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놀러 와 스콜라 창작 그림책 58
엘리자 헐.샐리 리핀 지음, 대니얼 그레이 바넷 그림, 김지은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젠가 그런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같은 반 학생들끼리도 해당 학군 내에서 어떤 지역에 사는지에 따라 어울릴 친구와 거리를 둘 친구를 구분한다는.. 집값이 비싼 아파트 단지에 사는 아이들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곳이라 하더라도 자기 집보다 집값이 싼 동네에 사는 아이들을 얕잡아보고, 부모들도 어울리지 못하게 한다는 이야기였다. 누군가에게는 친구 사이에 "우리 집에 놀러 와."라는 초대를 할 때 계산하고 따져보아야 할 게 부모님의 경제력(집값)이라니 뭔가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자유롭게 친구를 사귀는 데에 있어서 때때로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상황이 그 뿐일까? 내가 생각하는 '정상'의 범위를 벗어난 이들을 나와 다른 부류로 선을 긋고 다가가지도 초대하지도 않는 어른들의 편협함이 아이들에게도 옮겨가 있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리고, 그로 인해 상처받고 배척당한 경험들이 쌓이면 위축되기 마련이다. 상처받는 것이 싫어서 더이상 다가가지 않고 마음의 벽을 세워 스스로를 보호하고 방어하려는 기제가 작용하기도 한다. 참 마음 아픈 일이다.


"우리 집에 놀러 와."

너무나 정겹고 설레는 말이다. 친구 사이에 이보다 더 신나고 기대되는 초대가 있을까? 이 책에서는 여러 아이들이 자기 친구를 집에 초대하며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 자기 집에 오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뭘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 재잘재잘 이야기한다. 특별할 것 없는 보통의 아이처럼, 본인이 장애를 가졌거나 장애인 가족을 두었을 때에라도 친구를 집에 초대하는 것에 전혀 거리낌이 없다. 참 건강한 자존감을 가진 아이들이다. 당당하게 친구를 초대하고,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 또한 마음이 말랑말랑해지고 따듯해졌다. 장애는 친구를 집에 불러서 노는 데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고, 누구도 상대방의 눈치를 보거나 불편해하지 않으면서도 서로 배려하며 어울리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장애이해교육 때 읽어주면 참 좋을 것 같다. 장애인은 비장애인이 동정하고 도와주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 친구로서 가까워지고 어울리며 동등하게 관계 맺을 수 있다. 그러면서도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가짐으로 서로의 핸디캡을 감싸줄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