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식자의 다섯 번째 손가락
요셉 지음 / 신영미디어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 그가 내민 붉은 홍차를 머금은 그 순간부터,
    그녀는 최면에 걸린 듯 그에게 길들여지기 시작했다.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그를 잡을 수 없을 것 같아
    밤늦은 시간임에도 은호의 초대에 응하는 승주.
    두근거리는 마음을 애써 누르며
    결국 그의 영역에 발을 들이고 만 그녀는
    그가 내온 차를 음미하던 중에
    포획된 초식 동물처럼 그 자리에 쓰러져 버린다.

    “이은호. 그날 밤, 도대체 내게 무슨 짓을 한 거지?”
    “아닙니다. 피해자는 바로 접니다. 증거도 있습니다.”

    그날 밤의 진실을 기억하는 건 오직 그뿐.
    하지만 그녀는 진실보다 그의 진심을 묻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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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동안 나름 꼬박 집중하고 읽은 책 -

많은 심리학 용어들이 주인공들의 행동에 억지로 끼어 맞춰져 있는 듯한 느낌을 버릴 수가 없다.

심리학이 접목된 로맨스 소설을 만들고 싶어한 요셉 작가님의 시도는 굉장히 멋졌지만,

독자들에게는 결코 친절하지 못한 스토리 구성이었다.

 

이은호가 이중인격적인 행동으로 수년동안 차승주를 포획하고 길들여왔다는 것은 알겠다.

그리고 길들여진 승주가 사실은 이은호를 오히려 자신의 남자로 사로잡아 헤어지면 죽을 것 같은 중요한 존재감을 심어줬다는 것도 알겠다.

 

그러나, 은호 아버지의 정신 심리적 상황이 뭐 어쨌다는 것인지,

그래서 은호가 정신분석학적으로 어떤 상태인 것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내가 바보가 아닌데,

 

작가님의 많은 머리속의 지식을,

독자에게는 일일이 다 풀어내지 못하신,

그래서 그것이 아직 미흡한 필력 탓이겠지 -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

 

책을 덮고 나서 마음이 조금 찜찜했던 책.

 

그렇다고 재미없었다는 건 아냐 - 그저, 내 기분이 명쾌하지 못했다는 것 뿐이지.

커다란 테두리 속의 스토리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지도,

나름 괜찮은 주인공들이 나왔지만,

작가님의 지식을 너무 꽉꽉 눌려 담겨있어서

많이 부족한 독자인 나로서는 버거웠다는 것 뿐이지.

 

그리고, 자꾸 아픈 승주에게서,

왜 나는 요셉 작가님의 아픈 몸이, 약해진 신체 상태가 느껴지는 것이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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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쓰고 잘 노는 남자 한량
현고운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쌍꺼풀과 보조개, 눈웃음을 겸비하고 싫어하거나 미워할 수 없는 무언가를 가진 남자,

한마디로 한량인 남자와

한량이라면 질색인 현명한 그녀,

곰의 탈을 쓴 여우같은 여자와 바람둥이같은 한량인 남자가 벌이는 로맨스 대작전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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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털한 사진 작가 이 민주, 딱히 예쁜 구석은 없지만 안경을 벗으면 쌍꺼풀 없는 큰 눈이 매력적인 대학원생으로,

유명한 사진 작가였던 아버지의 그늘에서 스스로의 이름을 드러내고자 고군분투하는, 그저 그런 26살의 평범녀

 

건축설계사 김 하경, 보조개에 쌍거풀진 눈에 미소가 환상적이고 가만히 있어도 여자가 마구 달라붙는 천상 한량으로,

(절대 바람둥이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부모님의 재력이나, 형이 이끄는 기업에 얽매이지 않고 건축 현장에서의 일에 만족하며 사는 29살의 남자.

 

하경이 민주네 집 재건축 공사를 맡은 후,

그에게서 '진짜 사랑을 할 줄 아는 눈'을 발견한 민주 어머니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둘은 소개팅이란 것을 하게 되고,

자신에게 하트 뿅뿅의 눈빛을 보내지 않는,

자신이 한량임을 첫 눈에 알아차린 민주에게서 묘한 매력을 느낀다.

