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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8세에 죽을 예정입니다만
샬럿 버터필드 지음, 공민희 옮김 / 라곰 / 2025년 5월
평점 :
🗓 완독 : 2025.05.13.
✊️ 독서 계기 : 서평단
* 해당 도서는 출판사에서 지원해 주셨습니다.
🔖 넬은 해가 뜰 때 무슨 일이 닥칠지, 자신이 얼마나 많은 새벽을 보게 될지 장담할 수 없음을 알았다. 하지만 자신의 새집에 앉아서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누가 그런 걸 세고 있담? ___마지막 문장
#예언
이 책은 주인공 넬이 중고거래로 자신의 침대 🛏를 파는 상황으로 시작한다. 자신의 재산과 물건들을 모조리 처분하던 중인 그녀. 심지어 침대를 보러 온 낯선 남자 톰과는 화끈하게 섹스까지 한다. 넬이 이렇게 행동한 데는 이유가 있었는데, 그녀에게 남은 날이 며칠뿐이었기 떄문이다.
19살, 친구들과의 여행에서 한 점술가로부터 각자 본인의 죽을 날을 듣게 된다. 헛소리라면서 넘기려 했지만, 한 달 뒤 죽을 거라는 예언을 들은 소피가 사고로 죽으면서 넬의 인생은 바뀐다. 2024년 12월 16일. 모든 것을 정리하고 5성급 호텔에서 화려하게 즐긴 뒤 명품 드레스를 입은 채 맞이하는 생의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책임 #수습의 연속
아쉽게도? 그녀는 12월 16일에 죽지 않고 멀쩡히 살아난다. 아니 살아있다. ㅋㅋㅋ 그리고 다른 삶을 시작된다. 자신이 저지른 일들을 하나씩 수습한다.🏃♀️🏃♀️🏃♀️ 이제껏 자신이 38살에 죽을 거라고 생각해왔기에 넬은 책임지지 않는 삶을 선택했다. 물건도, 친구도, 사랑도, 감정까지도.
"내가 언제 죽는지를 안다는 건 만사에 유효기간을 붙이는 거나 다름없었어요. 그래서 난 감정을 아주 신중하게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누군가가 나와 가까워진다는 느낌이 들면 바로 짐을 쌌죠." ___351p
마지막이 두려워 사람들을 멀리하려 했지만, 오히려 이런 태도로 주변 사람들이 상처받았다는 걸 알게 되면서, 자신의 과거 행동들을 돌아보며 사과하고, 수습하고, 관계 맺기를 다시 시작한다.
#삶의유통기한
넬과 반대의 삶이 전남자친구 그렉이다. 넬은 38살, 그렉은 120살에 죽을 것이라는 예언을 듣는다. 삶의 유통기한을 받은 것이다. 이후 둘의 선택은 달랐다. 넬은 하루하루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주저없이 채워넣었고, 그렉은 미래를 위해 채워 넣었다.
넬에게 인생은 너무 짧아서 머뭇거리면 진심을 말할 시간도, 행복을 누릴 시간도, 멋진 경험을 할 시간도 없었다. 하지만 그렉에게는 인생이 짧지 않았으니 달랐을 것이다. 지금 당장 정할 필요가 없으니까 (...) 나중에 여행을 가도 되니까 지금은 은행에 돈을 차곡차곡 쌓으면 미래를 준비한 것이다. ___80p
그결과, 넬은 준비되지 않은 어른이 되었고, 그렉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잃어버린 어른이 되었다. 이 둘을 보면서 내가 매일 해메는 마음이 생각났다. '100세 시대이니 잘 모아둬야지, 언제 죽을지 모르잖아?'와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더 많이 해야하지 않아?' 사이를 무한히 오가는 마음. 이 사이의 밸런스를 잡는 게 왜 이리 어려울까... 🧘♀️🧘♀️🧘♀️
#그럼에도살아가는것
🔖 "그러니까 죽기 전까지는 닥치는 대로 사는 수밖에 없군요." ___231p
삶을 다른 말로 풀이햐보면 죽어가고 있다는 것. 그렇다면 우리는 이 과정에서 어떤 것을 채워가야 할까. 이 소설은 그 과정에서 죽음, 즉 마지막이 두려워 이것에 매몰되어 놓치고 있는 것들을 고민해보라 말해주는 소설같다.
충만한 이생이란 사실 그리 거창하고 비쌀 필요가 없다. 지금 이 순간 이곳에서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로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란 자신의 죽음을 보는 것과도 같아서 봄맞이 대청소를 하듯 꺠끗하게 정리하고 싶은 유혹을 불러 온다. 하지만 필요한 건 그저 가볍게 먼지를 터는 것이다. ___375p(작가의 말)
작가가 말한 것처럼 '우리중 누구도 언제 우리의 '때'가 올지 모른다'. 그저 오늘을 살아낸 나를 칭찬해주고 좋아하는 걸 해줄수밖에. 그래, 이거면 됐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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