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의 인생 수업 - 세기의 지성이 건네는 24가지 지혜
성기철 지음 / 을유문화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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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지성이 건네는 24가지 지혜



💬 한줄평 대신 한 문단
이 책을 읽노라면 위대한 철학자와 편안한 마음으로 유쾌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당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나는 행복한 존재다." _______ <닫는 글>



작년에 동네책방 모임에서 러셀의 책을 처음 만났다. 『행복의 정복』을 읽었는데, 그가 관철하는 행복의 정의와, 이를 위해 우리가 가져야하는 태도에 관한 논리가 꽤나 마음에 들었다. 이후에 그의 책을 접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읽고 있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시도를 해보았다.


러셀의 인생수업은 러셀이 쓴 책이 아니다. 이 책은 러셀의 수많은 저서의 내용을 사랑, 지식, 자녀(부모), 불행, 행복, 총 5가지 주제에 나눠 담고, 저자의 해석을 덧붙였다.


저자의 표현처럼 러셀은 '친절한 철학자'다. 그가 사용하는 언어는 난해하지 않다. 어려운 논리나 딱딱한 철학 용어를 사용하기 보다는, 일상에서 접하는 사례나 표현을 가져가 쓰기 때문에 구체적이고 진솔하다. 이는 읽는 사람을 편하게 해주고, 더 탐구하도록 만든다. 이런 매력은 이 책이 러셀이 직접 쓰지 않았음에도 여전히 느껴진다.


이 책을 다 읽은 뒤 두 가지 조언이 마음에 남았다.

1. 쾌락으로 역사를 읽어라 : 역사 공부
2. 자신을 향한 지나친 몰입이 불행의 원인이 된다. : 세상으로 나아가기

특히 러셀이 제안한 역사를 재밌게 읽는 방법은 '역사적 인물의 전기나 회고록 섭렵하기'인데, 모임 하나 더 차려야 하나...라는 고민이 든다.


#러셀의인생수업 #성기철 #을유문화사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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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다, 마음을 듣다 - 정원을 가꾸며 내면에 귀 기울이는 시간
김현호 지음 / 샘터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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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가꾸며 내면에 귀 기울이는 시간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저자가 은퇴 후 양평에서 찾은 제2의 삶, 정원을 가꾸고 상담 공부를 하며 얻은 성찰과 깨달음의 기록이다.


'자연', 그 일부를 빌려와 가꾸고 키워낸 일상을 썼기에 글의 속도가 자연을 닮았다. 느리다. 고저가 크게 없다. 그런데, 여기에 '지루하다'는 표현보다 '피곤하지 않다'가 더 어울린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에는 이런 능력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들여다 보게 하는 힘. 이 힘은 정원을 잘 가꾸기 위해 일상과 주변을 돌보는 일을, 나의 내면을 살피는 일로 확장시킨다.


내겐 양평의 전원주택도, 넓은 정원도 없어 식물을 직접 가꾸는 일은 할 수 없지만, 아파트 단지의 화단과 산책길에서 꽃과 나무를 보며 사유하는 것으로 대신해야 겠다. 나를 기르는 마음으로 걸으러 나가야지.



#꽃을보다마음을듣다 #김현호 #샘터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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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인큐베이터
김미루 지음 / 시공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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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인큐베이터 | 김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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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운 일을 만드는 커리어 창조의 기술


혹시 출근길이나 퇴근길에서 일 때문에 울어본 적 있나. 발밑의 커다란 구멍 속으로 내 안의 무언가가 줄줄 새고 있는 느낌, 일종의 공허함 때문에. 저자는 37살 때 메타 통근버스에서 울었다고 한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정말 완전히 다른 관점과 방식으로 이 공허함에서 절실하게 영원히 벗어나 보고 싶다고'.


📖 18p
커리어라는 전차를 통해 우리가 지금까지 달린 길도 있지만, 남아 있는 인생 동안 앞으로 달리고 싶은 길도 있다. 그 길이 지금까지 온 궤적과는 전혀 다른 방향일 수도 있고, 앞으로는 새로운 전차로 갈아타고 싶을 때, 우리는 예전과는 새로운 플레이북이 필요하다.


산부인과에서 미숙아를 돌보기 위해 사용되는 '인큐베이터'. 저자는 커리어에 이것을 적용시키는 제안을 한다. 커리어 인큐베이터는 '지금'하고 있는 '일'을 위한 것이 아니다. 내가 새롭게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기 위해 필요하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이 일은 내게 의미 있는가?"

✅️ How to
1. 인류학자적 관점
-> 인류학자처럼 나 자신을 관찰하기
-> 자기 서사를 내려놓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
2. 디자이너적 관점
-> 제한 없이 아이디어를 발상하고 발산하기
3. 과학자적 관점
-> 아이디어를 골라 결과물을 만들어 시도하기
-> 결과물이 틀리면 문제를 다시 정의하고 계속 시도하기


커리어 인큐베이터를 위해서는 인류학자적, 디자이너적, 과학자적 관점이 필요하다. 객관적으로 나를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시선, 제한없이 생각할 수 있는 자유로움, 떠오른 아이디어들을 현실화하는 행동. 이 과정을 통해 내가 찾는 '일'이 선명해진다.


결국, 내가 원하는 걸 '제대로'아는 일은 나를 불안하지 않게 만든다. 이것은 나를 더 유연하게 만들고, 내 안의 가능성을 더 열어준다.