그리고 그에겐 그저 그런 예쁜 여자가 아닌, 민주처럼 톡톡 튀는 창의적인 매력이 있는 여자가 '지금 당장'은 필요했으니...

그렇게 시작된 인연은, 서로의 매력에 불가항력적으로 빠져드는 두 주인공들의 감정과 그 외의 갈등으로 인해 점차 복잡해진다.

 

 

 

*** alicia says,

 

유명한 작가님이고 다작을 하신 만큼,

나는 이번이 첫 책이었다.

큰 감동은 없었지만,


기승전결 - 발단 전개 갈등 결말의 구조가 잘 짜여진 소설로서

로맨스 초기 시절에 나온 소설이므로,

충분히 낭만적인 소재(못생긴, 아니 덜 생긴 여자와 지나치게 잘생긴 매너남)와

충분히 열폭할만한 여조(예쁘지만 두 형제를 다 갖고싶어하는 미친 공주병 환자)의 황당한 상황설정이 나오는

 

사랑을 깨닫기 전에 베~ 베 꼬이는 갈등 구조와

화해 후 올인하는 절륜남 주인공 남주까지 -

그렇지만 끝까지 최고의 미녀로 탈바꿈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설정 없이 현실적인 마무리.

무엇보다 민주의 입담이 참으로 발랄하고 유쾌했다.

그리고, 그녀의 속마음을 예리하게 읽어내 적시적소에 답하는 하경이 매장마다 소개하는 '한량 어록'도 읽는 재미가 있었다는.

 

그러한 이유로,

큰 감동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슴을 살짝 울렁거리기도 하고 또 보고 싶기도 하고 그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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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의 유희 1
가선 지음 / 영언문화사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솔직히, 너무 재밌어서, 좀 더 읽고 싶은 마음에, 책을 덮기가 아쉬운 마음으로

에필이 더 길었으면,

페이지수가 좀 더 많았으면,

마구 마구 아쉬운 이기적인 독자의 마음으로, 별점을 .5는 깍아버리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 이거야 원 너무 재밌잖아요 !!!!!!!!!!!!!!!!!!

가선님, 정말.. 정말.. 훌륭하세요. !!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에 있어서,

독자로 하여금 절대적으로 긴장을 놓치지 못하게 하시는,

그리고 기대하고 생각하고 예측한 것과 다르게 펼쳐지는 반전들은

무릎을 탁 - 치고, 머리 한쪽을 착 - 때리게 만들만큼

독자인 나를 놀라게 하고, 그래서 더욱 반하게 만들었습니다.

(솔직히, 한이혁과 강세경의 관계는 저, 살짝 눈치를 챘 ;;; )

 

*** 

 

 

한이혁과 강은소,

각자의 위치에서 과거에 얽매여 현재를 부정하고, 미래를 '그저 살아가려' 하는 둘의 모습이

특히,

이혁의 절규와 외침, 오물을 뒤집어 쓴 듯하다는 그때의 절망들에 몇번이나 눈물이 났습니다.

그래,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괴로웠을까.

 

그에게 강은소는 정말 버려야할 원죄이고, 외면해야할 원수였을 뿐인데,

그래도 안된다고, 노력해도 안된다고, 그냥 부정한 채

'그냥 그렇게 살아보려고' 발버둥 쳐보려고 했지만,

벗어날 수 없는, 외면할 수 없는, 버리지 못하는 자신의 반쪽이었던 것입니다.

 

전략적으로 대응했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것을 알고 대처했다고 생각하고

철저히 준비했다고 믿고, 마음따윈 없다고 생각한 민이혁을

부처님 손바닥 내려보듯

그의 행동반경을 다 알고, 미리 파악하고 그리고, 미워해야함에도 사랑하게된 강은소.

 

민이혁은 단 한번도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 아니 못합니다.

그런 말을 하도록 배우지 못했거든요.

