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심란하다. 그렇게 느낄 때는 천천히 움직입니다. 의식적으로 천천히 천천히. 천천히 녹차를 내립니다. 천천히 걷습니다. 천천히 이야기합니다. 그것만으로 마음의 심란함이 조금씩 사라집니다.


누구에게나 마음이 심란할 때가 있습니다. 이유도 모른 채 그저 마음속이 수런대는 건 기분 좋은 일은 아닙니다. 그럴 때는 평상시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도 신경에 거슬립니다. 사소한 한마디에 상처를 입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자기 혼자만 바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 봐야 좋은 건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되도록 마음속 심란함을 없애려고 합니다.




마음과 몸은 이어져있습니다. 마음이 어수선할 때 몸의 움직임을 천천히 하면 그 리듬에 이끌려 마음도 느긋해집니다. 차를 내리는 일도 평상시보다 느긋하게 합니다. 청소를 할 때는 천천히 꼼꼼하게 합니다. 이제 막 설거지를 끝낸 그릇을 린넨 소재의 행주로 느릿느릿 닦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직장에 있다면 메일을 평상시보다 시간을 들여 정성껏 써보거나, 차근차근 서류를 정리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휴식을 취할 수 있다면 혼자서 조용히 차를 마시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한동안 그런 식으로 천천히 움직이다보면 마음이 가라앉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슴 언저리에 있던 어수선한 무언가가 아래로 쓰윽 내려가고 어느새 신경 쓰이지 않게 됩니다. 그럴 때는 안도하는 마음과 함께 저절로 깊은 호흡을 하게 됩니다. 사람의 몸속에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평상시와 뭔가 다른 것 같아.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아. 그렇게 느끼는 날에는 자신을 위해, 그리고 주변 사람을 위해 천천히 움직여봅니다. 온화하고 고요해지는 마음이 느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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