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정원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열두권의 소설을 읽었다.. 이렇게 미리 읽어낼 책들을 정해 놓고 다 읽고는 후기를 빠지지 않고 쓰고 하기는 처음인 것 같다..

 

책장을 덮자 마자 잠시 숨 돌릴 틈도 없이 다음 책의 첫장을 들추고 하다보니 처음엔 마치 짧은 순간에 이 대륙에서 저 대륙으로 과거에서 미래로 시간여행을 하는 것 처럼 혼란스럽기만 하더니 이젠 제법 적응이 되서 그런지 금방 소설속으로 빠져들고는 한다.. 자꾸 현실감각이 떨어지는게 문제이긴 해도..

 

이즈음에 드는 생각은 당연한 말이지만도 지문처럼 독특한 작가들의 저마다 다른 목소리에 대한 것이다.. 실은 활자화된 문체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책을 읽다 보면 마치 옆에서 조근조근 이야기를 들려주 듯 서로 다른 음색과 고저와 속도를 가진 작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래서 작가의 성별과 주인공의 성별은 서로 다른 목소리를 건네며 긴박한 순간에는 빠른 속도로 높은 톤의 목소리가, 평화롭게 애잔한 순간에는 저음의 긴숨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그리고 이 소설이 건네는 아름답지만 슬픈 유년의 목소리를 듣는다..

누구나 마음속에 이 "아름다운 정원"을 가지고 있겠지만 세상을 살아가며 차츰 스스로 높은 담속에 이 정원을 가두어 놓고 까맣게 잊어리는 듯 하다.. 그리고 이 난 이소설을 읽으며 소소한 일상이 사실은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일깨우고 있다..

 

삶이란 어쩌면 이별과 상실이라는 피할 수 없는 결말 때문에 더 풍요로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행복은 내 마음속에 이 "아름다운 정원"의 커다란 철문을 언제고 활짝 열어놓을 용기가 있을 때 주어지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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