아무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안아주는 손길에서, 포옹한 숨결에서, 빠르게 뛰는 심장의 박동에서

강은소가 없으면 안된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강은소라는 여자의 매력이 너무나 뛰어나서,

아, 정말 마음에 드는 여자구나 - 감탄했어요.

가장 많이 가졌던 순간에도 한꺼번에 모든 것을 내 줄 줄 알고,

약한 척 방심하게 만든 바로 순간에 사실은 가장 강한 자리에서 내려다 보고 있는 그녀.

우아하고 지적인 외모에서 풍기는 뇌쇄적인 섹시함까지.

 

가장 강한 남자 옆에 선, 가장 강한 여자가 나오는 책- 각의 유희를 강력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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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남녀 - NaVie 009
이유진 지음 / 신영미디어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사랑은…… 어떤 맛일까?

조용하다 못해 진저리가 나도록 지루한 진영의 일상에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인연으로도 모자라 이웃사촌에 직장동료이기까지 한 우진과

최고의 바람둥이인 멋쟁이 팀장 동준.

과연 진영에게 진정한 사랑의 참맛을 알게 해 줄 남자는 누구일까?

 

 

alicia said,

 

이 책은, 요리사인 여주가 나와서 현란한 요리에 대한 에피소드와 함께 달콤쌉살한 연애 이야기를 하고 있............

 

 

 

지 않습니다.

 

아주 평범한 홍보광고대행사에 다니는,

평사원 진영이랑

그보다도 입사가 늦는 신입사원 우진이는

고등학교 동창이고, 바로 옆집 - 딱 10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은 가까이에 사는 동네 주민입니다.

 

추레한 평상복을 입고 마트에 가서도 마주치고,

씬나게 청소하고 있는 거실 유리창 너머로도 손을 흔들며 반가워하는 우진이가 솔직히 너무 귀찮은 진영입니다만,

우진이가 강아지같은 표정으로,

친구들 오는데 잡채만 - 잡채만 해주면 안될까? 하고 애걸하면,

밤새 철야를 하고 돌아온 피곤함에도 잡채를 해주고 있고,

자주마시면 식상해져버린다며 주말 일요일 아침에 딱 한봉만 마시는 맥심모카골드를,

우진이가 나도 마시고 싶다고 자기도 달라고 애걸하면

딱 5개 남아있는 것 중 하나를 싫은듯 내어주기도 하는 진영입니다.

 

진영이는

마음을 주는 것이 귀찮고

상처받을까봐 겁나고

인간관계를 관리하기도 쉽지 않아서

사람을 사귀는 것도 싫어합니다.

그래서, 혼자 좋아하고, 혼자 마음 접고, 또 다른 사람을 혼자 좋아해봅니다.

그리고, '오래 살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잘생기고 멋있고 돈많은 팀장이 좋다하는데도

맨날 자기만 보면 밥달라고 애걸하는 우진이만 걱정되고 우진이만 생각합니다.

 

우진이는

사랑하는 아빠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혼자 남은 엄마의 망연자실함을 지켜보면서,

쿨하게 연애하고 깔끔하게 살면서

자식도 안남기고, 아끼는 물건도 만들지 말고

자신의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이 세상을 떠나는 게 꿈입니다.

그렇게, '깔끔하게 살다 죽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예쁘고 세련된 회사의 사수가 도시적으로 쿨하게 연애하자고 하는데,

자꾸 가슴에 차지한 진영이가 가스불은 잘 껐는지만 염려됩니다.

 

전, 이유진씨 책 3권을 읽으면서

이분의 유머코드가 저랑 참 잘 맞는구나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이유진씨가 '엉덩이'에 집착하는구나 - 아니면 '엉덩이'에 많이 집착하는 애인이 있으시구나 싶었더랬습니다.

원페어에서도 엉덩이, 음식남녀에서도 엉덩이-

 

이유진씨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여기선 오히려 뛰어난 외모와 스펙을 가진 조연들이 참으로 별 섬광을 반짝이지 못하십니다.

