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정원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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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열두권의 소설을 읽었다.. 이렇게 미리 읽어낼 책들을 정해 놓고 다 읽고는 후기를 빠지지 않고 쓰고 하기는 처음인 것 같다..

 

책장을 덮자 마자 잠시 숨 돌릴 틈도 없이 다음 책의 첫장을 들추고 하다보니 처음엔 마치 짧은 순간에 이 대륙에서 저 대륙으로 과거에서 미래로 시간여행을 하는 것 처럼 혼란스럽기만 하더니 이젠 제법 적응이 되서 그런지 금방 소설속으로 빠져들고는 한다.. 자꾸 현실감각이 떨어지는게 문제이긴 해도..

 

이즈음에 드는 생각은 당연한 말이지만도 지문처럼 독특한 작가들의 저마다 다른 목소리에 대한 것이다.. 실은 활자화된 문체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책을 읽다 보면 마치 옆에서 조근조근 이야기를 들려주 듯 서로 다른 음색과 고저와 속도를 가진 작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래서 작가의 성별과 주인공의 성별은 서로 다른 목소리를 건네며 긴박한 순간에는 빠른 속도로 높은 톤의 목소리가, 평화롭게 애잔한 순간에는 저음의 긴숨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그리고 이 소설이 건네는 아름답지만 슬픈 유년의 목소리를 듣는다..

누구나 마음속에 이 "아름다운 정원"을 가지고 있겠지만 세상을 살아가며 차츰 스스로 높은 담속에 이 정원을 가두어 놓고 까맣게 잊어리는 듯 하다.. 그리고 이 난 이소설을 읽으며 소소한 일상이 사실은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일깨우고 있다..

 

삶이란 어쩌면 이별과 상실이라는 피할 수 없는 결말 때문에 더 풍요로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행복은 내 마음속에 이 "아름다운 정원"의 커다란 철문을 언제고 활짝 열어놓을 용기가 있을 때 주어지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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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영웅전설 - 제8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박민규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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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지만 어쩐지 서글픈 풍자.. 미국이 만들어낸 영웅들의 너무 뻔해서 잊고만 있었던 진짜 모습들... 그리고 겉은 노랗지만 속은 하얗다고 스스로 믿고 있는 수많은 "바나나맨"들에 관한 소설이다.. 너무 뻔해서 잊을 일은 아닌데 어느사이에 잊고만 살아지는 것 같다.. 그래서 쉽지만 신랄한 이 소설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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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꽃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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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그렇게 멀지 않은 과거에 그렇게 혁명과 광기와 너무나 부조리해서 환각과도 같았을 현실이 있었나 보다..

 

1900년대 초 한일 합방전에 일자리를 찾아 멕시코로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전쟁과 혁명과 살육과 혼돈의 시대상이 옆에서 내 밷는 숨결처럼 생생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결국 역사를 만들어내는 것은 인간이지만 역사는 거대한 소용돌이로 개인을 지배한다.. 

 

지금 내가 딛고  있는 이곳은.. 여전히 저마다 다른 세상에서 다른 모습으로 다른 꿈을 꾸며 살아가고 있을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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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레이드 오늘의 일본문학 1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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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의 다소 잔인한 부분만 제외한다면 재미있게 읽혀지는 소설이다.

다섯명의 주인공이 차례로 등장하여 스스로의 나를 남에게 보여지는 나를 각기

다른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어쩌면 실재의 삶이란 가장 연극적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밀한 자아는 가슴깊이 묻어두고 서로 다른 타인에게 딱 필요한 만큼의 역할극을 수행에 내는 것이 원만한 인간관계의 본질일 지도..

 

스스로 알고 있는 나, 타인들에게 읽혀지는 여러 얼굴의 나, 결국 진정한 나의 본질이란 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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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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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대화로 시작해서 두 남자의 대화로 끊나는 짧은 소설..

헐리우드식 영화를 한편 본 느낌..

이 짧은 한권의 소설속에서 굳이 무언가 인간에 대한 심오한 작가의 통찰력을 읽어내려거나 깊이를 읽어내려 노력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그보단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플롯을 전개해 가는 방식이나 독특한 결말을 향해가는 줄거리에 몰입하는 것이 흥미로울듯.. 하지만 이미 한물 유행을 타고 지난 다중인격에 대한 헐리웃의 숱한 영화들 때문에 신선함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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