#커리어인큐베이터 #김미루 #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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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 제5판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강정인.김경희 옮김 / 까치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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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제 사회생활 컨설팅 좀 맡기고 싶네요



리더십을 다룬 고전으로 항상 언급되는 두 책이 있다. 동양의 『손자병법』, 서양의 『군주론』. 이미 많은 지도자들의 지침서였고,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가치가 증명된 책이지만, 리더쉽, 처세술, 권력, 이런 단어들은 왠지 나에게 어울리지 않다 생각하며 읽지 않았다. 서평을 통해서 결국 만나게 되었는데... 좋은 책을 만났을 때마다 하는 같은 후회를 했다, 좀 빨리 읽을걸.


📖 헌정사
제가 가진 것 중에서는 최근 일어난 사건들에 대한 지속적인 경험과 고대사에 대한 꾸준한 공부를 통해서 배운 위대한 인물들의 행위에 대한 지식만큼 소중하고 가치가 있는 것은 없다는 점을 꺠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그러한 것들을 오랫동안 성심껏 성찰한 결과를 한 권의 작은 책자로 만들어 전하꼐 바치려고 합니다.


『군주론』은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로렌초 데 메디치 전하께 올리는 글'이라는 헌정사로 시작한다. 군주의 총애를 얻기 위해 가장 값진 것들을 바치는 사람들. 마키아벨리 역시 군주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내드렸는데, 바로 '지식'이었다. 오랜 시간의 관찰과 공부를 통해 얻은 통찰을 담아 군주를 위한 책을 바쳤다.


몇 백 년 전 군주에게 바쳐졌던 글이지만, 지루하거나 따분한 옛날 말 같지 않았다. 재밌게 술술 읽힌다. 이 책이 '인간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 아닐까. 실제 인물의 사례를 들며, 조목조목 따지는 말들을 읽다보면, 결국 나의 사회생활을 되돌아보게 된다. 메디치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ㅋㅋㅋㅋ👀


물론, 이 책 내용을 전부 공감할 수 없다. 여기 적힌 대로 했을 때 사회로부터 격리조치 당할 거 같은 주장들도 있다. 그런 건 게임 튜토리얼 넘기듯이 후루룩 넘기면 된다.


모두가 사회에서 리더의 자리에 있지 않다. 하지만, 직책에 상관없이 누구나 읽었으면 한다. 우리는 각자의 인생을 이끄는 주인이며, 그 삶에서 매일매일이 타인과의 관계로 가득차 있다. 그러니, 인간을 이해하고 어떻게 맞닥드려야 하는지에 대해 쓴 책은 누구에게나 필요하지 않을까?



#군주론 #니콜로마키아벨리 #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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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월일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북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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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 노인과 바다 옆자리, 5년 뒤 나를 위해 남긴다.



84일 동안 물고기를 잡지 못 해 바다로 간 어느 노인의 이야기가 있다. 큰 물고기를 잡았지만 결국, 청새치 떼를 만나 모두 뜯겨버린 채, 살아 돌아왔다는. 그리고 여기 또다른 노인의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싶다. 바다 대신 태양, 물고기 대신 옥수수, 청새치 대신 쥐뗴와 늑대들. 이 중국 노인은 죽었을까, 살았을까.


📖 <한국어판 서문>
인류의 종말이 다가와 이 세상에 사람 하나와 씨앗 한 알만 남게 된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 바로 그 순간, 나는 황혼의 햇빛 속에서 옥수수밭 끝이 해를 향해 환하게 밝아지는 광경을 목겼했다.


위 서문에서 저자가 말한 것처럼 이 소설은 하나의 씨앗과 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계속되는 가뭄에 모두 마을을 떠나지만, 셴 할아버지만큼은 떠나지 않는다. 왜? 할아버지의 종자에서만 싹이 텄기 때문이다. 일흔이 넘은 나이의 그는, 이 가뭄으로부터 옥수수를 무사히 키워내려 하루하루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그의 곁을 장님 개가 지킨다.


200페이지가 채 안되는 소설이지만 읽기가 참 힘들었다. 하루하루가 고난의 연속이랄까, 아니 '고난'이라거나 '역경', 그 이상을 체감하게 했다.


옮긴이의 말에서 역자는 '죽음을 이기는 방법으로서의 죽음의 수용'이라 소설을 말했지만, 나에게는 이 모든 일들이 생명과의 사투처럼 보인다. 죽음이 아니라 살아있음. 살기 위해, 살리기 위해 계속해서 살아낸 수밖에 없는 상황. 그렇다면 이 소설이 나에게 남긴 것은 무엇일까. 인간의 위대함? 극단적인 미학? 운명에 맞서는 인간?


📖 128p
"살아만 있을 수 있었으면 그걸로 된 거야."

📖 159p
"나는 끝까지 다 버텨냈어.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고."


이야기가 끝나자,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다. 삶의 완성.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 헤매지만, 어쩌면 생의 의미는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닐까. 그것으로 이미 충분히 채워진 것이니 그저 살아가보라고 말이다.


이 글을 시작할 때 노인과 바다를 언급했는데... 부끄러운 고백을 하자면 노인과 바다는 내게 오랫동안 감흥을 주지 못 하고 있다. 그리고 이책 또한 비슷한 감상을 남겼다. (위에서 말한 생각 외에는 크게 없었다... 몇몇 분들은 우셨다고도 했는데...ㅠ)
어떤 책들은 시간의 독해력이 완성시켜준다고 느끼는데, 이런 책들 아닐까. 언젠가는 책을 덮으며 경외감이 파도처럼 밀려오길 기대하며 노인과 바다 옆에 두는 걸로 이 책을 마무리해 본다.


아!!! 이 책은 절대 한 번에 읽지 마시길.



#연월일 #옌렌커 #북다 #일파만파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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