대한민국 99%의 평범한 남자와 여자가 20대 첫 직장의 고군분투기를 베이스로 하여

감정에 솔직하지 못해 오해하고 다투고 속상해하고 그리고 화해하는 모습들이

평범하지만 공감을 많이 갖게 만드는 에피소드들과 함께 제시됩니다.

 

20대 중반. 딱 나와 같던 모습들.

 

그래서 이유진 님의 책이 좋은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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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비, 메이비 낫
김언희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3개 반보다는 많고, 4개보다는 조금 아쉬운 그런 그렇지만 참 좋은 책.

(에필이 조금 아쉽고, 분량이 더 많았으면 하는 마음..

재희가 준우를 너무 쉽게 "re-hi ~~" 해서 미운.. - 이건 순전히 내 욕심이겠지..; )

중고책으로 읽다가, 이런건 소장용으로 가지고 있어야겠다 싶어서 새책으로 구매했다.

(중고책은 - 대여용으로 널리 복음을 전해야지)

 

나에게 김언희 작가님은 그저 나의 완소 조강은 작가님의 친한 친구분-, 엄친아스러운 스펙을 가지신 작가님으로만 인식되었었는데,

이번에 <메이비, 메이비 낫>을 통해 작가님이 참 좋아졌다.

 

한재희는 일본에서 자라다가 미국에서 성장하고 한국에 들어와 뱅커로써 승승장구 중인 능력있는 여자이다.

서른 즈음에 결혼을 약속한 남자에게 한눈 판 여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된 그녀는,

어린 여섯살, 엄마를 두고 바람을 핀 아버지,, 그를 가차없이 버리고 미국으로 재희와 함께 가버린 엄마로 인해

미련없이 약혼자 현석을 버리기로 한다.

그녀는, 꼭 완성된 가족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미국에서 자란 교포인 서준우는, 아이뱅커 사장이면서 한재희의 8년차 상사이자,

한재희가 한없이 믿고 존경하고 따르고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오빠같은, 아빠같은, 선배같은, 신같은 존재이다.

그에게 결혼이란 두번 다시 없다.

미칠듯이 타오르던 정열적인 첫번째 결혼이 너무나 처참하게 깨져버렸기에..

 

............. 뭐라고 이야기해야할까,

이 책은, 두 주인공에 얽힌 단순하지 않은 배경들로 인해

결혼은 안돼 - 라고 말하는 서준우가 어쩌면 이해가 불가능 할 수도 있고,

그렇게나 능력있는 한재희가 서준우에게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 답답할 수도 있다.

 

단순히, 서준우가 이혼남이라서가 아니고,

쿨하게 둘은 교포니까 라는 것도 아니고

한재희가 불안한 가정사로 인해 삐뚫어진 집착을 자신감 없음으로 덮어버렸다는 것도 아니고,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복잡한 감정들이

나는 이상하게 이해가 되었다.

 

어쩌면 재희와 준우는 전혀 한국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뿌리깊은 가족중심사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고,

재희는,

너무 존경하는 남자를, 진짜 남자로 사랑하게 되었을 때 느끼는 소심함과 조심스러움,

스스로 치부해버리는 자신이라는 존재의 보잘것없음으로 인해 재희는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고,

준우는,

과거의 상처와 아픔으로 인해, 달팽이 껍질 속에 숨어버린 겁쟁이처럼

상대에 대한 사랑을, 욕심을 교묘하게 포장하여 그냥 올가미로 사용하고 싶어서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고,

 

 

이 책의 명대사는 참 짧다.

 

"재희야."

"재희."

 

서양문화에서는 상대에게 우리처럼 조사같은거 안붙이고 그냥 이름만 부르는 식으로,

준우는 그렇게 재희를 "재희!"라고 부르고 "재희"라고 핸드폰에 저장한다. 

준우가 부르는 "재희!" 라는 이름 그냥 딱 그것이,

어찌나 사랑스러운 호칭으로 느껴지던지...

 

내가 CIS에서 브라운이 전화를 받을 때,

"브라운" 이라고 말하는 딱 그부분을 들을 때마다 녹아드는 것처럼,

난 그렇게 깔끔하게 이름을 부르는 것이 참,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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