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의 경제학 - 사람을 살리고 자연도 살리는 살림살이 경제학!
강수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결혼을 결심한 연인들은 둘이 같이 살면 행복하게 잘살게 될 거라 믿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게 아니라는 걸 살아보면 알게 된다. 살아본 분들은 이미 다 알겠지만 그게 쉽잖다...

돈, 그 자체가 중심이고 핵심인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가운데 행복한 삶을 살자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내가 가진 것이 별로 없지만, 그걸 먼저 내놓고 비워야 한다는 데 있는 것 같다. 모두가 가진 자로서의 삶을 살면 행복할 거라 믿고 그것을 향해 내달리는 데, 그걸 하지 말고 다른 길을 가자 하니 쉽게 따라나설 수 없다. 나도 번듯한 집을 소유하고 싶고, 새 자동차를 사고 싶다. 그러려면 튼튼한 쇠가죽 허리띠를 장만해야 한다. 이 질긴 허리띠를 바짝 조이고 졸라 열심히 일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해도 번듯한 집을 소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마을 이장이자 대학교수인 강수돌은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데 있어서 정말 고민해야 할 문제들을 '현실적인' 대안들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이미 그렇게 살고자 노력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으니, 우리도 같이 동참하자는 쪽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죽자고 일하는 게 아니라 살자고 일해야 하는 거 아닌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가 선택한' 대통령이 우리에게 부족한 돈을 채워줄 것으로 생각했지만, 자기 주머니 채우기에 바쁘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됐다. 이 책은 돈에서 좀 벗어나자는 쪽이다. 행복한 삶을 사는데 돈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채우자는 것이다. 각 개인의 욕망이 모여 지금의 우리 사회를 움직이고 있다면,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주체도 우리다. 촛불을 100만 명이 들어도 꿈쩍하지 않는다면 1000만 명이 들면 눈치는 볼 것이다.

 

머리에 띠를 두르고 투쟁해서 월급을 조금 더 올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런 구조를 바꿔보자는 마음일 것이다. 세상 사람들의 욕심 탓에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걱정된다면, 나부터 그 길을 그만 가야 한다. 나 또한 세상 사람들 가운데 한 명임은 분명하다. 모두가 가고 있는 길을 벗어나 다른 길을 가는 건 어렵다. 이 어렵고 두려운 길을 하나 둘 같이 갈 수 있다면 새로운 길이 될 것이다.

 

장하준 교수의 책들을 읽으면서 좀 불편했었다. 뭐냐면, 우리도 지금의 선진국처럼 되고자 졸라 열심히 하는데 이 선진국들이 지들은 먼저 이뤄서 잘 사는데, 뒤따라 올라가려는 우리는 못 올라오게 막고 있다는 거다. 이것에 대해 강수돌 교수는 전에 없는 새로운 얘기를 하기보다 지금의 문제를 극복하고 더 나은 길을 같이 가자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너도 올라갔으니, 나도 올라가겠다'는 식은 참된 대안이 될 수 없다. 진정한 대안은 '네가 올라간 곳이나 길이 잘못되었으므로 나는 전혀 다른 길을 찾겠다'는 것이다. 죽임의 길이 아니라 '살림의 길' 말이다."

 

나는 지금부터 뭘 해야 하나? 행복한 삶을 위한 즐거운 고민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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