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도 동적 평형을 이룰 수 있다면...

생물과 무생물 사이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김소연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6월

   일본의 분자생물학자 후쿠오카 신이치는 이 책 《생물과 무생물》에서 생명에 대해, 바이러스의 발견, DNA의 발견 등을 이야기한다. 다른 교양 과학서와는 다르게 자신이 미국 유학을 하면서 겪는 과정을 같이 이야기한다. 문학적으로 잘 썼기에 더욱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다른 리뷰에서도 말하는 부분인데, 일단 글이 재미있다. 보통은 어렵고 복잡한 내용을 정말 어렵고 복잡하게 얘기하는데 이 책은 쉽게 흥미롭게 이야기한다. 다른 두꺼운 전문적인 책들보다는 간단하게 다루긴 하지만, 읽지 않은 것보다 좋지 않은가. 자신의 미국 록펠러 대학으로 유학을 간 때부터 하버드 대학교에서 박사후 과정을 밟는 동안 공부한 과정과 이 책의 주제인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번갈아가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바이러스를 발견하는 과정이나 DNA를 밝혀내는 과정 그리고 자신이 연구하던 얘기들이 어렵게 얘기하려면 전문적인 책 몇 권으로도 부족할 텐데... 간단하지만 재미있게 전달해주고 있다.

   과학, 진화나 유전 쪽에 관심이 있고 좀 알고 있다면 가볍게 읽을 수 있다. 과학 쪽 지식이 없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중고학교 시절 배운 걸 조금만 상기하면 된다. 생명이란 무엇인지 별로 궁금해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동적 평형이란 개념은 그럴 싸하게 들릴 것이다. 단순히 과학적 지식, 이론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유학 생활이나 연구원 생활에 대해서도 같이 얘기해주는 것은 이야기에 더 몰입하게 해준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우리 과학자 가운덴 이런 글을 쓸 사람이 없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통섭에 관심이 많으신 최재천 교수 정도가 생각난다.

   내 삶도 동적 평형을 잘 찾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