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제목과 달리 아이들에 관한 책이 아니라 의약품의 접근권에 관한 책이다. 

출간 전에  '생명이냐? 이윤이냐?' 쯤 되는 제목을 달려고 한다는 말과 함께 서평을 짧게 달아달라는 글이 있어서 그 글에 이미 비슷한 제목인 '이윤보다 생명이다'라는 책이 출간되어 있다는 댓글을 달았다가 그만 서평을 써줄 것을 '찍히고' 말았다.

'이윤보다 생명이다'라는 책은 국내 필진이 대중적으로 의료 및 의약품의 접근권에 대한 문제점을 부각, 어필하기 위해 출판된 책이다. 문제제기라는 점에서 의의를 갖지만, 좀 치밀하지 못한 것, 대안의 부족, 국민 전체를 아우르지 못하고 '노동자'와 '자본가'를 가르는 경향이 있어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편 '아이들이 너무 빨리 죽어요' 라는 책은 'Morts sans ordonnance(처방 없는 죽음?)'을 번역한 책이다. (이것도 제목이 잘못달린 리스트에 넣어야겠다.)

다국적 제약회사의 약가 산정 및 특허권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고, 그 과정에서 높은 약가 때문에 약을 구하지 못해 죽어가는 개도국 국민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회사가 영리를 추구하는 것과 특허권을 지키고자 하는 것은 비난할 것이 아니다. 하지만 현재처럼 절대적인, 일방적인 파워를 그대로 인정해야 하는지, 이들이 제시하는 약가가 과연 합리적인 선인지에 대한 비판은 필요하다. 그리고 합리적인 약가마저 부담하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대책 또한 필요하다.

이 책은 양측의 '전투' -- 이 책을 읽으며 이 단어가 떠올랐다. 치열한 전투. -- 를 상세히 보여준다.

이 책에 우리 나라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절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나라도 작년인가? 글리벡이라는 백혈병 치료제의 약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제약회사와 다국적 기업들의 압력으로 복지부 장관까지 바뀌는 치욕을 겪었으니까.  우리 나라에도 백혈병에 걸리면 죽기 전까지는 글리벡을 사먹기 위해 매달 몇백만원씩의 약값을 부담해야 하는 환자들이 실재로 있으니까. 

글리벡의 보험약가는 한알에 23,045원이다. 환자들은 매일 네알에서 여섯 알(대략 매일 9-14만원)을 먹어야 한다. 아무리 건강보험이 약가의 반을 부담해준다 하더라도(이것도 보험이 안되거나 30%이던 것이 백혈병 환자들의 2년에 걸친 싸움으로 40%로 늘었다.)  매일 5만원에서 8만원 드는 이 약을 우리인들 얼마나 먹을 수 있을 것인가? 

더 기막힌 것은 이 약의 원가는 1달라도 안된다는 것이고, 노바티스는 이미 이 약 발매 1년만에 이 약의 개발비를 다 벌었다는 것이다. 그러고도 앞으로 14년간 더 특허권을 주장할 것이다. 그 사이에 백혈병 환자와 그 가족들은 약값으로 신음하고...

아고, 그만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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