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에 선물받았던 이 책을 최근에야 읽었다.
기대 이상의 놀라운 조상들의 기록들을
우리는 제대로 보존하고 해석해내지 못해 오다가
최근에야 비로소 그 신비를 벗겨내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안타까움이 뒤섞였다.
서울대 천문학과 교수인 박성범 교수가 자신의 연구를 정리한 책인데,
전문적인 연구 내용을 쉽게 풀어 정리한 것도 좋았고,
사이사이에 천문학과 우주의 신비에 대한 열정이 보여서 즐거웠다.
가장 놀라운 것은 삼국사기의 일식 관측지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추적한 그림이다.
고구려는 한반도 북쪽 및 만주 지역, 백제는 산둥반도 근처로 나타났고, 여기까지는 우리 상식과 비슷하다 .
서기 201년 이전의 신라는 놀랍게도 중국의 양자강 유역으로 나타났다.
같은 유역을 주장하는 재야 사학자의 주장을 이전에도 접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우리 조상이 굳이 중국 대륙 출신이어서 새삼스래 무엇이 다를 것이냐 하는 생각과, 이런 주장의 과학적 타당성에 신뢰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식의 위치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계산 결과가 비슷하게 나오니, 학계에서는 그 해석을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 저자는 과학자 답게 그 과학적 분석 결과만을 내놓을 뿐이지, 해석은 사학자들의 몫으로 남겨 두었다.
우리 나라의 일식 기록의 정확성이 중국이나 일본보다도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
우리의 기록이 중국의 기록을 베낀 것이라는 가설을 반박하는 내용 등도 함께 있다.
벌써부터 뒤따르는 연구 결과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