에 '내가 만약..'이라는 상상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비록 이미 오백 년을 넘게 살았지만 열다섯이라는 몸을 입고 열다섯으로서 할 수 있는 경험들 안에 갖혀 있었던 가을이의 그 또래 다운 마음의 변화와 고민들에 공감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의 독자 타겟은 열다섯 또래일까? 생각해보면 정작 열다섯 또래의 청소년들에게는 다소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고,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서점에 가니 2편도 나왔던데, 1편에서 풀어낸 넓은 세계관을 딛고 2편에서는 얼마나 더 이야기를 확장시키고 재미있게 풀어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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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놀러 와 스콜라 창작 그림책 58
엘리자 헐.샐리 리핀 지음, 대니얼 그레이 바넷 그림, 김지은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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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그런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같은 반 학생들끼리도 해당 학군 내에서 어떤 지역에 사는지에 따라 어울릴 친구와 거리를 둘 친구를 구분한다는.. 집값이 비싼 아파트 단지에 사는 아이들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곳이라 하더라도 자기 집보다 집값이 싼 동네에 사는 아이들을 얕잡아보고, 부모들도 어울리지 못하게 한다는 이야기였다. 누군가에게는 친구 사이에 "우리 집에 놀러 와."라는 초대를 할 때 계산하고 따져보아야 할 게 부모님의 경제력(집값)이라니 뭔가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자유롭게 친구를 사귀는 데에 있어서 때때로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상황이 그 뿐일까? 내가 생각하는 '정상'의 범위를 벗어난 이들을 나와 다른 부류로 선을 긋고 다가가지도 초대하지도 않는 어른들의 편협함이 아이들에게도 옮겨가 있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리고, 그로 인해 상처받고 배척당한 경험들이 쌓이면 위축되기 마련이다. 상처받는 것이 싫어서 더이상 다가가지 않고 마음의 벽을 세워 스스로를 보호하고 방어하려는 기제가 작용하기도 한다. 참 마음 아픈 일이다.


"우리 집에 놀러 와."

너무나 정겹고 설레는 말이다. 친구 사이에 이보다 더 신나고 기대되는 초대가 있을까? 이 책에서는 여러 아이들이 자기 친구를 집에 초대하며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 자기 집에 오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뭘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 재잘재잘 이야기한다. 특별할 것 없는 보통의 아이처럼, 본인이 장애를 가졌거나 장애인 가족을 두었을 때에라도 친구를 집에 초대하는 것에 전혀 거리낌이 없다. 참 건강한 자존감을 가진 아이들이다. 당당하게 친구를 초대하고,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 또한 마음이 말랑말랑해지고 따듯해졌다. 장애는 친구를 집에 불러서 노는 데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고, 누구도 상대방의 눈치를 보거나 불편해하지 않으면서도 서로 배려하며 어울리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장애이해교육 때 읽어주면 참 좋을 것 같다. 장애인은 비장애인이 동정하고 도와주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 친구로서 가까워지고 어울리며 동등하게 관계 맺을 수 있다. 그러면서도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가짐으로 서로의 핸디캡을 감싸줄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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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살이 되면 Dear 그림책
황인찬 지음, 서수연 그림 / 사계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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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중에 노래 가사나 시를 글로 삼고, 그림을 더하여 만든 그림책들을 좋아한다. 평소 시집을 따로 사서 읽거나 하지는 않지만, 시 그림책을 읽어보면 글에 함축적으로 담긴 의미의 깊이가 다르고 해석의 여지가 많아 오래오래 곱씹게 되고 시인의 글은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은 또 어떤가. 글과 그림이 함께 이야기를 전달하는 그림책의 특성상 그림을 보다보면 나만의 시 해석에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가 시를 글로만 접했을 때보다 더 입체적이고 새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측면도 있는 것 같아서 더 재미있다.


<백 살이 되면>은 황인찬님이 쓰신 시이다. 이전에 이 시를 읽어본 적이 없고, 또 황인찬 시인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었기에 더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글과 그림을 함께 읽느라 글과 그림이 주고받는 이야기를 따라가기 어려웠다. 혼선된 전화처럼. 

책을 덮어두었다가 얼마 후 다시 펼쳐들었다. 이번에는 천천히 시만 음미하며 읽어보았다. 그림이 배경인 듯, 그림이 하는 이야기에는 일부러 귀 기울이지 않기로 작정한듯이 시에만 빠져들어보았다. 읽고 또 읽고.. 아, 비로소 시인의 걸음걸이에 속도가 맞춰졌다. 맨 마지막 문구인 '좋겠다 정말 좋겠다'에 깊이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나도 이 시의 화자처럼 그렇게, 백 살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 다음에는 그림을 보았다. 아름답고 투명한 그림들은 그림 한 장면 한 장면을 아트프린팅해서 걸어두고 싶을만큼 좋았고, 주어와 동사가 분명한 글처럼 한 가지 이야기만을 하고 있지 않은 알쏭달쏭한 그림이어서 그림을 읽어내는 재미가 있었다. 청록색과 다홍색이 주는 산뜻함도 좋았다. 그리고, 내가 시를 읽고 해석하여 나만의 이야기를 품은 뒤에 그림을 읽으니 그림작가님의 해석과 비교하며 읽으며 더 입체적으로 시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좋은 그림책들을 많이 만나보았다. 그래서 더더욱 주변에 그림책을 어느 한 권 딱 집어 추천하기 어려웠었다. 그런데, 그림책을 좋아하는 나와 같은 어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을 오랜만에 만난 듯 하다. <백 살이 되면>이 바로 그런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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